진흙속의연꽃

정치판과 종교계에서 보는 집단투사(集團投射) 현상

담마다사 이병욱 2007. 6. 20. 09:42

 

정치판과 종교계에서 보는 집단투사(集團投射) 현상

 

 

 

정치의 계절이다.  언론에서 신문에서 정치와 정치인에 관한 기사가 주요한 이슈로 다루어 지고 있다. 언론이 앞다투어 보도 하니 정치에 무관심했던 사람들도 귀를 쫑긋이 하며 하나라도 더 보고 들으려고 한다. 그리고 자기가 좋아 하는 후보에게 환호하고 상대후보에게는 비난의 화살을 보낸다. 대선때만 되면 온나라가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사이다. 5년에 한번씩 열리는 대선은 어찌보면 큰 장날 같은 느낌이다. 시골에서 5일에 한번 장이 열리면 시끌벅적 하면서 사람 살맛 나듯이 대선도 사람의 관심을 끌기에 재미를 더해간다.

 

심리학적 용어 중에 투사(投射)’가 있다. 자신의 내면에 감추어져 있는 무의식적콤플렉스가 어떤 계기로 인하여 상대방에게 표출되는 것을 말한다. 마치  영화관의 스크린에 비추어진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사회적으로 존경 받고 고매한 인격을 가진 사람이 성구매행위에 대하여 평소와는 다르게 매스콤에서 격렬하게 비난하는 경우가 있다. 알고 보면 이 사람의 무의식 속에는 나도 성구매를 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 같은 것이 있는 것이다. 또 한가지 쉬운 예로 운전 중에 흔히 볼 수도 있다. 신호를 지키지 않는 사람을 보거나 끼어드는 차량을 볼 때 그 사람의 인격과 상관없이 욕설이 튀어 나온다. 사회적 체면과 위신 때문에 억압받고 억눌려 있던 또 하나의 우리 인격이 발현되는 것이다.

 

아마도 최고의 투사의 현장은 정치판이 아닐까 생각 된다. 정치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물고 물리는 싸움은 전형적인 투사의 장이다. 개인적인 투사 뿐만 아니라 편을 갈라서 집단투사가 이루어 지고 있는 곳이 또 정치의 세계이다. 크게는 보수와 진보로 갈리고 보수 중에서도 극우가 있고 중간 보수가 있다. 진보도 극좌가 있고 중간진보도 있다. 이런 극우에서 극좌까지 매우 다양한 성향이 모여서 이념대립을 하고 있는 곳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치열한 공방이 전개 된다.

 

모 재력 있는 후보에 대하여 의혹을 재기 하고 사람들이 이를 공격하는 것도 집단투사의 한 장면이다. 명예와 권력과 재산을 모두 가진 후보에게 비난하고 공격 하는 행위도 알고 보면 내면의 무의식 속에는 나도 저 사람 같이 많이 가져 보았으면 하는 심리가 깔려 있는 것이다. 또 모 여성 후보에 대하여 여성이 비난하는 경우도 자신도 저 여성 후보 처럼 되어 보았으면 하는 심리가 깔려 있음은 부인하지 못한다.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보수와 진보의 대결 또한 집단투사의 다름이 아니다. 보수를 공격 하는 것도 기득권을 가지지 못한 콤플렉스가 표출된 것이고 진보를 공격하는 것도 도덕적인 면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공격하는 것이다.

 

집단투사는 종교분야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자신의 종교가 최고이고 타종교는 사교라고 주장 하는 것도 집단콤플렉스의 발현이다. 작년 6월에 벌어진 모 종교의 기도회에서 상대방 종교의 지붕이 무너져라고 밤새도록 기도한 사건이 있었다. 이유는 상대방종교가 우상숭배를 하고 미신행위를 한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우상숭배를 하고 미신행위를 하는 종교는 사라져야 한다고 집단적으로 의견을 표출한 사건이다. 이련 현상도 알고 보면 자신들이 믿는 의 종교의 모순과 갈등의 또 다른 표현이라 볼 수 있다. 자신들이 믿는 종교의 보이지 않는 감추어진 문제인 미신과 우상숭배의 문제가 기도회라는 집단투사의 형태로 표출된 것이다. 미신과 우상숭배를 타파 한다고 집단으로 표출 하였지만 실제적으로는 우상숭배와  미신행위를 하고 있고 또 하고 싶은 무의식의 콤플렉스의 발현이라 보여진다.

 

투사로 인하여 자신의 내면에 숨겨져 있는 또 하나의 자신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잘 활용하면 인격적으로 더 성숙해 질 수 있다. 이것을 무의식의 자기화라고 한다. 내안에 이런면이 있었구나 하는 것을 자각 하고 그 무의식을 의식화 한다면 점점 자기에 더 가까워 질 것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정치판과 종교에서 볼 수 있는 집단투사야말로 가장 위험하고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정치와 종교에서의 집단투사는 그 파괴력도 크고 후유증도 매우 심각하다. 특히 종교가 정치에 참여 하는 행위는 너무나 위험하다. 설령 참여하여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한다 해도 대사회적인 공신력은 추락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집단투사의 장인 정치판에서 또 하나의 집단투사 세력인 종교를 활용하려는 전략은 당장은 이득이 될지 몰라도 궁극적으로는 서로 망하는 길로 갈 것이다. 정치나 종교나 청정함을 유지 하였을 때 가장 큰 경쟁력을 확보 하는 것이 아닐까.

 

2007-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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