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장마철에 보는 구름 아래의 세상과 구름 위의 광대무변한 우주

담마다사 이병욱 2007. 6. 23. 17:17

 

장마철에 보는 구름 아래의 세상과 구름 위의 광대무변한 우주

 


장마철이라고 하면 비만 계속 내리는 계절이라 생각 하기 쉽다. 하지만 날씨가 흐린 날도 있고 개인 날도 있어서 기후 변화가 다양한 계절을 장마철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햇볕이 쨍쨍 나다가도 언제 먹구름이 몰려와 한바탕 소나기를 퍼부어 대는 때가 또 장마철의 특징이다. 아열대 지방에서는 우기라 부르는데 장마철을 우기라 불러도 크게 틀리지 않는 말일 것이다.

 

사람의 마음도 계절과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가 보다. 날씨가 흐리고 스산하고 꾸물대는 날에는 덩달아 기분도 축 처지고 삶의 의욕도 가라 앉는다. 반면에 비가 개인후의 청명하고 화창한 날씨는 기분도 따라 즐거워 지고 삶의 의욕도 솟아 올라 온다. 그렇지만 날씨는 자연현상이기 때문에 변화 무쌍 한 것이 본질이다.  

 

흘러가는 구름을 보면 가지가지 모양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그 모양은 사라지고 또 다른 모양을 만들어 낸다. 예로부터 구름을 보고 인생이 덧없음을 노래해 왔다. 나와 내 주변이 변하지 않고 항상 그대로 있어 주기를 바라지만 구름의 극적인 변화를 보면서 인생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젊고 윤기 나는 피부는 어느새 쪼글쪼글해지고 볼품없이 변해 버린 모습을 보았을 때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하고 서글퍼 지기도 한다. 구름의 변화 같이 극적인 변화는 아니지만 사람도 조금씩 변화가 모이고 모여서 늙어지고 죽게 된다. 이세상에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지만 죽지 않고 영원히 산 사람은 단 한사람도 존재 하지 않았다. 변화와 생노병사는 인류의 영원한 화두이다. 이 화두에 대한 답을 내놓은신 분이 바로 석가모니 부처님이다. 그리고 불교의 가르침이다.   

 

 

장마철이지만 매일 비가 내리는 것은 아니다. 흐린 날도 있고 맑은 날도 있지만 비 내리는 날이 좀더 많은 계절을 말함이라. 매우 흐리고 찌뿌등 한 날에 비행기를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가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짐을 알 수 있다. 비행기 아래에는 구름이 잔뜩 끼여 있고 심난해 보이지만 비행기 바깥의 하늘을 쳐다보면 그야 말로 광대무변한 헤아릴 수 없는 어마어마한 짙푸른 창공이 펼쳐진다. 또 밤에 하늘을 보면 그 깜깜함이 마치 심해의 바닥을 알 수 없는 것과 같이 광막 하다. 변하지 않고 영원하게 존재 할 것 같은 우주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게 되어 있다. 이세상에 영원히 존재 하는 것은 단하나도 없는 것이다.  4성제와 8정도, 12연기와 같은 가르침이 바로 이와 같이 날씨에 구애 받지 않고 끝없이 펼쳐진 광대무변한 우주와 같은 가르침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잔뜩 찌뿌린 날에는 구름너머의 펼쳐진 장대한 우주을 생각하고 우주적인 스케일의 가르침에 한번 빠져 볼일이다. 

 

2007-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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