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지나가는 출가 수행자와 마주치면 합장하고 1배의 예는 올려야

담마다사 이병욱 2007. 8. 23. 09:26

 

지나가는 출가 수행자와 마주치면 합장하고 1배의 예는 올려야

 

 

집착과 욕망의 세계인 욕계와

집착과 욕망을 놓아 버린 무색계

 

 

 

 

봉원사 연꽃축제에 촬영된 홍련

 

 

어떤 사람이 귀신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하여 부처님에게 물었다면 틀림없이 다음과 같이 대답 하였을 것이다. ‘귀신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하였을 것이다. 즉 귀신이 있다고 굳게 믿는 사람에게는 귀신이 있을 것이고 귀신이 없다고 믿는 사람에게는 귀신이 없을 것이다라는 말일 것이다.

 

불교의 우주관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눈에 보이는 우주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도 묘사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우주관이 3계론이다. 즉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의 세가지 세계가 있다는 것이다. 욕계는 집착과 욕망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말하고 여기에서 욕망이 떨어져 나간 세계가 색계이다. 무색계에서는 물질이 떨어져 나간 정신적인 존재를 말한다. 그렇다면 불교에서는 귀신과 같이 물질이 없는 정신적인 존재인 귀신을 인정 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가장 수승한 무색계의 중생과 구별되는 저급한 존재일 것이다.

 

욕계는 욕망과 집착으로 가득찬 세계라고 하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세계가 욕계이다. 욕망은 크게 5가지를  말하는데 5욕락이라고 한다. 식욕, 성욕, 수면욕, 명예욕,재물욕이 바로 그 것이다. 이중에서 가장 강렬한 욕망이 성욕일 것이다. 너무나 강렬한 욕망이기 때문에 산스크리트어로 욕계(欲界) kama-dhatu라 하지 않는가. 여기서 kama는 성()을 나타내는 범어이다. 욕계를 다른말로 바꾼다면 아마 성계(性界)라고 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인류가 문명을 이루어 오늘에 까지 오게 된 동기도 아마 욕망과 집착에 대한 욕구가 강렬했기 때문이리라.

 

만일 욕망과 집착을 끊어 버리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바로 그 세계가 색계가 아닐까. 즉 정신적 즐거움과 육체적 즐거움인 쾌락을 끊어 버린다면 식욕과성욕 그리고 수면욕은 물론 부와 명예욕에 대한 집착도 끊어지게 될 것이다. 만일 출가 하게 된다면 이런 집착과 욕망을 놓아 버리기 때문에 자연히 오욕락도 끊어져 버린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사실 집착하고 갈망하여 얻어진 부와 명예 그리고 식욕, 성욕은 가지면 가질수록 더 많이 가지고 싶어 한다. 아무리 퍼 가도 만족할 줄 모른다. 오히려 가지면 가질수록 추구 하면 추구 할수록 채워지지 않기 때문에 고통스럽다. 즐거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출가한 스님들은 욕망과 집착을 놓아 버린 사람들이다. 그래서 욕계가 아닌 무색계에 사는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 산중의 토굴에서 사는 스님 들이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고 잘 지내는 것을 보면 일반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즐거움이 있다고 한다. 바로 선정삼매의 즐거움이라 한다. 그런 즐거움이야말로 부귀와 명예가 부럽지 않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사람들 생긴 모습만큼이나 다양한 식()을 가지고 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식에 따라 지옥에서부터 가장 수승한 무색계의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에 이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즉 사람에 따라 자기가 본 만큼 세상이 열린다는 뜻이다. 현실이 지옥 같이 고통스러운 사람에게는 지금 이 세계가 바로 지옥의 다름이 아니고 현실이 천상과 같이 편안한 사람에게는 지금 사는 세상이 바로 천국인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렸다. 일체유심조라고 하지 않던가. 결국 지금 처한 현실도 다 내가 만들어 놓은 상황에 불과 하다. 설령 그 현실이 지옥 같다고 할지라도 다 나의 의도가 작용했다고 보면 된다. 즉 원인에 대한 결과인 것이다. 부처님이 깨달은 법이 바로 연기법이라고 한다. 현재 내가 만들어 논 세상도 철저하게 연기법에 의해서 만들어진 세계이다.

 

무명이 대죄이다라는 말이 있다. 연기법의 시작점이 무명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모르기 때문에 무지 하기 때문에 나라는 존재가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반대로 무명을 알게 되면 즉 반야(般若)의 지혜가 열려서 일체가 공함을 알게 된다면 다시는 반복되는 생을 살지 않게 된다는 의미이다. 무명을 타파 하는 첫번째 출발점이 집착에서 벗어 나는 것이다. 집착과 욕망을 벗어 난다면 바로 그 세계가 색계의 세계이다. 색계는 욕계와는 달리 인간의 가장 강렬한 욕망이 성()이 없는 세계이다. 중성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집착과 욕망을 떨어뜨려버린 사람들 바로 그런 사람들이 출가 수행자들이다. 선지식이 말하기를 출가수행자들을 보면 반드시 인사 하라고 한다. 비록 그 수행자가 수행의 경지가 어떤지는 모를지라도 집착과 욕망을 버렸다는 그 사실하나 만큼은 존경해줘야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한푼이라도 더 벌고 더 소유 하기 위하여 집착하고 갈애 한다. 그래서 욕계를 벗어 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출가 수행자는 우리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을 놓아 버린 사람들이다. 혹시라고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출가 수행자와 마주치면 반드시 합장하고 1배의 예는 올려야 할 것이다.

 

2007-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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