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는 원한을 부르고 패배한 사람은 비통해 하고 있다
승리는 원한을 부르고
패배한 사람은 비통해 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
승리도 패배도 모두 버린 사람은
진정한 행복을 맛보게 된다.(법구경 201)
승리는 원한을 부르고 패배한 사람은 비통해 한다. 법구경(法句經)에 나오는 말이다. 법구경은 팔리어로 담마파다(Dhammapada)라고 한다. 부처님 당시의 행적을 기록한 초기 원시 경전으로서 한 수행자의 생각과 가르침을 생생하게 묘사 하고 있다. 총423게로 이루어진 법구경은 남방불교에서 유명하고 특히 스리랑카에서는 수행자의 입문서로 이용해 왔고 모든 스님들이 통째로 암송 하고 있다고 한다.
세상은 치열한 생존경쟁의 장이다. 호모사피엔스라 불리우는 현생인류는 지구라는 공간에서의 주인공이다.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하기 전에는 지구의 주인이 여러 번 바뀌었다. 파충류와 같은 공룡이 지구의 승리자가 있었던 때도 있었다. 호모사피엔스 바로 전에는 네안데르탈인이 있었다. 현생인류가 출현하자 그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생존경쟁에서 패배 한 것 이다. 경쟁자가 사라지자 이제는 같은 종인 인간끼리 경쟁하기 시작 한 것이다. 그 것도 생과 사를 가르는 치열한 경쟁이다.
모든 경쟁은 이해관계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손익관계를 따져서 이익이 된다고 판단되면 사활을 거는 전쟁을 치루는 것이다. 대권경쟁도 다름아닌 밥그릇 싸움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최악의 전쟁은 종교간의 전쟁이다. 서로 자기 신이 최고라 여기고 자신의 교리만이 구원에 이른다고 주장하는 도그마에 빠지면 전쟁도 불사 한다.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사태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들 입장에서 보았을 때 그들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선교의 대상이고 이교도는 박멸의 대상인 것이다. 여기서 선교제국주의가 나오고 승리지상주의가 나오는 것이다. 결과는 크게 생각 하지 않는다. 오로지 악에 대한 응징과 박멸이 더 중요 한 것이다.
불교는 인과응보를 매우 중요시 생각한다. 자신이 한 행위에 대하여 반드시 과보를 받는다고 생각 하기 때문이다. 부처님이 깨달은 내용이 바로 연기법이다. 모든 일은 서로 관련되어 일어 나지 않는 법은 하나도 없다 라는 내용이다. 아무리 사소한 행동 하나라도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심지어 마음속으로 생각한 것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간주 한다. 그 것을 의업(意業)이라 한다. 나의 생각 하나가 남에게 영향을 주어서 우주의 인과의 그물망을 다시 짜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생각이 우주를 변화 시킬 수 있다라는 말은 행위에 대한 과보를 생각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마치 잔잔한 호수에 돌맹이 하나를 던지면 그 파문이 퍼지고 퍼져서 건너편에 다다르듯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신이 돌보아 줄 것이라는 든든한 백을 믿고 행동 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행위에 대한 과보가 가장 두려운 것이다. 어떻게 보면 가장 강력한 도덕적 규범인 것이다. 불교가 굳이 신이 없어도 도덕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결국 신으로 부터 해방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미 붓다는 2500년 전에 브라만교의 일신교 사상으로부터 인간을 해방한 것이다. 지금 신이라는 이름하에 벌어지고 있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전쟁 그리고 한국인인질피랍사건 모두가 ‘인과응보’를 생각 하지 않는 승리지상주의가 가져온 비극적 상황이다.
전쟁에서 이긴 나라는 마치 점령군처럼 행세 하지만 반드시 원한을 부르게 되어 있다. 비록 이기긴 하였지만 상대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원한을 남겨 준 것이다. 아프간에 간 선교팀이 패전국에 가서 선교 하겠다고 목숨을 걸고 가는 행위도 다름아닌 승리지상주의 내지는 선교제국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비통해 하는 패전국민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승리자의 선교 행위는 원한을 살만한 행동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복수를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법구경의 한구절인 “승리는 원한을 부르고 패배한 사람은 비통해 하고 있다”를 떠 올린다.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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