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일방적인 구제가 아니다
인연이 없는 중생은 부처님도 구제 하지 못한다
계절이 바뀌었다. 불과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에어컨이 없으면 생활 하기 힘들 정도로 뜨겁고 무더운 여름 이었으나 단번에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렸다. 너무 더워서 팔다리가 드러난 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 하였으나 순식간에 패션마저 바꾸어 버렸다. 불과 몇 일만에 일어난 극적인 상황이다. 마치 도둑처럼 가을이 들어와 버린 것이다.
극단적으로 춥고 더운 계절이 반복 하는 곳이 우리나라이다. 마치 쇠를 담금질 하듯 달구었다 물속에 식혔다를 반복 하는 것처럼 말이다. 가진 것이 별로 없는 사람들은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운 계절이 고통 스럽다. 너무 추우면 추위를 피하기 위한 난방비가 걱정되고 너무 더우면 역시 버티기가 고역이다. 더구나 비좁고 옹색한 도시에 사는 소시민들에게는 마치 지옥고를 격는 것럼 고통 스러운 것이다. 만일 천상이 있다면 매일 봄이나 가을과 같은 쾌적한 날씨가 아닐까.
지옥불과 같은 고통스러운 무더위가 지나고 가을이 왔다. 앞으로 몇 개월은 좋은 날씨가 계속 될 것이다. 그 좋은 날씨도 때가 되면 혹독한 추위로 바뀌어서 또 한번 극심한 추위에 떨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더위를 피해서 북쪽으로 가고 추위를 피해서 남쪽으로 갈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어진 현실에서 자연의 변화를 감내 하는 수 밖에 없다. 그나마 극에서 극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잠시 숨고르기 하듯 좋은 시절을 보는 것만 해도 감사 할 일 아닌가.
자연은 매우 변화무쌍 하다. 때 되면 구름을 만들어 비를 내리고 햇볕을 내려 만물이 생장 하도록 하여 준다. 내리는 비는 산천초목들에게 차별 없이 골고루 뿌려준다. 다만 받아 들이는 초목들의 생긴 형태에 따라 받아 들이는 양이 서로 다를 것이다. 따라서 성장 할 때를 놓치지 않고 성장 해야 한다. 그리고 결실할 때에 결실 해야 한다. 한번 가 버리면 다시는 돌아 오지 않기 때문이다.
법화경의 일곱가지 비유중에 세번째의 ‘초목의 비유’가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단비와 같아서 모두에게 골고루 뿌려 주지만 나무는 나무대로 풀은 풀대로 각각 빗물을 받아 들이듯이 중생들도 근기에 따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다르게 받아들인다라는 내용이다. 즉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릇의 크기에 따라 받아 들이는 양이 서로 다르다는 이야기이다. 인연이 없는 중생은 부처님도 구제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인연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중생들을 다 구제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단지 단비와 같은 가르침을 골고루 뿌려 주지만 받아 들이는 중생의 근기와 그릇에 따라 구제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즉 일방적인 구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받아 들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을 때 그리고 그릇이 되었을 때 구제 되는 것이다. 이런 점이 타 종교와 차별화 되는 가장 큰 차이점이고 불교의 매력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산천과 험한 골짜기 깊은 곳에 자란
풀 나무 약초들과 크고 작은 나무들과
모든 곡식 팬 곡식 안 팬 곡식 감자와 포도들이
단비 흠뻑 받아 풍족하지 않음 없고
메마른 땅 고루 젖어 약초와 나무 무성하니,
그 구름에서 내리는 한 가지 맛의 물에
풀 나무 우거진 숲이 제 분수따라 비 받네.
일체의 여러 가지 나무들은 상 중 하 차별없이
크고 작은 분수대로 저마다 자라나네.
뿌리 줄기 가지 잎 꽃 열매의 빛과 모양
한 비 덕택으로 신선하고 윤택하네.
그 몸체․모양․성품 제각기 다른 것처럼
같은 비에 젖지만 쌀지고 무성함 각각 다르네.
부처님 또한 이와 같이 세상에 출현하심은
큰 구름이 세상을 뒤덮는 것과 같음이네.
세상에 나오면 모둔 중생 위하여
제법 실상 분별해 연설하네.
큰 성인인 세존은 여러 천신 인간들과
모든 중생 가운데서 이 말을 하니,
“나는 곧 여래이니 인간 가운데서 가장 거룩하며,
세상에 출현함은 큰 구름과 같아서
바짝 마른 일체 중생 흡족하게 주어
모두 괴로움 여의게 해 마음 편안한 즐거움과
세속의 즐거움과 조화 이른 최고의 경지 얻게 해준다.
『法華經』 초목의 비유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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