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종교다원화 사회에서 ‘시다림’ 하기

담마다사 이병욱 2007. 11. 18. 08:38

 

종교다원화 사회에서 시다림 하기

 

 

시다림봉사는 마이너스 삶을 플러스로 전환 하는 것

 

 

 

 

인생의 공적표를 만들어 보면

 

낙엽이 우수수 떨어진다. 늦가을을 맞아 찬바람과 함께 휘날리는 낙엽을 보면서 사람의 인생도 낙엽과 다를 바 없음을 느낀다. 봄이 되면 싹이 나와 생명의 환희를 맛 본다. 뜨거운 여름에는 무성한 잎사귀로 그늘을 제공하기도 한다. 가을이 되면 찬바람과 함께 빨같고 노랗게 물든 잎사귀는 힘이 빠지면 밑으로 추락 하여 한 해를 마감하게 된다.

 

사람들은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마취 당한 기분으로 살아 간다. 달콤한 꿀맛만 보다가 어느덧 황혼기를 맞이하게 된다. 뒤 돌아 보면 족적이 남게 되는데 영 만족스럽지 않다. 인생의 플러스 마이너스 표를 만들어 보면 마이너스가 더 많이 보여지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지금이라도 플러스 쪽으로 방향전환을 하려면 앞으로 얼마나 더 공덕을 쌓아야 할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시다림팀은 평소에 연습을 무척 많이 한다

 

법우님중의 한 분이 모친상을 당 하였다. 나이가 95세이니 사실만큼 사신 것이다. 다들 호상이라고 말하고 가족들도 크게 슬퍼 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어제까지 말도 하고 돌아 다니며 정정 하다가 갑자기 돌아 가셨다고 한다. 선사들의 좌탈입망(坐脫立亡)’이 생각 나기도 하는 대목이다. 시다림팀과 합류하여 밤중에 지방으로 내려가 가족들과 함께 1시간 이상 걸쳐서 의식을 진행 하였다. 다들 고마워 하는 눈치이다. 형제분들 모두 불교와 인연을 맺고 있어서 불교식으로 장례는 진행 한다고 한다.

 

시다림팀은 평소에 연습을 무척 많이 한다고 한다. 목탁치는 방법과 요령울리는 법 그리고 경전염송에 걸쳐서 연습을 많이 하는데 마치 프로선수들이 실전을 앞두고 연습하는 것과 같이 한다고 한다. 그 결과가 실제로 장례식장에서 발휘 되는 것이다. 사실 목탁치고 요령흔들고 독송 하는 모습을 보면 스님이 하는 것과 큰 차이를 못 느낄 정도이다.

 

신심과 봉사정신으로 무장 되어야 어디든지 달려 갈 수 있다

 

우리나라가 종교적으로 다원화 되어 있기 때문에 장례식장에서도 주의를 해야 될 사항이 있다고 한다. 형제 자매중에 타종교를 믿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반드시 동의를 얻어서 시다림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종교문제로 불편해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진행 하였을 때 발생하는 구설수를 막기 위해서라고도 한다. 형제 자매의 종교가 서로 달라서 발생하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제라 생각 한다.

 

일본에서는 불교가 장례불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서 장례불교라고도 말한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장례불교로서 정착 되어 있는 것 같지 않다. 이제 체계를 갖추어 나가는 단계라 볼 수 있다. 불자들은 49제등을 절에서 지내지만 실제로 장례식장에서 불교식으로 하는 모습은 보기 쉽지 않다. 불교신행횔동의 일환으로 나온 것이 바로 시다림제도 이다. 장례식장에서 망자를 위로 하고 극락왕생 할 수 있도록 발원 하는 좋은 제도인 것이다. 알고 보면 시다림은 불자들이 신행활동도 하고 봉사활동도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방식이라 볼 수 있다. 신심과 봉사정신으로 무장 되어야 어디든지 달려 갈 수 있는 것이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 하기 싫어하는 것을 스스로 찾아가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봉사야 말로 그 어떤 봉사보다도 가장 큰 공덕을 쌓는 일일 것이다. 시다림팀원의 한사람의 말이 생각 난다. 이제까지 마이너스 삶을 플러스로 전환 하는 길은 봉사를 통해서라고 말이다.

 

 

2007-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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