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가슴에 큰 응어리를 간직한 채 산다는데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 18. 10:41

 

가슴에 큰 응어리를 간직한 채 산다는데

 

 

 

 

불편함과 행복감은 상대적

 

영하8도의 강추위가 연일 계속 되고 있다. 난방이 되지 않으면 살아 갈 수 없는 날씨이다. 무엇보다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고통스러운 날씨이다. 밖에 나갈 일이 없는 사람들이나 자동차로 이동 중인 사람들 그리고 하루 종일 따뜻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 에게는 추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뼛속까지 사무칠 것이다. 그러고 보면 과거에 모두 가난 하게 살았을 때의 추위는 지금도 훨씬 더 했으리라.

 

사람들은 불편한 것이 싫어서 좀 더 좋은 환경을 원한다. 추우면 당장 추위를 피하기 만 해도 행복감을 느낄 것이고 찜통 더위 속에 있다가 소나기라도 만나면 안도감을 느낀다. 그런데 그런 행복감이나 안도감은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바람 부는 날씨에서 영하10도는 체감온도로 따진다면 영하 20도가 넘는다. 이때 바람만 피해도 따뜻함을 느낀다. 마찬가지로 40도의 찜통 같은 공간에서 나와 30도 되는 날씨에도 서늘함을 느낀다. 이와 같이 불편함과 행복감은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현실이 아무리 불만 투성이라 해도 조금만 옆을 돌아 보면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들이 무수하게 있다. 당장 알코올이 의존 하면 현실에서 벗어나 몽롱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담배 한대 빨면 담배 연기와 함께 일시적으로 머리에 쌓였던 화기가 내려온다. 또한 근원적인 욕구를 충족 함으로써 벗어 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일시적이라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해소 되는 행복감을 느낄 뿐이지 행복 그 자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만일 우리 주변에 알코올이 없다면 또는 담배가 없다면 그리고 원초적인 본능을 충족 시켜 주는 그 무엇이 없다면 이세상은 미쳐 날뛰는 세상이 될 것이다. 일시적으로 마취 역할을  해 줌으로써 잠시나마 고통에서 벗어 나게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줄에 매달린 쥐가 똑똑 떨어지는 꿀맛에 취해 잠시나마 죽음의 공포를 잊어 버리듯이 말이다.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얻기 위해서

 

현실의 어려움과 고통에서 해방 되기 위하여 사람들은 종교에 귀의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주변에 무수하게 널려 있는 종교시설에 가는 것이다. 그 곳의 이야기는 매우 단순 하다. 믿고 의지 하면 되는 것이다. 더 이상 의문을 품거나 이치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몸을 맡겨 버리면 알아서 다 해주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단순함과 맹목적인 믿음이 초보자에게는 잘 먹힌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며 여간 해서 빠져 나오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이유는 무서움이다. 배신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이다. 믿었다 믿지 않으면 유황불이 펄펄 끓는 지옥불에 빠져서 고통을 받게 되리라는 노래도 있었듯이 사람들을 정신적인 인질로 잡아 두는 것이다.

 

언젠가 종교를 왜 믿느냐는 설문조사를 읽은 기억이 있다. 1순위는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얻기 위해서 이었다. 구원이니 영생이니 하는 말 보다 도 지금 당장 마음의 안정을 바란다는 것이다.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종교는 마음에 있는 것이다. 믿기지 않는 것을 믿으라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결국 믿겨 져야 믿는 것이다. 믿겨 진다면 믿지 말라고 해도 믿을 것이다.

 

불교는 마음의 종교이다

 

불교는 마음의 종교이다. 그래서 불교 믿는 것을 흔히 마음공부한다고 말한다. 그 만치 마음에 대해서 깊이 있게 다루고 있고 공사상이나 일체유심조그리고 유식사상등이 모두 마음에 관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왜 불교는 마음에 대하여 촛점을 두는 것일까. 유일신 종교와 달리 불교는 개인의 수행을 강조 한다. 수행을 통해서 모든 대상에 대하여 의심 할 수 있는 사항은 다 의심한다. 그리고 의심을 통해서 의문이 해소 되는 사항만 믿는다. 믿어도 맹목적으로 믿는 맹신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믿기기 때문에 믿는 것이다.

 

타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불교의 교리가 우수하다는 것은 대부분 다 인정 한다. 그래서 어떤 종교 학자들은 불교의 교리를 본받아서 대승사상보살사상을 도입하여 자신들의 종교에 접목 하려고도 한다. 내가 아는 어떤 분은 자신들의 종교 사이트 보다 불교사이트가 더 재미 있다고 한다. 마치 유치원 수준과 대학수준의 격차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 다고 솔직 하게 이야기 한다. 그런데 이들이 왜 못 빠져 나오는 것일까. 아마도 두려움과 무서움과 공포심이 크게 작용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편한 하게 해 주어야 할 종교가 오히려 거기에 속박 되어서 끌려 다니는 경우라면 고통스러운 현실을 더 가중 시키는 것은 아닐까. 들은 이야기 지만 이들은 가슴에 큰 응어리를 간직한 채 신앙 생활을 하고 있다는 데 정말 그런 것일까.

 

 

 

2008-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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