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성지순례기

박력있는 삼막사 염불,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는 가수를 연상시킨다

담마다사 이병욱 2008. 2. 9. 15:26

 

박력있는 삼막사 염불,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는 가수를 연상시킨다

 

 

 

 

도시는 선(線)이다

 

도시는 선(線)이다. 한 때 광고에서 들은 문구이다. 도시는 선으로 이루어 져 있다는 것이다. 길도 직선이고 아파트도 각져 있다. 둥근 부분을 보기가 어렵다. 그래서 그럴까 자동차의 외관라인이 곡선을 유지 하는 것도 미관상 부드럽게 보이려고 함 일 것이다.

 

선도 선 나름이다. 대부분 수평과 수직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30도나 70도와 같이 45도가 되지 않은 기울기는 영 보기가 어색하다. 이런 사항은 디자인할 때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래서 도시의 선은 수직 아니면 수평, 그리고 각도는 45도가 가장 어울린다.

 

선의 세계인 도시에서 그나마 자연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가로수이다. 자유롭게 뻗은 가지는 선하고는 거리가 멀다. 그 가지에 나뭇잎이라도 달려 있으면 풍성한 느낌이다. 그런데 선으로 이루어진 도시의 겨울을 더욱 삭막 하게 하는 것이 나목(裸木)이라는 것이다. 거기에다 춥고 찬바람까지 분다면 삶의 의욕을 꺽기 딱 알맞다.

 

산에 가면 삶의 의욕이

 

산에 가면 삶의 의욕이 나는 것은 확실하다. 찬바람 부는 각진 도시를 벗어나 일단 산에 들어서면 자연스러워 진다. 비록 나뭇잎은 �을 지라도 산의 실루엣과 자연스럽게 뻗은 나뭇가지를 보면 일체감을 느낀다. 거기에다 따스한 양지녁에서 햇살이라도 쪼이면 살 맛이 난다는 것이다. 이렇게 자연은 사나워진 가슴을 치료 해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오랜만에 삼막사에 올라 갔다. 일요일 오전의 삼막사는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인다. 미끄러운 눈길이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오는 사람은 언제나 오는 모양이다. 일주일 내내 각진 도시에서 시달렸는데 또 다시 각진 종교시설에 가지 않고 산을 찾는 사람들은 종교로부터 자유스러운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등산도 하고 삼막사에 오면 국수도 공짜로 공양 받으니 일석이조 일 것이다.

 

박력있는 삼막사 염불

 

오늘 따라 삼막사에서 들려 나오는 염불소리가 박력 있다. 평소에 들어 보지 못한 힘차고 또렷한 목소리다.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는 가수를 연상시킨다. 박력있고 힘찬 염불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지고 있는 가운데 국수공양이 시작 된다. 흰국수에다 김치 몇조가리이지만 국물맛이 시원하다. 모두다 남김 없이 국물까지 다 먹는 것을 볼 수 있다. 먹고 난 그릇을 손수 씻으려 하자 놓고 가라고 한다. 봉사팀이  배식서부터 설거지 까지 원스톱으로 다 해 주고 있다.

 

국수공양 받으려고 길게 늘어선 줄은 언제 보아도 장관이다. 지금은 무상으로 공양을 받지만 미래의 불자들이다. 법화경 ‘방편품’에 나오는 말이 있다. 어린아이가 막대기로 부처님 형상만 그려도 성불 하고 술취한 듯 산란한 마음으로 부처님 앞에서 부처님 좋아 합니다 라고 말만 해도 성불 한다고 하였다. ‘만선성불’사상이다. 비록 한끼 국수공양에 지나지 않을 지라도 언젠가 인연이 되면 부처님께 귀의 할 날이 있을 것이다. 더구나 집주변에 있는 교회나 성당에 가지 않고 산을 찾았다는 것, 그것도 절에 와서 한끼 공양을 하였다는 것은 커다란 인연이 아닐 수 없다. 그러고 보면 삼막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큰 포교를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2008-02-09

진흙속의연꽃

 

 

 

삼막사 올라 가는 길

 

 

 

 

삼막사 삼층석탑

 

 

 

 

삼막사 약수터

 

 

 

 

 

 

고드름과 용품 파는 곳

 

 

 

 

메주와 시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