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성지순례기

지리산 법계사, 해발1450m 최고높이의 산신기도도량

담마다사 이병욱 2008. 4. 14. 09:42

 

 

지리산 법계사, 해발1450m 최고높이의 산신기도도량

 

 

 

 

해발1450m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높은 곳

 

지리산 법계사. 해발1450m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높은 곳에 위치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높은 곳으로 알고 있는 설악산 봉정암보다 200m가 더 높다.

 

천년고찰인 법계사는 현대사의 비극중의 하나인 남북동족상잔의 현장이기도 하다. 소위 빨치산이라 불리우는 근거지중의 하나이었기도 하기 때문이다. 산청군에 속해 있는 법계사는 바로 위가 지리산에서 가장 높다는 천왕봉이있고 전망이 좋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한때 이현상부대의 지휘본부가 설치되었던 장소이기도 하다. 지금은 과거의 아픔은 찾아 볼 수가 없고 목탁소리만 들린다.

 

지리산은 민족의 영산

 

흔히 지리산을 민족의 영산이라고 한다. 백두산에서 발원한 백두대간이 남쪽으로 달리다가 용틀임 하듯이 솟아난 마지막 봉우리가 지리산이다. 그 높이도 한반도에서 가장 높다는 1915m에 이른다. 지리산은 너무 넓고 깊어서 모든 것을 품에 안을 수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그럴까 지리산 골짜기마다 전통사찰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있고 또한 도인만 2000명에 달한다는 민속과 무속신앙의 본산이기도 하다.

 

법계사 역시 민속과 무속신앙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산신신앙을 들 수 있다. 산신각이 있고 산신기도가 열리고 있는 산신기도도량으로 유명하다. 특히 모시고 있는 산신은 할아버지 형상이 아니라 할머니형상이라는 데 있다. 산신기도를 하고 있는 도인의 이야기를 들으니 이름이 천왕할미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천왕봉도 아마 산신할미의 이름에서 따 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명산의 봉우리는 불교식 이름이 많다. 비로봉, 반야봉, 문수봉, 보현봉등 익숙한 이름이다. 산 봉우리중에 가장 높은 봉우리의 이름은 대부분 비로봉이다. 금강산도 가장 높은 봉우리가 비로봉이다. 불교에서 비로자나 부처님이 가장 높은 분이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을 지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리산의 최고봉은 천왕봉이다. 불교식이라기 보다 민속신앙과 관련 깊은 이름인듯 싶다.

 

 

 

불교에서는 이단이라는 말은 존재 하지 않는다

 

불교에서는 이단이라는 말은 존재 하지 않는다. 유일신교는 경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수많은 교파가 갈라진다. 그리고 세력이 우세한 측이 정통이 되고 나머지는 모두 이단으로 처리 된다. 그리고 서로 피튀기면서 싸운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경전을 하나의 방편정도로 생각 하기 때문에 경전의 문구에 구애 받지 않는다. 다만 불교의 가장 기본교리인 3법인에 맞으면 불교로 다 인정한다. 설령 민속신앙이나 무속신앙을 믿는 다고 하더라도 3법인을 인정 하면 불교로 인정 하는 것이다. 또한 유일신을 믿는 사람일지라도 3법인 내용이 들어갔다면 불교로 인정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은 비록 어리석고 잘 몰라서 유일신을 믿고 있겠지만 언젠가는 3법인을 알게 된다면 잠재적인 불자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불교에서는 이단이라는 말이 있을 수 없다. 그만치 관용적이고 포용적이라는 말도 될 것이다. 우리나라 같이 유일신교와 같은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교리를 가진 종교집단들이 있지만 종교분쟁 없이 평화를 지킬 수있는 것도 이런 관용적이고 포용적인 불교의 영향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산신신앙 역시 방편정도로 생각 하면 큰 무리가 없다. 산신신앙을 믿는 다고 진정한 불교인이 아니라고 생각 한다면 유일신교에서 말하는 이단논쟁과 하등의 다를 것이 없다. 중생들은 다 똑같은 사람은 없다. 근기가 높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근기가 낮은 사람도 있다. 그때 그 때 상황에 �추어서 또 상대방의 수준에 맞추어 이야기 해야 이해 하기 쉽다. 각 사찰에 산신각이 있는 것도 아마 그런 방편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번 순례법회의 하이라이트는 산신기도

 

금년에 처음 가게 되는 순례법회는 지리산 법계사로 가게 되었다. 12일 코스이다. 도착 당일 저녁예불에 모두 참석 하고 주지 스님 법문을 들었다. 이번 순례법회의 하이라이트는 산신기도이다. 산신각이 좁아서 다 참석 할 수 없어서 적극적으로 원하는 사람만 들어 갔다. 대부분 여성법우위주이다. 기도는 저녁10시에 사작해서 새벽2시까지 했다고 한다. 천지팔양경을 따라 하고 상왕대신정근을 하였다고 한다. 기도회에 참석 못한 법우들중 일부는  새벽4시에 열리는 새벽예불에 참석 하기도 하였다.

 

산사에서 숙박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리산 가장 깊숙하고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자동차소리가 같은 소음은 일체 들리지 않고 TV, 라디오 같은 문명기기와 완전히 차단 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고요 그 자체이었다. 다만 바람소리, 물소리만은 들을 수 있었다. 음식도 철저하게 채식위주이었다. 배정받은 방에 들아가면 술과 담배와 고기를 먹으면 즉시 하산조치 한다는 경고성 문구도 보였다. 그야말로 예불드리고 기도 하는 것 외에 아무할일이 없었다. 방바닥은 따뜻하고 깨끗하게 정돈 되어 있었다. 사람숫자가 많지 않아서 다리를 뻗고 잘 수 있을 정도 이었다. 봉정암에서 칼잠 자는 것에 비교 하면 호텔 수준이라고 말 하는 사람도 있었다.

 

다음날 6 아침공양을 하고 바로 위에 있는 천왕봉 등산을 하였다. 법계사에에서 2km이지만 산길이 험해서 오르는데 1시간 40, 내려오는데 50분 걸렸다. 지리산의 특징중의 하나는 기후변화가 무상 하다는 것이다. 안개가 끼기도 하고 햇볕이 났다가도 금새 또 안개로 뒤덥힌다. 정상에서 바라본 구름바다는 일품이었다. 사진에서 보던 그대로의 장관이 펼쳐진 것이다. 예불문에서 광명운대 주변법계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구름바다 위에 군데 군데 산이 솟은 모습을 보니 세상사에서 벌어진 일들이 남의 일처럼 느껴졌다.

 

 

 

2008-04-14

진흙속의연꽃

 

 

 

 

지리산 법계사 일주문

 

 

 

 

적멸보궁.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3층석탑을 바라보고 있고 불상은 모셔져 있지 않다. 정근은 '석모니불'을 한다.

 

 

 

 

부처님진신사리가 모셔진 3층석탑. 높이 3.6m의 자연암반을 기단으로 하고 있다. 높이 2.6m의 이탑은 고려초기로 추정 된다. 법계사는 신라진흥왕5년(544년)에 연기조사에 의하여 창건 되었다고 한다.

 

 

 

 

법계사 가장 높은곳에 위치한 산신각. 법계사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이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전각은 없을 것이다.

 

 

 

 

전통찻집.  대나무와 산죽으로 지붕을 만든 것이 특징이다. 앞이 탁 트여 있어서 전망이 좋다.

 

 

 

 

소박한 공양

 

 

 

 

침실에 붙어있는 안내문. 지대가 높은 곳에 있어서 쓰레기는 꼭 가져 가야 한다. 그리고 술과 담배 고기는 금한다. 어기면 하산해야 된다고 경고 하고 있다.

 

 

 

 

천왕봉정상의 모습.

 

 

 

 

천왕봉에서 발원한 샘물은 남강의 원류이다.

 

 

 

 

천왕봉에서 보는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