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숭례문 하나 지켜내지 못하는 나라

담마다사 이병욱 2008. 2. 11. 11:21

 

숭례문 하나 지켜내지 못하는 나라

 

 

 

수원의 장안문

 

 

국가를 대표 하는 랜드마크

 

세계각국마다 도시를 가면 그 도시를 대표 하는 ‘랜드마크’가 있다. 현대의 랜드마크는 고층빌딩일 것이다. 타이페이를 가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중의 하나라는 100층이상 되는 빌딩을 볼 수 있다. 이 정도는 되야 그 나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을 대표 하는 랜드마크는 무었일까. 혹자는 ‘남산타워’를 꼽는다. 또 어떤 이는 ‘북한산’을 지명 하기도 한다. 남산타워는 가장 높기 때문이고 북한산은 도심 바로 옆에 국립공원이 있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드물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국인이든 외국이든 국가를 대표 하는 랜드마크는 당연 문화재 일 것이다. 수백년 내지 수천년에 걸쳐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문화재를 보면서 나라의 정체성과 민족의 자존을 느낀다는 것이다. 동대문과 남대문도 한국인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대표적인 랜드마크라 볼 수 있다. 그런데 하루밤 사이에 홀라당 타 버렸다.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르는 기준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르는 가장 큰 요인은 보통 경제력으로 생각 한다. 나라가 잘살면 선진국이고 못살면 후진국이라는 이분법적인 논리이다. 그래서 잘살기만 하면 선진국이 된다고 생각 한다. 경제만 살리면 된다라는 논리와도 일맥 상통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해외에 나가서 보면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질서의식이다. 또 하나는 깨끗함이다. 대충 짖다만 건물을 볼 수 없다. 거리에는 휴지 조각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깨끗한다. 그러나 결정적으로는 질서 의식이다. 언제나 줄을 서는 모습을 볼 수 있고 표정 또한 여유롭다.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르는 경제력 보다는 그 나라의 정체성일 것이다. 소위 G8이라고 불리우는 나라들도 잘살기도 하지만 다들 ‘문화대국’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역사와 전통 있는 나라들이다. 그리고 그 문화와 전통을 잘 보전 하는 것도 알 수 있다. 또 자신들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관광지에 가면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것이다.

 

숭례문이 무너지듯이 폭삭 주저 앉은 우리 문화와 전통

 

우리나라는 나라가 망한 후에 전통과 문화가 무너졌다. 마치 숭례문이 무너져 내리듯이 폭삭 주저 앉은 것이다. 특히 서양으로부터 들어온 문화는 불에 기름을 붙는 격이었다. 유교는 망국의 종교로 규정 되었고 전통문화와 전통종교는 미신행위 내지는 우상숭배로 간주 되었다. 남아 있는 유적도 팔과 다리가 잘린 채 몸통만 남아서 빌딩숲에 둘러 쌓여 초라한 모습이었다. 그것이 안되어 보였을까 사람들의 접근을 허용 한 것이다. 시민의 품에 돌려 주자는 취지 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 이었다. 누구 하나 지키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주인의식이 없었다는 것이다. 한낱 볼거리에 지나지 않을 뿐이지 민족혼을 찾고 전통을 계승 하자는 취지와 거리가 멀었던 것이다. 만일 이 땅의 지배세력이 자신들의 종교시설물 이었다면 그렇게 취급 하였을까. 아마 경비를 서고 출입도 통제 하였을 것이다.

 

불에 타 버린 숭례문의 모습은 처참 하다. 한국인의 자존심이 무너져 내린다고 말 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새정부가 들어서는 시점에서 발생한 화재는 미래를 암담 하게 만든다. 영어로 말하기로 인한 계층간 소외감, 대운하 건설로 국론분열과 환경재앙, 그리고 종교색 짙은 정부의 등장으로 인한 종교간 긴장등이 떠 올려 진다. 10여년전 문민정부가 출현 하였을 때 육해공에서 수 많은 대형사고를 목격 하였고 급기야는 나라가 주저 앉았다. 지금 숭례문이 주저 앉은 시점에서 왜 자꾸 10년 전의 일이 떠 올려 질까.

 

 

 

2008-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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