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자아(Ego)실현’인가 ‘자기(Self)실현’인가

담마다사 이병욱 2008. 3. 8. 10:49

 

자아(Ego)실현인가 자기(Self)실현인가

 

 

 

 

매슬로우의 욕구5단계설

 

 

1. 생리 욕구 (Physiological Need)

안전 욕구 (Safety Need) 

애정-소속 욕구 (Social Need) 

존중 욕구 (Esteem Need) 

자아실현 욕구 (Self-Actualization Need) 

 

 

유명한 매슬로우의 욕구5단계설이다. 인간은 결코 만족 할 수 없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만족하지 못한 욕구를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가장 기본적인 식욕 성욕 수면욕과 같은 생리적인 욕구가 충족 되어야 상위 욕구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상위 욕구가 채워 지면 또 그 위의 욕구로 가게 되고 결국은 자기실현 단계로 간다는 것이다. 여기서 자기실현 할 때의 자기는 영문에 분명히 셀프(Self)’로 나와 있다. 자아실현 할 때의 자아 즉 에고(Ego)’가 아닌 것이다.

 

불교에서의 5욕락

 

불교에는 5욕락 이라는 용어가 있다. 식색수재명(食色睡財名)’이다. 식욕 성욕 수면욕 재물욕 명예욕 이 다섯가지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 싶어 하고 추구 하는 목표이다. 그런데 매슬로우 욕구5단계에서 보는 것과 같은 자아실현의 욕구는 보이지 않는다. 아마 자아실현을 할 정도 라면 식색수재명에서 자유로울 사람만 가능할 것이라 생각 했는지 모른다. 출가수행자라면 식색수재명에서 자유로울 것이다.

 

매슬로우는 1단계서 부터 욕구가 충족 되어야 그 다음 단계를 바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마지막 단계인 자아실현정도의 단계에 올라 서려면 기본적인 욕구를 갖춘 상태에서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갖추어 가능한 단계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아실현을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지위와 명예를 갖추어야 한다 말인가. 그리고 육체적욕구와 애정의 욕구도 반드시 충족 되어야 하는가. 매슬로우의 욕구5단계 역시 관습과 인습과 제도의 범주라 볼 수 있다. 많이 배우고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고 식욕과 색욕 그리고 편안함을 마음껏 누리는 사람들이 더이상 누릴 것이 없어서 그 권태를 극복 하기위해서 자아실현 하는 것으로 느껴 진다는 것이다.

 

자아(Ego)’자기(Self)’는 다른 말이다

 

'자아'와 '자기'는 다른 말이다. 특히 현대심층심리학에서는 엄격히 구분 하고 있다. '자아(Ego)'는 의식하는자신을 말하고, '자기(Self)'는 무의식의 핵심이며 동시에 의식과 무의식을 포괄하는 전체를 말한다. 종교적으로는 기독교의 그리스도이고 도가에서 말하는 도와 같고 불교에서 말하는 불성과 같은 개념이다. 따라서 자아실현이라는 말 보다도 자기실현이라는 말이 맞을 것이다.

 

자기실현을 하기 위해서 매슬로우가 말하는 하위단계를 거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식욕과 성욕이 충족 되지 않아도 자기실현은 할 수 있고 사회적 지위와 명예가 없어도 누구나 자기실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드시 하위단계가 충족 되어야 최상위 단계인 자기실현이 가능 하리라 생각 하는 것은 배부르고 모든 것이 충족된자의 오만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사람들은 반드시 잘먹고 생리적인 욕구를 충족 하고 어떤 단체에 속해 있어야 안전감을 느끼고 행복해 진다고 생각 되지 않는다. 다만 일시적인 행복감을 느낄 지언정 곧바로 참기 힘든 권태와 무력감 공허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그 권태와 무력감 공허감을 채우기 위하여 끝없이 욕망과 욕구를 추구 하게 된다. 그 끝은 보이지 않고 또 다시 권태와 공허를 느끼게 된다. 욕구와 욕망을 추구 하면 할 수록 행복 해지는 것이 아니라 불편함 즉 고통으로 작용 한다는 것이다. 욕구와 욕망을 버리지 않는 한 매슬로우의 욕구5단계중의 마지막 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에 다가가기 힘들 다는 말도 된다.

 

무의식의 의식화가 자기실현

 

자기실현을 하려면 무의식에서 나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의식 하는 세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 즉 의식 하고 있지 않은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 것이 바로 무의식의 세계인 것이다. 그 세계는 모든 인류의식의 침전물이고 근원이다. 그 크기는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알 수 없다. 그 무의식의 세계를 의식하는 작업 즉 무의식의 의식화가 자기실현이라고 현대심층심리학에서는 말한다. 무의식으로 부터 날아 오는 메세지에 주의 하고 늘 무의식과 소통하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살아 가면서 매일 꿈을 꾼다. 꿈이야말로 무의식과 소통하는 길목이다. 꿈에서 나타나는 모든 현상은 상징이다. 의식세계에서 말하는 논리가 통하지 않는 세계이다. 논리적으로 말하는 대신에 어떤 상징을 보여 준다. 바로 그 상징을 이해 하면 심층에서 나오는 무언의 메세지를 해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생각하지 못하였던 것 즉 의식하지 못 하였던 것을 의식화 하는 것이다. 무의식을 많이 의식화 할 수록 점점 자기에게 가까이 다가 설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 무의식을 전부 의식화 해 버린다면 자기완성도 이루어 질 것이다. 자아완성은 의식세계에서의 완성을 말한다. 그러나 자기완성은 무의식세계를 의식화 함으로써 완성 된다.

 

자기실현은 두개의 세계를 모두 살자는 것

 

'자아(Ego)실현'과 '자기(Self)실현'은 분명 다른 것이다. 매슬로우가 말하는 욕구5단계의 마지막단계는 의식하는 세계에서의 자아실현으로 보여 진다. 하위단계가 충족 되어야만 상위단계로 올라 갈 수 있는 것으로 보아 명백히 의식적인 세계에서의 문제이다. 영어로 셀프(Self)’라고 표현 하였지만 에고(Ego)’가 더 맞는 말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번역서를 보면 마지막단계를 자아실현이라고 번역 하는 것으로 보아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반면에 자기실현은 무의식의 세계를 의식화 하는 것으로 보아 매슬로우의 욕구5단계에서 각 단계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듯이 보인다. 즉 마지막 단계와도 무관해 보인다는 것이다. 불교에서 5욕락을 추구 하면 할 수록 행복 해지는 것이 아니라 고통 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매슬로우가 이야기 하는 것과 정 반대이다. 오히려 그 오욕락을 버려 버려야만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역설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욕망과 욕구를 충족 시켜서 상위 단계로 올라가는 행위는 의식적인 세계에서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최종적인 단계에서 자아완성이 이루어 졌다고 하더라고 의식적인 세계를 벗어 나지 못한다. 자기실현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위 욕구 단계를 거칠 필요가 없다. 오히려 하위 욕구와 욕망의 단계가 거추장 스러울 뿐이다. 그래서 자아실현과 자기실현은 분명 다른 말이다. 자기실현은 의식하는 세계와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의 세계, 즉 두개의 세계를 모두 살자고 말하는 것과 같고 자아실현은 의식하는 오로지 하나의 세계만 살자고 하는 말과 같다는 것이다.

 

 

 

2008-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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