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그릇이 큰지 작은지 한눈에 알아 본다

담마다사 이병욱 2008. 3. 18. 09:15

 

그릇이 큰지 작은지 한눈에 알아 본다 

 

 

 

한 눈에 알아 본다

 

한 눈에 알아 본다. 그 사람이 그릇이 큰지 작은지 한번 슬쩍 보아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도력이 높은 선승들 이야기 이지만 평범한 사람들도 사람 보는 눈이 있지 않을 수 없다. 상대방의 얼굴 생긴 모습과 표정 그리고 자세 옷매무시를 보면 어느 정도 파악이 된다. 거기에다 대화 한 두마디 하고 나면 정확도는 더 높아진다.

 

경마장에 가보면 대개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 드는 것을 알 수 있다. 얼굴은 다르지만 전체적인 이미지는 비슷하다. 큰 것 한방을  꿈꾸며 배팅 하는 모습을 보면 표정 또한 매우 진지 하다. 그러나 얼굴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긴장 되어 있고 딱딱 하고 무표정하다.

 

되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안 되는 것도 없다

 

회사에서도 영업출신과 기술계통 출신은 확연히 구분 된다. 영업은 주로 사람을 상대로 하다 보니 사고 자체가 유연 하다. 1플러스1 2가 아니라 3도 되고 0도 될수 있다고 생각 한다. 그리고 일을 하다 보면 되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안되는 것도 없다고 생각 한다. 반면에 기술계통은 하루 종일 컴퓨터와 기계만 상대 하다 보니 단순하고 경직 되어 있다. 1플러스1은 반드시 2이어야 하고 되면 되고 안되면 안된다 라는 이분법적인 논리가 분명하다.

 

같은 환경에서 수십년간 살아 오고 같은 일을 수십년간 해 왔다면 제2의 천성과 같이 굳어진다. 성격이나 생긴모습을 보면 하고 있는 일의 이미지와 비슷함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생긴모습만 보아도 한눈에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얼굴에 써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이 과거에 어떻게 살아 왔고 무엇을 해서 먹고 살아 왔는지 파악 된다는 것이다.

 

법회에 참석 하다 보면

 

법회에 참석 하다 보면 스님들의 모습을 가까이 볼 수 있다. 보통 얼굴은 맑고 환하다. 목소리 또한 또렷하고 청아 하다. 말씨는 그다지 빠르지 않고 약간 느린 듯이 이야기 하지만 수행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설득력이 있다. 이런 점이 목사들의 가벼운말과 비교 되기도 한다. 법회에 참석한 신자들의 얼굴을 보면 차이가 나도 너무나 차이가 많이 남을 느낄 수 있다. 벌써 수십년간 직업에 종사한 티가 얼굴에 고스란히 묻어 있는 것이다. 밝고 환한 얼굴 보다는 험하고 찌끄러진 얼굴, 자신없는 얼굴등 그들이 살아온 인생 만큼이나 다양한 얼굴의 모습이다. 옷차림 또한 다양하다. 같은 패션은 찾아 보기 힘들고 다양한 디자인에 다양한 컬러의 옷을 입고 있지만 잿빛승복 앞에서는 빛을 바랜다. 수행자의 얼굴모습과 옷매무시만으로도 청중을 압도 하는 것이다.

 

신구의3업과 직업이 결합되어 나타난 얼굴

 

어느 선지식이 말하기를 버스에 타면 사람들의 내생이 보인다고 하였다. 뱀으로 태어날 사람, 돼지로 태어날 사람, 개로 태어날 사람등 생긴 모습과 이미지만 보아도 내생이 보인다는 것이다. 수십년간 살아온 환경과 습관과 직업은 고스란히 숨김없이 얼굴에 나타나고 전체적인 이미지와 분위기를 형성 한다. 아무리 화장을 하고 성형수술을 해도 전체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감출 수가 없다는 것이다. 조폭의 세계에 가면 조폭의 이미지가 있고 도살장에 가면 살기가 있듯이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의 영향을 벗어 날 수 없다. 알고 보면 직업도 일종의 업이다. 쌓은 업은 증발 하지 않고 쌓이고 쌓인다.

 

흔히 신구의 3업이라 한다. 말로 짓는 업, 신체로 짓는 업, 생각으로 짓는 업이다. 사람들은 아침 저녁으로 신구의 3업을 짓고 살아간다.  그 업이 쌓이고 쌓여서 모든 악업의 근원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 하나 더 추가 하여 직업도 쌓으면서 살고 있다. 신구의3업과 직업이 결합되어 나이가 들면 들수록 얼굴에 나타나게 되어 있다. 스님의 얼굴에는 수행의 결과가 나타 날 것이고 사기꾼 얼굴에는 사기 쳐 먹은 업이 고스란히 나타 날 것이다. 그래서 얼굴만 보아도 한눈에 알아 보는 것이다.

 

 

 

2008-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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