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기독교인 친구와 이야기를 하면서

담마다사 이병욱 2008. 3. 22. 09:50

 

기독교인 친구와 이야기를 하면서

 

 

 

 

이야기 할 때 피해야 될 세가지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 할 때 피해야 될 세가지가 있다고 한다. 바로 종교와 정치와 지역문제이다. 이들 문제야 말로 갖가지 논쟁을 야기 시키고 갈등과 분열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인에게 있어서는 금물일 것이다. 이런 터부시 되는 문제에 대하여 사람들 하고 이야기 할 때가 있는데 최소한의 예의와 상대방을 고려한 말을 해야 오해가 없을 것이다.

 

업무적으로 조금 알고 지내는 사이인 비슷한 연배의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상대방의 종교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급기야 민감한 부분에 대하여 이야기 하게 되었다. 그 사람은 개신교신자이지만 극렬한 신자는 아니고 어느 정도 열린마음을 가지고 있는 마음씨 착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종교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것과 같이 인터넷이나 책에서 접한 내용과 별 다름이 없었다.

 

소가 닭쳐다 보듯이 모른 척 하는 상대방의 종교

 

우리나라는 다종교국가이다. 어느 종교이든지 아직까지 주도적인 종교는 없고 엇비슷한 세를 형성 하면서 소가 닭쳐다 보듯이 서로의 정신세계에 대하여 모른척 하고 살아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설령 상대방 종교에 대하여 아는 것이 있다 할지라도 극히 피상적인 내용일 뿐이다. 이를테면 기독교신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불교는 우상숭배나 하는 시대에 뒤쳐진 종교로 알고 있고 불교신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기독교의 교리는 유치원 동화수준의 저급한 내용이라는 정도일 것이다. 이러다 보니 상대방 종교에 대하여 좋은점 보다는 세상에 떠도는 좋지 않은 내용만 알고 있는 듯하다. 이 부분도 역시 각종교지도자들이 더 증폭시키고 있고 신도들은 그대로 믿고 따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대화를 하면서 가장 첨예하게 느낀 부분은 구원문제이었다. 즉 아무리 착하게 살고 선행을 많이 했다고 할지라도 믿지 않으면 지옥행이라는 것이다. 학식이 높고 덕망높은 높은 도덕성을 가진 성인군자라도 믿지 않는 한 지옥에 가는 것은 예외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사랑하는 연인이나 가족 친지등도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가야 하고 영원히 빠져 나올수 없을 뿐만 아니라 무시무시한 지옥고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말은 수 차례 들어온 바 이지만 상대방으로 부터 직접 들으니 교리의 경직성과 이분법적인 사고 방식을 다시 한번 확인 하는 순간이었다. 그것도 착하게 살고 있고 열심히 살려고 하는 사람 입에서 들으니 약간은 충격이었다.

 

중간에 완충장치가 전혀 없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예외 없이 지옥행이라는 말을 듣고 곰곰히 생각 해 보았다. 왜 그런 무시무시한 말이 나왔을까 말이다. 기독교에서는 죽으면 천국 아니면 지옥행이라고 한다. 아무리 죄를 많이 지었더라도 회게하면 다 용서가 되고 천국에 갈수 있다고 말한다. 그 천국에 가면 영원히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지옥에 떨어지면 영원히 빠져 나올 수 없다고 말한다. 철저하게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이다. 마치 전무 아니면 전부 인 것이다. 죽어서 천국 아니면 지옥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는 중간에 완충장치가 전혀 없다. 또 한번 죽으면 현생은 그 것으로 끝이다. ‘원타임인생인 것이다. 다만 믿느냐 믿지 않느냐에 따라 천국행과 지옥행으로 갈릴 뿐이다.

 

천국 아니면 지옥식의 이야기는 기독교교리의 축소판으로 보여진다. 창조가 있으면 반드시 멸망이 있게 마련이다. 원죄론, 대속론, 속죄론, 종말론, 구원론으로 이어지는 교리는 매우 체계화 되어 있어서 이에 맞추다 보니 이분법적인 천국 아니면 지옥식의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이 부분은 전쟁과 윤회를 인정 하는 불교와는 매우 대조적이다. 불교는 무시무종의 세계관에다 지은 업에 따라 다음생이 결정되고 천상과 지옥이 있지만 영원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6도를 윤회하면서 자신이 지은 업에 따라 돌고 돈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누구나 수긍이 가는 내용이 엿보인다. 그러나 직선적인 사고를 가진 기독교는 창조가 있으면 반드시 종말이 있게끔 되어 있다. 윤회와 전생을 인정 하지 않으니 당연히 다음 생은 없고 천국 아니면 지옥인 것이다.

 

기독교의 천국은 닫힌지옥?

 

아무리 사랑 하는 사람이라도 믿지 않으면 지옥행이고 아무리 존경 받는 인물이라도 믿지 않으면 지옥행이라고 한다. 그것도 한번 떨어지면 영원히 빠져 나오지 못하고 고통속에서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나쁜 죄를 지었어도 회개 하고 믿기만 하면 천국에 가서 온갖 즐거움을 누리고 살아 간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런 천국이 정말 가장 이상적인 사회라 볼 수 있을까. 믿지 않고 보기싫은 사람은 지옥에 쳐 박아 놓고 영원히 빠져 나오지 못하게 하고서 믿는 사람들만 가는 천국은 이기심으로 가득찬 사람들 일 것이다. 이기심으로 똘똘 뭉쳐진 그런 천국은 이미 천국이 아닐 것이다. 아마 닫힌 지옥이라고 표현 하면 지나칠까.

 

 

 

 

200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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