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9988234’ 와 가장 이상적인 죽음은

담마다사 이병욱 2008. 3. 24. 09:21

 

‘9988234’ 와 가장 이상적인 죽음은

 

 

 

 

 

안양초등생유괴피살사건

 

안양초등생유괴피살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끔찍하다. 사체를 찾아낸 담당형사의 이야기를 들으면 발굴당시 그 모습이 너무나 무서웠다고 한다. 세상을 잔뜩 증오 하는 듯한 모습이 보기에도 무섭고 끔찍했다는 것이다. 예기치 못한 죽음에 대하여 죽는 순간까지 세상을 원망하는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예기치 못하게 죽는 변사체로 발견 되는 죽음이 1/4에 달한다고 한다. 살인사건이나 천재지변으로 인한 사망 그리고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에 이르기 까지 제명대로 살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의 숫자가 많음에 깜짝 놀라게 된다. 병으로 죽는 경우나 노화되어서 죽는 자연사의 경우는 이에 비하면 훨씬 행복한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덕사의 원담스님의 다비식기사

 

수덕사의 원담스님의 다비식기사를 읽었다. 출가수행자로서 무소유의 삶을 살다가 천수를 누리고 자연으로 돌아간 장례식은 무척 행복하게 보였다. 더구나 만명에 이르는 사부대중의 흐느낌에 치러진 다비식은 죽음이란 이렇게 맞이 하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것 같다. 수행자에게 있어서 삶과 죽음은 다르지 않고 같다고는 하지만 보내는 입장에서는 아쉬운 모양이다.

 

신문에 보면 유명인사들의 장례기사를 많이 보게 된다. 특히 돈 많은 재벌의 죽음에는 자본의 위력을 느끼게 한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조문을 오는데 그 중에는 정계와 재계등 이땅의 내노라 하는 실력자들이 줄줄이 다녀간다. 죽어서 까지 호사를 누린다는 생각이다. 아마도 이해관계에 민감하기 때문에 다녀 갔을 것이라 추측이 된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전혀 감동이 없지만 이해관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들은 이것도 일종의 비즈니스활동의 일환으로 생각 하기 때문일 것이다.

 

‘9988234’

 

잘 태어 나는 것도 중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잘 죽는 것이라고 한다. 이른바 웰다잉이다. 그래서 웰다잉 특강도 열리고 어떻게 하면 잘 죽을 수 있을까 고민 하기도 한다. 심지어 메스콤에서는 ‘9988234’라는 유행어 까지 만들어 졌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삼일 앓고 난 후에 죽는다 라는 말이다. 오래 살되 건강하게 살고 또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조용히 간다라는 뜻이다.

 

태어나는데는 순서가 있지만 죽는데는 순서가 없다고 한다. 한평생 살면서 언제 어떻게 어떤 일을 당할지 예측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한평생 잘먹고 잘살다가 죽는 것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삶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잘살지도 못할뿐더러 잘 먹지도 못하고 심지어는 변사체로 발견되는 영혼은 얼마나 억울할까 생각 해 본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죽음에 대하여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무척 당황 할 것임에 틀림 없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떤사람은 두 눈을 부릅뜨고 공포에 질린 듯한 채 죽음을 맞이 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전혀 죽음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맞게 되는 죽음에 대한 공포일 것이다. 변사체로 발견되고 심지어 사인마져 밝혀지지 않은채 죽는다면 그 영혼은 무주고혼으로 될 것이다. 자신이 죽은지 조차 모르고 그 자리를 배회하는 외로운 영혼이 되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죽음은

 

선사들의 죽음은 감동을 주고 있다. 수행의 도가 깊어서 일까 자신의 죽음을 예측하고 미리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언제 죽을 것이라고 말해 주기까지 한다. 죽을때는 앉아서 임종에 드는 좌탈에 드는 경우도 있고 임종게를 남기기 까지 한다. 이러한 죽음은 정신이 멀쩡한 상태에서 맞이 하는 죽음일 것이다. 보통사람들이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기절하다시피 죽음을 맞이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아마도 가장 이상적인 죽음은 석가모니 부처님일 것이다. 경전에는 선정에 들어서 가장 정신이 맑을 때 열반에 들었다고 한다. 정신이 맑았을 때 죽는 것하고 혼수상태에서 죽음을 맞이 하는 것은 커다란 차이가 있을 것이다. 흔히 하는 말 중에 나무아미타불열번을 부르고 임종에 든다면 아미타 부처님이 계시는 천상에 태어난다고 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을때 기절하다시피 하여 혼수상태에서 죽는 다고 하는데 그 순간에 아미타불을 열번 부르고 죽을 정도이면 보통수행가지고는 힘들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일편생 사는 것도 힘겹지만 제정신을 가지고 잘 죽는 것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다.

 

 

 

200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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