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후기

한류열풍과 일본시대극 ‘아츠히메(篤姫)’를 보고

담마다사 이병욱 2008. 4. 1. 09:36

 

한류열풍과 일본시대극 아츠히메()’를 보고

 

 

 

 

아유 재프니즈?(Are you Japanese?)

 

아유 재프니즈?(Are you Japanese?)”. 해외에 나가서 외국인과 마주치면 흔히 듣는 질문이다. 특히 유럽과 같이 잘사는 나라에서는 동양사람만 보면 이와 같이 묻는다. 일본사람이 아니고 한국사람이라고 말하지만 그들은 의례히 이렇게 묻는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은 동양사람을 만나면 일본인이냐고 묻는 것이 예의 라고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은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그 이상이다. 같은 황색인종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일본을 명예백인으로 쳐 준다는 것이다. 과거 그들과 겨루었고 지금도 경제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안방에서 볼수 있는 일본방송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한국방송프로그램이 인기 있다고 한다. 특히 드라마와 같은 프로그램은 왠만한 채널에서 다 볼 수 있다. 실제로 중국에 가보면 여러개 채널에서 한국드라마를 볼 수 있다. 중국어로 더빙 하는 경우도 있고 한국말 그대로 나오면서 중국어 자막만 비추는 경우도 있다. 이에 못지 않게 일본 TV채널도 많이 볼 수 있다. 주로뉴스와 같은 현지인을 위한 방송이다. 이런 채널은 NHK에서 방송 하고 있고 잔세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왠만한 도시에서는 다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안테나만 달면 일본방송 수신이 가능 하다. 지금은 케이블을 통해서도 다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케이블TV를 보지 않더라도 공청시설을 통해서 BS과 같은 일본방송 두개 채널은 어디서든지 볼 수 있도록 해 놓고 있다. KBS MBC SBS와 같은 공중파와 함께 일본방송을 안방에서 누구나 다 시청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곳이 우리나라 현실이다.

 

BS12 NHK공영방송으로서 매우 건전한 프로그램 위주로 짜여져 있다. 스포츠 드라마 영화와 같은 볼거리 뿐만아니라 뉴스 정치 경제등 매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품격을 유지 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일본어를 조금만 알면 들여다 볼 수 있을 정도이고 특히 자막이 나오는 경우는 이해가 더 쉽다. 그 중에 눈길을 끄는 프로가 일본시대극이다.

 

눈길을 끄는 일본시대극 아츠히메()’

 

일본시대극 하면 주로 도쿠가와막부말기에 진행되는 메이지유신때까지의 근대화과정과 도쿠가와막부가 천하통일했을 때의 전국시대가 가장 인기인는 주제이다. ‘대망이나 료오마가 간다와 같은 대하소설에서 잘 묘사 되고 있는 부분이다. 최근에 BS2에서 아츠히메()’ 라는 대하드라마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막말유신초기가 시대적인 배경이다.

 

이 프로는 사츠마번의 양녀가 에도막부에 시집가서 장군의 부인이 되고 그 장군의 부인을 중심으로 에도막부를 그린 대하드라마이다. 일본역사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시기가 유신을 이룩하기 까지의 과정일 것이다. 마치 일본을 위해서 일어난 사건인양 그때 활약했던 인물들의 무용담과 영웅적인 행위는 드라마의 단골소재이다. 그리고 일본인들은 이 부분에서 가장 열광한다.

 

이시대극의 또 다른 특징은 일본의 전통과 역사를 소개 할 뿐만 아니라 도입부에서 보는 음악과 컴퓨터 그래픽도 일품이다. 드라마가 끝나면 해당 유적지도 소개 하고 심지어는 전철로 찾아 가는 방법까지도 알려 준다.

 

좀더 자세히 알기 위해서 인터넷을 뒤져 보았다. 놀라웁게도 아츠히메가 자세히 소개 되어 있었다. 심지어는 자막이 포함된 동영상까지 올라 와 있지 않은가! 그리고 줄거리나 내용도 상세히 소개된 글도 많았다. 일본위성방송이 안방까지 점령 한 것 까지는 알았어도 이렇게 인터넷에서까지 인기 있는 주제일줄은 몰랐다. 더구나 일본드라마 매니아도 있다고 하니 일본문화의 위력이 실감된다.

 

 

 

Kagoshima-Sakurajima

 

 

 

일본의 국민작가시바료타로(司馬遼太)’

 

NHK는 자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대상으로 방송 되고 있다. 전세계에 퍼져 있는 자국국민들에게 자국어로 방송 하여 정체성을 잃게 하지 않을 목적도 있지만 타국민들에게도 자신들의 문화를 전파 하는 목적도 있을 것이다. 특히 드라마의 경우 일본을 선전 하는 좋은 도구이다. 그 중에서도 시대극은 가장 일본적인 냄새를 풍기고 있다. 전통의상과 깍듯한 예절, 사무라이로 대변되는 무사도정신등은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인 것이다.

 

오래전에 일본의 국민작가가 불리우는 시바료타로(司馬遼太)’료오마가 간다(龍馬が 行く)’ 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제국의 아침등으로 번역 되어 나와서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읽혀 졌던 책이다. 작자는 서문에서 패전에 지친 국민들에게 꿈과 용기를 불어 넣어 주기 위해서 집필하였다고 한다. 내용은 도사번 출신의 하급무사인 사카모토 료오마의 활동으로 사츠마번과 죠오슈번이 동맹하여 막부를 물리치고 일본근대화를 이룩 하는 과정을 다룬 책이다. 이책을 읽다 보면 일본인들이 일본인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할만 하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사항은 왜 우리나라는 사카모토 료오마와 같은 영웅이 나오지 못하였는가 하는 점이고 국민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실어주는 시바료타로와 같은 작가와 책이 없었느냐에 관한 아쉬움 이었다.

 

정체성이 없는 민족은 문화식민지에 사는 사람에 불과

 

일본인에게 있어서 일본근대화 과정만큼 가장 재미있고 모두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시절이 없었다. 따라서 그 시절에 활약 하였던 사카모토 료오마나 사이고 다카모리와 같은 영웅은 언제나 인기 있고 그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드라마는 언제나 인기만점이다. 지금 방송되고 있는 아츠히메 역시 그런 시대상황을 배경으로한 일본인들에게 인기만점의 시대극이다. 그런 시대극을 우리나라 안방에서 그리고 인터넷에서 보고 있는 세상이다.

 

아시아를 비롯한 여러나라에서 한류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주로 인기가수나 드라마에 한해서이다. 그러나 일회성 내지 한때 유행하는 것으로 그친다. 재미는 있을지 몰라도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알리기에는 미흡하다.

 

영화나 TV를 보면 역사를 소재로 한 외국작품을 많이 볼 수 있다. 미국의

남북전쟁이나 영국의 핸리8세 이야기 그리고 일본의 장군과 같은 이야기

드라마로 영화로 책으로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서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마땅히 내놓을 만한 작품이 없는 모양이다. 국력이 약해서일까 아니면 작가가 없어서 일까. 가장큰 문제는 우리나라의정체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근대화 과정에서 나라가 망하고 서구문화가 급격하게 도입되다 보니 우리

은 낡고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는 의식이 팽배해 있다. 과거 우리역사와

문화는 부끄럽고 창피한 것이고 반면에 새로 받아 들인 서구문화는 문명

이고 실용적이라는 의식이 은연중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미

신내지 우상숭배로 폄하 하기까지 한다. 이러다 보니 민족정체성이 있을리

고 그런 상황에서 세계적인 시대극이 나올리 없는 것이다.

 

한때 가장 세계적인 것은 바로 우리것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쏙 들어 갔지만 찾아 보면 얼마든지 세계에 알릴수 있는 소재는 무

궁무진 하다. 템플스테이도 그 중에 하나 일 것이다. 우리것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은 문화식민지에 사는 사람에 불과 하지 않을까 

 

 

 

 

2008-04-01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