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후기

‘아츠히메’를 보고 있노라면 착잡하다

담마다사 이병욱 2008. 4. 24. 08:33

 

아츠히메를 보고 있노라면 착잡하다

 

 

 

 

일본NHK에서 방송 하고 있는 대하사극

 

아츠히메. 일본NHK에서 방송 하고 있는 대하사극이다. 연말까지 총50회에 걸쳐서 방송 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16회가 방영되었다. 이 시대극에 관심을 갖게 된것은 전적으로 안방에 까지 서비스 되는 위성방송의 영향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가정에는 케이블을 통해서 여과없이 일본 BS방송을 재전송해 주고 있다.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가 보게 된 것이다.

 

그냥 TV만 보아서는 내용을 이해 할 수 없다. 짧은 일본어 실력으로는 알아 듣기 힘들다. 그러나 인터넷에 들어가면 친절 하게도 자막이 들어간 녹화물을 게시해 놓고 있다. 내친김에 1회서 부터 16회 까지 다 보게 되었다.

 

에도막부의 말기가 시대적 배경이다. 일본 서남쪽 끝모서리에 있는 사츠마번의 공주가 에도막부의 장군가에 시집가서 혼란기에 일본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오래전에 소설로 읽은 료오마가 간다를 읽었지만 화면을 통해서 보는 이야기전개가 더욱 더 실감이 난다. 특히 에도막부 말기의 무사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모습 그리고 예절, 권력투쟁등이 생생 하게 펼쳐지고 그 와중에 일어나는 사랑이야기도 약방의 감초로 등장 하다.

 

드라마에서 보는 일본무사

 

드라마를 보면 일본무사들의 모습이 등장 한다. 머리중에 가운데만 남겨두고 밀어낸후에 상투를 튼 모습이 무척 낯설게 느껴 졌지만 자주보니 익숙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여자들의 경우 화복을 입은 모습도 그 나름대로 아름다워 보인다.

 

이시대는 철저하게 상하가 구분된 가문위주의 사회이다. 무사라도 상급무사가 하급무사가 있다. 상급무사는 상사라 부르고 하급무사는 향사라 불리운다. 향사는 상사에게 철저하게 복종 하는 수직 구조로 되어있고 신분상의 이동은 거의 불가능하다. 명령을 내리면 하이라고 말하지 않고 라고 크게 대답하고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반드시 무릎을 끓고 앉아 있으면 상대편도 무릎을 끓고 앉아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설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다.

 

흔히 일본을 가깝고도 먼나라라고 말한다. 가까이 있기에 어떤식으로 든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일본을 속속들이 다 알고 있다고도 볼 수 없다. 책이나 매스콤을 통해서 듣는 단편적인 지식일 뿐이다.

 

일본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이상의 나라

 

일본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이상의 나라임에 틀림없다. 우리가 세상물정 모르고 태평하게 있을 때에 그들은 이미 근대화를 시작 하였고 지금은 전세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강대국이 되었다. 그 단적인 예가 세계의 정치와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G7국가중의 하나라는 사실이다. 그렇게 되기 까지에는 근대화 과정에서 드라마와 같은 역사가 있었던 것이다. 지금 그 드라마와 같은 역사를 드라마를 통해서 다시 보고 있는 것이다.

 

역사에 있어서 가정은 무의미 하다. 만일 우리도 그때 당시에 젊은 지사들이 많이 나와서 개혁을 하고 개방하여서 근대화를 이룩 하였다면 나라가 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일본과 같은 경우는 이때 수많은 지사들이 등장 하였고 페리가 내항한지 10여년만에 급속하게 정치제제가 바뀌어 근대화를 이룩 한 것이다. 이삼십대의 젊고 패기 있는 지사들이 주도 하는 새로운 세력은 나라를 정비하고 힘을 축적 하게 된다. 미국에 페리에게 당했던 수모를 기억 하면서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등 사회전분야에 있어서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한다.

 

사이고 다카모리와 정한론

 

드라마에 등장 하는 사이고 다카모리에 주목한다. 이 사람은 사츠마번의 하급무사출신이다. 신분이 매우 낮은 무사이지만 영주에 마음에 들어서 출세가도를 달리게 된다. 나중에는 에도막부를 타도 하기 위한 반정부군 총사령관에 임명되게 된다. 드디어 반정부군과 막부의 정부군이 에도에서 대회전을 벌이게 될 순간이다. 사츠마출신 공주인 아츠히메와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막부의 장군가에 시집온 하츠히메는 이를 잘 조절하여 전쟁이 나지 않고 에도성을 열도록 막후에서 역할을 하게 된다. 드라마는 앞으로 이부분을 강조 할 것이다. 이로써 에도 막부는 타도 되고 메이지 유신이라는 새로운 정치체제가 시작 된다.

 

유신이 성립되고 난후에 사이고 다카모리는 그 남는 힘을 이용하여 조선을 치자고 주장 한다. 이른바 정한론(征韓論)이다. 만일 이때에 조선을 쳐 들어 왔다면 준비가 안된 조선은 그대로 먹힐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을 것이다. 이런 정한론이 먹혀 들지 않자 사이고는 자신의 고향이 있는 큐슈를 일대로 반란을 일으킨다. 이제 거꾸로 반란군이 된 사이고는 유신정부군에 반란이 진압이 되고 자신은 자살로서 최후를 마치게 된다. 이것이 서남전쟁이다.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착잡 하기만 하다

 

소설속에 등장 하는 인물은 도사번의 사카모토 료아마나 죠오슈번의 이토오 히로부미 사츠마번의 사이고 다카모리키모츠키 나오고로등이 등장 한다. 이들 모두 일본 근대화의 영웅들이다. 드라마에서도 앞으로 이들의 대 활약이 펼쳐질 것이다. 그런데 이들 드라마나 소설을 보고 있노라면 착잡 하기만 하다. 이들 젊은 지사들이 일본 근대화를 이루어 세계사를 바꾸는 강대국이 되어 가지만 역으로 우리나라는 그들의 힘에 압도 되어 결국은 나라마저 빼았겨 버렸기 때문이다. 그 것도 메이지 유신을 이룩하자 마자 정한론이 나왔다 하니 일본의 부흥은 우리의 불행의 시작 이었던 것이다.

 

지금 보고 있는 일본 드라마는 재미도 있을 뿐만 아니라 흥미 진진 하다. 그들의 역사를 다시 한번 보는 계기도 되고 그들의 문화도 알게 된다. 막연하게 혐오 하는 감정만 가지고는 그들을 따라 잡을 수 없을 것이다. 비록 안방에 까지 침투한 그들의 문화를 보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한류열풍이 일본에 까지 퍼져서 한류스타들이 대접을 받는 다고 하지만 안방까지 파고 드는 전파의 위력에 비하면 보잘 것 없다는 생각이다. 그들이 선택해서 방영 하기 때문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였다. 그들을 극복 하려면 알만치 알아야 될 것이다. 그들을 제대로 모르면 백전백패가 될테니까 말이다.

 

 

 

 

2008-04-24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