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후기

'아츠히메(篤姫)'를 보는 재미에 푹 빠져

담마다사 이병욱 2008. 6. 19. 10:27

 

'아츠히메()'를 보는 재미에 푹 빠져

 

 

 

 

갑자기 힙합춤을 추듯이

 

미국총영사 해리스 앞에서 이에사다는 갑자기 힙합춤을 추듯이 요란한 모션을 취하고 힙합송을 하듯이 자신의 견해를 말한다. 순간적으로 바보가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에사다는 자신의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해서 바보인체 하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보는 '아츠히메24'에 나오는 장면이다. 1853년 미국의 흑선이 내항한이래 국교를 수립하자고 압박이 가해져 오는 상황에서 장군을 만나자고 총영사 해리스가 줄기차게 요구한다. 이런 핑계 저런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또 다시 군함이 온다는 소식에 더 이상 미룰 수 가 없어서 만나 주게 된 것이다. 그런데 만나는 조건은 미국총영사가 일본식으로 무릎을 꿇고 배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서 배알 하는 것인데 키가 장군보다 더 크기 때문에 그를 압도할 묘안을 생각해 낸다. 즉 다다미 수십장을 쌓아 놓고 그 위에 장군이 앉아 있는 것이다. 그러면 미국총영사는 장군을 쳐다 보면서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은 아츠히메의 아이디어이다. 이 일로 인하여 13대장군 이에사다와 정략결혼한 그의 처 아츠히메가 더욱 친밀 해지는 계기가 된다.

 

인터넷으로 아츠히메를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 될까 다음주가 궁금해 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극은 역사를 대충 알 수 있기 때문에 어 느정도 줄거리를 짐작 할 수 있으나 일본 사극은 그들의 역사를 잘 모르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 갈지 알 수 없다. 이런 점이 드라마를 더 재미 있게 느끼게 해 주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미 아는 뻔한 역사적인 사건일지라도 어떻게 연출하고 어떤방식으로 연기 하느냐에 따라 재미는 달라진다. 한때 우리나라 사극이 보는 재미를 느끼게 했던 것을 떠 올리면 될 것 같다.

 

우리와 정서가 비슷한 '아츠히메'

 

일본시대극 아츠히메를 보면서 정서는 우리와 비슷함을 느꼇다.  말과 의상만 다를뿐 마치 우리나라 드라마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거기에는 동양문화에 대한 공통분모가 자리 잡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같은 한자 문화권에다 전통을 소중히 여기고 더구나 불교문화가 믿바탕 되어 있는 것이 정서가 공유되고 있는지 모른다.

 

일제36년간 지배를 받아 피해의식에 늘 사로 잡혀 있는 것이 우리민족이다. 거기에다 문화적인 열등의식에 사로 잡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아직도 전면적인 문화개방이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일본이 문화적으로 더 앞서 있다는 것은 부인 하기 어려운 사실일 것이다. 단적으로  공영방송에서 일본드라마나 일본 영화가 상영 되는 것은 볼 수 없다. 국민정서상 맞지 않는다는 큰 이유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 바탕에는 문화적인 열등감도 깔려 있다고 보아야 한다. 문화에 자신이 있으면 개방 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반면에 일본에서는 우리나라 드라마가 공영방송을 통하여 방영 되기도 하고 한류스타들의 인기도 대단하다. 어떤 면에 있어서는 일본은 우리보다 더 개방 되어 있고 그 만치 문화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발로일 것이다.

 

흑백TV시절부터 미국드라마를 보고 자란세대

 

흑백TV시절 부터 미국의 드라마를 보고 사람들은 자라 왔다. 서부극이나 멜로드라마 코미디등 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프로그램은 아무 여과 없이 들어와 안방을 차지 한 것이다. 그 것도 TV가 생기면서 시작 되었으니 거의 40년이 흐른 것이다. 그러다 보니 미국식 사고방식으로 바뀌었고 미국인을 보아도 이상 하지 않고 매우 친숙하게 느껴 지게 만들었다. 어떻게 이런일이 가능 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미국과 우라나라의 특수한 관계라 여겨진다. 미국의 군대가 주둔 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문화가 전파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고 이에 대한 아무 제재도 없었을 뿐더러 오히려 일부 유학파나 종교인은 미국문화를 조장하고 보급하는데 앞장섰다는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나라의 정체성은 불확실하게 되고 미국 것은 언제나 좋은 것이고 선이고 정의라고 생각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럴까 보수단체의 집회에 미국성조기가 나부낄 정도가 된 것이다.

 

 

photo  donga.com/

 

 

G7 국가나 G8국가를 세계를 주도 하는 선진국이라 한다. 그런 선진국이 되는 조건중의 하나가 국가정체성이 확고 하다는 것이다. 민족적인 자부심과 전통과 문화에대한 자긍심 같은 것이다. 그런데 과거 40년간 우리는 TV에서는 미국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키워주는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 자랐다.  그 결과 그 것을 보고 자란세대들은 미국문화와 미국전통에 대하여 마치 자신의 나라인양 동일시 하게 여기게 되었다. 보수층의 시청앞 집회에 성조기가 나부끼는 것도 그런 현상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미국을 반대 하면 매국이라도 하는양 호들갑을 떨기도 하는 세력이 이 땅에는 엄존 하고 있다. 그런 결과일까 이번에 쇠고기 파동도 한국인의 정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미국숭배주의자들의 판단 착오라 여져진다. 그리고 그 댓가를 톡톡히 받고 있는 것이다.

 

문화열등국으로 남지 않으려면

 

일본시대극 아츠히메는 무척 재미 있다. 에도막부말기의 혼란기에 아츠히메가 일본을 구한 다는 줄거리로서 일본인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 주기에 충분하다. 남의 나라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도 역사적인 안목을 �히고 그들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 하는 것도 하나의 커다란 공부라 생각 된다. 미국의 드라마나 영화에 대해서는 편견 없이 수용 하지만 일본의 문화와 사상에 대하여는 금하고 터부시 하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 식민지 지배를 받은 경험의 산물일 것이다. 지금 미국 문화가 여과 없이 들어 오는 것도 어쩌면 과거 일본식민지 지배 시절 못지 않은 미국 영향력의 산물일 것이다.

 

 

 

 

과거 일제시대 때 일본으로 건너가 공부하고 그들의 문화를 들여 왔듯이 해방후에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인과 생김새도 다르고 사고방식도 다른데 그들 문화에 익숙한 이유는 그들의 문화정책의 영향이 크다. 그리고 그들이 전파한 종교영향 또한 무시 할 수 없다. 무비판적으로 외국의 문화와 사상을 용인하다 보니 전통문화는 천대받고 그 결과 국가정체성도 모호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 가지고는 선진국에 진입 할 수 없다. 언제나 문화열등국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츠히메을 보면 일본이 얼마나 자국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려 노력하고 또한 전파하려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드라마나 문화를 무비판적으로 40년이상 수입하여 마치 문화식민지와 같은 모습이 되어 버렸다. 이제 다시 한번 뒤돌아 볼 때가 된 것이다. 무비판적인 미국문화의 도입으로 쇠괴기와 같은 사태가 촉발 하게 된 것이다. 이제 그런 현상을 바로 잡겠다고 촛불이 타 올랐다면 너무 지나친 비약일까.

 

 

 

2008-06-19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