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후기

아츠히메로 보는 테라다야사건과 사츠마 지겐류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0. 2. 13:03

 

아츠히메로 보는 테라다야사건과 사츠마 지겐류

 

 

 그 동안 밀린 아츠히메를 몰아 보게 되었다. 그 중에 36화에 나오는 '테라다야' 사건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의 하나이다. 테라다야 사건은 같은 사츠마 무사들끼리 테라다야 여관에서 서로 싸우는 장면이다. 같이 무술수업을 하고 한솥밥을 먹었던 너무나 잘 알고 지내는 형제와 같은 사이인 무사들끼리 서로 싸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일본의 근대화과정에서 일어난 가장 비극적인 사건

 

일본의 국민작가로 불리우는 시바 료타로는 '료마가 간다'에서 이 장면을 매우 실감 나게 묘사 하였다. 그리고 일본의 근대화과정에서 일어난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의 하나라고 말하고 있다. 이 사건이 비극적인 것은 같은 동료에 의하여 폭발이 제압 되었다는 것이다. 당시 폭발하기로 한 무사들은 사츠마 군주의 의도와 관계 없이 독자적인 행동을 개시 하기로 하였다.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와 같은 제국주의로 부터 일본을 구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희생하여 양이를 실현 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에도막부의 개국에 찬성 하는 교토의 공가를 습격하여 자신들의 의지를 보여 주고 양이운동을 촉발하겠다는 계획을 가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계획을 사전에 알게 된 사츠마 군주가 이들의 폭발을 막으려 한다. 그래서 같이 무술 수업을 받았던 가장 친한 동료를 보내 설득 하나 이들의 의지를 꺽지 못한다. 마침내 사츠마 군주는 두번째로 무사를 보내서 군주의 명에 따르지 않으면 모조리 잡아 오라고 명한다. 이 때 잡으로 간 무사들 역시 사츠마에서 같은 무술 수업을 받던 동료무사들이다. 이들은 눈물로서 폭발하지 말것을 호소 한다. 만일 폭발한다면 군주의 명으로 잡아 가겠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런 짓을 하기 위하여 우리가 무술을 닦아야 했느냐고 말하지만 먹혀 들어가지 않는다. 더이상 대화는 진척이 없게 되자 남은 것은 서로 간의 싸움만이 남았을 뿐이다. 제압하려 온 무사들은 "군주의 명령으로!"하면서 칼을 빼어 들고 같은 동료들끼리 피비린내 나는 칼싸움이 벌어진다. 폭발조가 제압 되는 마직막 장면에서 우두머리 아리마 신시찌의 마지막 말은 "그래야 되는 거지 사츠마 지겐류는..." 라고 하면서 숨을 거둔다. 여기서 관심이 가는 말은 지겐류이다. 인터넷으로 지겐류를 찾아 보았다.

 

  

 

 

 

 

 

지겐류(示現流)의 역사

 

"사쓰마 번사"하면 지겐류(示現流). 지겐류(示現流)하면 "체스토"! 

타치키(立木=나무기둥)를 박아 세워놓고 목도로 계속해서 때려 부러지면 새로 타치키를 박아 수련한다는 지겐류는 타이샤류나 도다류, 야규 신카게류 등과 함께 전국시대 전후의 실전 검파로 유명했으며 막부말기에도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습니다.  

대단히 실전적이란 말과 같이 일반 검도와는 기본자세(지겐류의 톤보자세)에서부터 차이가 크고 검리도 다르기 때문에 함께 병행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선택은 못될 듯한 유파로 시조는 도고 시게카타(東藤兵衛重位). 그는 어릴적 타이샤류를 배우고 훗날 덴신쇼지겐류(天正自顯流)를 배워 사쓰마에서 지겐류를 창시했다고 합니다.

 

지겐류(示現流)의 특징 

 

지겐류(示現流)의 수련방법은 톤보자세(기본자세)에서 대각선베기를 "체스토"라고 외치면 타치키를 때렸다고 합니다. 고수가 칠때는 연기가 날정도로가 합니다. 또한 그 무서운 검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정신규율과 무장상태도 가히 무사의 근간이라 할 만합니다. 이들의 규칙을 만든 유파의 시조 도조 시게가타로부터 전하는 규율을 보자면

 

-검이란 원래 빼지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검을 빼야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상대를 단칼에 상대를 베어눕힌다는 생각으로 죽음을 각오하고 혼신을 다해 쳐야 한다. 지겐류(示現流)에서 두번째공격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번의 공격, 아니면 죽음일 뿐이다. 지겐류(示現流)의 근본은 '첫 공격을 의심하지 말라, 두번째 공격은 패배이다"라는 것이다.

 

-검이란 적을 베기위해 있는 것이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있는것이 아니다.

 

-수련은 남이 알지못하게 몰래 혼자서 해야 한다.
 

도고 시게카타는 이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검집에 구멍을 뚫어 칼을 실로 묶었다합니다. 이는 살성을 다스리기 위한 하나의 조치라고 할수 있습니다.
이러한 지겐류(示現流)의 정신과 독특한 기술은 그들의 검의 형태까지도 변화시켰는데, 이것은 사쓰마 고시라에라는 독특한 검입니다. 검을 쉽게 뺄수 없도록 칼코등이에 구멍을 내어 실로 연결하는 구멍이 있고, 도검 자체도 긴편이며 중량도 있어 사쓰마 지겐류의 일격필살 후려치기에 가장 알맞다 할수 있습니다.

 

지겐류(示現流)의 검은 사쓰마 코시라에라고 검날의 길이가 약 84~90cm로 긴 편입니다.
긴 도신에 비하여 쯔바가 작고 칼자루의 휨이 없으며 어피 대신 소가죽을 씌우고 그 위에 옷칠을 합니다. 십자묶기는 후치와 카시라 쪽만을 하며 나머지는 한 방향으로 감고 메누키는 아예 없애 버렸습니다.

지겐류(示現流)무사에 의해 죽은건지는 다음의 2가지 경우로 안다고 합니다.
첫째, 머리부터 배꼽아래까지 두동강이 났을 경우
둘째, 머리에 검의 쇠테가 박혔을 경우(검을 두동강이 내면서 쇠테가 머리에 박혔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겐류(示現流)의 일격은 절대로 받지말고 피해야 한다" 라고 까지 말했다고 합니다. (출처http://blog.naver.com/chohyuks/110021333340)

 

 

 

자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겐류는 사츠마의 검법이다. 드라마에서도 지겐류를 연마 하는 무사들의 장면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나무기둥을 박아 놓고 마치 원숭이가 소리 지르는 것 같이 괴성을 지르면서 나무막대기로 연신 때리는 장면이다. 폭발조의 마지막 장면 때 나오는 "그래야 되는 거지 사츠마 지겐류는..." 라고 말한 것 역시 '머리부터 배꼽아래까지 두동강이 났을 경우

와 머리에 검의 쇠테가 박혔을 경우'를 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겐류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일단 칼을 뺏으면 상대를 단칼에 베어 눕히기 위해 죽음을 각오 하고 혼신을 다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칼은 아무 때나 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 테라다야 사건으로 인하여 사츠마 군주 히사미츠는 조정으로 부터 신뢰를 얻게 되고 막부개혁을 위하여 천왕의 칙사와 함께 에도로 향하게 된다. 결국 드라마에서 말하고저 하는 것은 아리마 신시치를 포함한 폭발조가 사츠마를 위하여 자신의 몸을 희생하여 양이의 정당성을 확보 하게 만들어 주었다는 데 중심을 두고 있다. 드라마 말미에는 이들 폭발조의 무덤이 있는 사찰에 가는 방법까지 상세 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 곳에는 8명의 지사의 묘비가 있고 이들의 스스로의 희생에 따라 일본의 근대화에 일조를 하였다는 식의 이야기라고 풀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

 

일본의 근대화는 하급무사들의 활약이 돋 보인다. 가문과 신분에 의하여 제약을 받던 시대에 하급무사들은 격동의 시기에 자신들의 활동의 무대를 넓혀 나간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할까 사츠마번 출신의 하급무사에 지나지 않았던 사이고나 오오쿠보와 같은 사람들이 막부를 타도 하고 새로운 정치체제가 완료 되었을 때 모두 고위직에 올라 근대 국가로 탈바꿈 하는 선봉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폭발조와 같은 수 많은 지사들의 희생 또한 있었음은 물론이다. 이들이 희생된 이야기는 소설로 드라마로 이야기 되어 있어서 짧은 인생을 보충 하고도 남을 듯 하다. 이들 이야기는 1860년대 이야기 이다. 이때쯤 우리나라는 쇄국을 하고 있었고 그 어떤 근대화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던 시기이다. 그 배경에는 중앙집권적 정치체제로서 그 어떤 도전도 용납이 되지 않았고 더구나 지사를 배출 해 낼만한 분위기도 없었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불과 10여년 후에 근대국가로 완전히 탈바꿈한 일본에게 강제로 개국을 강요 당하고 결국에는 먹히는 신세로 전락 하게 된다. 늦게 나마 지사들이 출현하여 나라의 운명을 바꾸어 보려 하였으나 역 부족 이었다. 근대국가로 탈바꿈한 일본은 지금은 세계의 정치와 경제를 좌우 하는 G7국가이다. 그렇게 되기 까지는 근대화과정에서 수 많은 지사들의 희생과 드라마와 같은 극적인 요소가 있었음은 물론이다. 그 이면에는 이들 지사들이 나타날 수 있는 토양 또한 있었기에 가능한 일 이었을 것이다.

 

단지 시대를 앞서 간다는 이유로

 

드라마에 나오는 폭발조8인의 희생을 보면서 지금 벌어 지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을 생각해 본다. 촛불집회로 나라를 바꾸어 보겠다고 나선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 작업이 벌어 지고 있다. 주동자는 물론 심지어는 유모차 부대, 예비군 부대까지 닥치는 대로 소환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수십만명이 가담한 촛불집회를 불법으로 규정 하는가 하면 이에 가담한 사람들 모두 범법자 취급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때 조계사에서는 촛불지도부가 장기간 농성을 벌이고 있다. 단지 잘 못 된 것을 바꾸어 보겠다고 나선 사람임에도 불구 하고 법과 질서를 들이대며 억 누르겠다는 발상이다. 억 누르면 처음에는 무서워 피하겠지만 부당 하다고 생각 한다면 나중에는 두려워 하지 않게 될 것이다. 할테면 해 봐라 하는 식으로 나오면 대책이 없는 것이다. 그런 단계에 까지 가게 되면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조계사에서 농성 하는 사람들의 블로그 (http://blog.daum.net/sube2008) 가 있다. 그들의 블로그를 보면 8인의 얼굴이 나온다. 아츠히메에 나오는 폭발조의 희생자도 8인이다. 농성자들  8인의 사진을 보면 이들도 역사의 희생자라 볼 수 있다. 단지 시대를 앞서 간다는 이유로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이유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들 역시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할 사람들이다. 혹시 모르지 않는가 후대에 소설로 또는 드라마로 소재로 나오게 될지.

 

 

 

2008-10-02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