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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이 뭐가 어때서, 지금 시점에 왜 또 빨치산 타령인가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1. 20. 11:09

 

문근영이 뭐가 어때서, 지금 시점에 왜 또 빨치산 타령인가

 

 

빨치산이야기

 

"둘 이상이 다닐 때는 반드시 선임을 지정 해 주어야 한다" 자전적 기록물 '남부군'에 나오는 이야기 이다. 주인공 이태는 동료와 보급투쟁을 나왔다가 신고로 포위 되자 투항하게 된 동기를 둘 중에 하나라도 선임이 있어서 명령체계가 작동 하였더라면 쉽게 투항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책의 끝 무렵에 이야기 하고 있다.

 

남부군은 빨치산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작자가 실제로 3년간 빨치산 생활을 하면서 보고 느낀 사항을 30년이 지난 후에 감상적으로 적고 있다. 이 책이 발간 되고 나서 팔치산에 대한 관심이 증폭 되었고 책속의 무대인 지리산을 순례 하는 사람들이 생길 정도 이었다. 그 동안 말로만 듣던 팔치산들의 이야기를 책을 통하여 소상히 알게 됨에 따라 남과 북으로 부터 고립되어 고독한 투쟁을 벌이던 잊혀진 영혼에 대한 진지한 재조명이 이루어 진 것도 책이 나오고 나서 부터 라고 볼 수 있다.

 

남부군에 나오는 빨치산이야기는 이병주의 '지리산'이라는 소설에도 원문 그대로 나온다. 그리고 지리산은 TV에서 대하드라마로 제작 되기도 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남부군은 영화화 되기까지 허였다. 책 한 권이 나옴으로 인하여 소설과 TV와 영화등 사회 모든 분야에서 빨치산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그렇다면 빨치산이란 무엇인가. 인터넷사전을 찾아 보았다.

 

빨치산이란 무엇인가

 

 

빨치산 [partisan]

 

(프랑스어로 '동지' 또는 '당파'라는 뜻의 'parti'에서 유래)

일정한 조직체계에 의하지 않는 비정규군의 별칭.

 

스페인어에서 유래한 게릴라(소규모 전투)와 거의 같은 뜻으로 사용된다. 정규군과는 별도로 적의 배후에서 통신소, 경비가 허술한 기지, 병기·연료·탄약 등 물자를 저장하는 곳, 교통의 요지들을 주로 공격한다. 단독·소부대의 행동으로 적을 기습하여 전과를 올리고 신속하게 빠져나와 일반 민중 속에 숨어 반격을 피한다. 따라서 일반 민중의 지원이나 협조가 없어서는 안 되며, 활동지역의 지형 등 그 특색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한다.

한국의 빨치산은 항일무장투쟁을 하던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전후에 있었다. 6.25전쟁중 빨치산은 반()공산주의 빨치산과 공산주의 빨치산으로 나뉜다. 그러나 보통 빨치산이라고 하면 6·25전쟁 전후에 지리산 부근을 근거지로 활동했던 공비를 일컫는다. 공비는 6·25전쟁중 후방교란의 목적으로 다양한 게릴라식의 전투를 벌였으나, 6·25전쟁이 국제연합(UN)군의 승리로 끝나자 곧 괴멸되었다.

 

빨치산은 어원은 러시아어 '파르티잔(Partizan)'에서 유래 하였고 게릴라와 같은 소규모 부대 단위로 활동 하는데 민간의 지원이 없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통상 빨치산 하면 우리나라의 지리산에서 활동 하던 공비를 일컫는 다고 사전에 나와 있다.

 

지금 시점에 왜 또 빨치산인가

 

이제는 거의 잊혀져 가던 빨치산이라는 말이 다시 재점화 되고 있다. 엉뚱하게도 극우보수논객 지만원으로 부터 발화 된 것이다. 배우 근영의 외할아버지가 빨치산이었고 비전향 장기수이었다는 것이다. 또 외할아버지의 동생이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 총에 맞아 죽었다는 것도 알리고 있다. 극우 보수적인 관점에서 보면 문근영은 반역의 땅에서 태어난 빨갱이 가족이다. 그리고 그녀의 기부행위도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하는 '음모'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땅에서 기득권을 쥐고 있는 사람들의 한 단면을 보여 주고 있는 대표적인 악의적인 글이라 볼 수 있다.

 

이데올로기의 차이로 남북이 갈리고 그 역사의 수레바퀴속에서 낙오된자들이 빨치산들이다. 북에서도 버림 받고 남에서도 설 땅이 없었던 그들의 실상은 이미 소설로 드라마로 영화로 나와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50년이나 지난 일을 다시 꺼내서 이념논쟁에 불을 지피겠다는 것은 그 이념으로 먹고 살겠다는 일부보수기득권집단의 발로라 볼 수 있다.

 

남북분단을 이유로 이념으로 먹고 사는 집단이 일부보수기득권세력이다. 그런 집단중에 신문이라고 예외 일 수 없다. 사회에서 이슈화 되고 있는 사항에 대하여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사항은 보도 하지 않는 것이 그들의 원칙이다. 그러나 보수신문들은 일제히 문근영에 대한 악플사건을 크게 다루고 있다. 물론 보수논객 지만원을 비판 하고 있지만 그 글을 빙자하여 문근영의 가계가 빨갱이 집안이고 반역의 땅에서 태어난 점을 크게 부각 시키고 있다. 즉 이나라를 이념으로 나누고 거기다가 지역차별까지 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나경원의원의 '여교사 비하 발언'이나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이야기는 눈을 씻고 보아도 찾아 볼 수 가 없다. 자신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아서 일 것이다.

 

지리산 법계사에 가보면

 

지리산 법계사가 있다. 이곳으로 12일로 순례법회를 금년 봄에 간 적이 있었다. 법계사는 해발 1450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 하고 있다. 이 법계사터에 빨치산의 지휘본부가 있었다고 한다. 지대가 높을 뿐만 아니라 전망도 좋아 본부로 하기에 아주 양호한 장소 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빨치산의 어떤 흔적도 발견 할 수 없다. 단지 법계사 아지트가 이곳에 있었다는 팻말만 붙어 있다. 지금은 수많은 등산객과 참배객이 들락 거리지만 50년 전에는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닌 사람들이 고립되어 이곳 법계사터에서 모여 있었을 것이다. 책속에 나오는 장면중의 하나는 이들의 축제하는 모습이다. 달밤에 모닥불을 피워 놓고 러시아 민요와 함께 돌아 가며 러시아식춤을 추고 있는 장면이다. 궤멸직전에 벌어진 이런 축제의 모습이 달밤의 스산한 날씨와 함께 매우 기괴스러웠다고 작가는 적고 있다. 지금의 그 장소는 절이 들어서 있어서 밤새 기도소리와 목탁소리만 들린다. 달밤에 듣는 목탁소리는 좌우이념 대립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극락왕생을 비는 것 같이 느껴진다.

 

 

 

 

 

 

이념으로 먹고사는 사람들

 

책 남부군이 나온 것은 작자가 투항 하고 난지 30년 후다. 강산이 세번 바뀌고 한세대가 훌쩍 지났기 때문에 이제는 기록으로 남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썻다고 작자는 밝히고 있다. 사람들이 막연하게 들어 오던 빨치산들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것도 책과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이다.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닌 상황에서 역사의 수레바퀴에 희생된 사람들이 빨치산들이다. 50년이 지난 지금 그런 불행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념 대립의 희생양으로 삼고 특정지역 출신의 배우를 매도 함으로써 지역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집단들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행태에 대하여 보수신문들도 지만원에 대하여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동정 하는 듯 하면서 이데올로기 문제를 부각 하는 것을 잊지 않는 것도 보수신문의 또 다른 행태이다. 아직도 우리사회는 이념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설치는 시대라 볼 수 있다. 남북이 통일 되어서 좌우 이념이 사라지면 과연 그들은 무엇으로 먹고 살아 갈까.

 

 

 

2008-11-20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