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천지불인(天地不仁), 인간과 자연환경과의 화해는 가능 할까

담마다사 이병욱 2008. 5. 15. 10:16

 

천지불인(天地不仁), 인간과 자연환경과의 화해는 가능 할까

 

광우병 조류독감 지진 태풍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상책일 것

 

 

 

 

천지불인(天地不仁)

 

천지불인(天地不仁), 노자의 도덕경이 나오는 말이다. 문자 그대로 해석 하면 자연은 인자하지 않다 이다. 그러나 사전적인 해석은 천지는 만물을 생육함에 있어, 억지로 인심을 쓰지 아니 하고 자연 그대로 맡김이다.

 

버어마의 싸이클론으로 인하여 수십만의 사상자가 나고 중국에서 지진으로 인하여 수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고 있다. 아무리 현대 과학 문명이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자연재해 앞에서는 무력함을 보여 준다.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재앙 앞에 속수무책이다. 이 것을 두고 어떤 이는 그들의 신을 믿지 않아서 발생 했다고 하는 종교지도자도 있지만 이것을 신의 뜻이라고 볼 수 있을까.

 

김용옥이경숙

 

2000년이 시작 되면서 도올 용옥 EBS에서 노자의 도덕경 강의를 하였다. 첫 강의때 주제는 거창하게 세가지를 거론 하였다. 즉 화해시리즈이다. '인간과 자연환경과의 화해' '종교와 종교간의 화해' '지식과 삶의 화해'이다. 그리고 그 특유의 직설적 화법으로 유쾌하고 통쾌하게 사회와 현실에 대하여 비판 하였다. 그의 강의를 환호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매우 싫어 하는 사람도 있어서 그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린다.

 

21세기 벽두에 노자를 통해서 화두를 던지 김용옥의 글은 그의 저서 '노자와 21세기'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그의 해박한 지식이 유감 없이 발휘되고 육두문자도 거침 없이 쓴다. 그리고 자화자찬식의 신변이야기도 빼 놓지 않는다. 어찌 보면 원맨쇼를 하는 개그맨을 보는 것 같다. 그러나 듣는 사람 입자에서 보면 매우 통쾌 하기 이를 데 없다. 이제 까지 금기시 되어 왔던 종교나 권위에 대한 거침 없는 비판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사천리로 나가고 막무가내식의 그의 강의에 제동을 걸고 이의를 제기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김용옥을 잡는 아줌마인 주부 이경숙이다.

 

이경숙의 저서 가운데 하나인 '노자를 웃긴 남자'라는 책이 있다. 그녀는 이책에서 김용옥 '노자와 21세기'에 관해서 조목조목 비판 한다. 김용옥이 구어체로 책을 쓴 것과 같이 이책 역시 구어체이다. 특히 인터넷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용어를 사용 하였다. "얘가 하는 말 함 보자" 이런 식이다. 단숨에 책을 읽고 나니 김용옥이 잘못 해석 한 부분도 꽤 되는 것 같았다. 섬세하고 꼼꼼하게 잘못된 부분을 지적 할 뿐만 아니라 놀라운 것은 그녀의 해박한 고전에 대한 지식이었다. 과연 주부로서 아줌마로서 이런 정도의 책을 쓸 정도면 상당한 정도의 내공을 갖춘 실력자임에 틀림 없었다. 그래서 이경숙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그녀가 지은 또 다른 책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바로 '마음의 여행'에 관한 책이다. 자연과학으로 풀어본마음에 관한 내용이다. 주로 불교의 오온이나 아뢰야식과 같은 마음의 현상에 대하여 현대물리학과 접목시켜서 풀이 한 것이다.

 

이미 이경숙은 인터넷 초창기 부터 활약하던 논객임을 알 수 있었다. 초기 PC통신 시절에 '클라우드(cloud)'라는 아이디로 활약하였고 회원들과 주고 받은 이야기를 엮어서 만든 책이 '마음의 여행'이라는 것이다. 아줌마나 주부로 알고 있었지만 아줌마 같지 않은 아줌마이고 주부 같지 않은 주부 이었던 것이다. 이후에 이경숙은 노자의 도덕경에 대하여 올바른 해석이라는  케치프레이즈로 '이경숙도덕경'을 내 놓는다. 인터넷에 글을 쓰던 방식과는 다르게 품위있고 격조높게 글을 쓴 것이다. 원문을 그대로 직역을 하고 나름대로 해설도 한다. 그리고 한자 연습까지 할 수 있도록 한자 풀이 까지 하고 있다. 심지어는 사경까지 할 수 있도록 책에 배려 해 놓았다. 아마 이경숙 필생의 역작이 아닌가 싶다.

 

김용옥이 던진 화두

 

김용옥 21세기가 시작 되는 2000년에 들고 나온 화두가 '인간과 자연환경과의 화해'이다. 노자의 무위자연을 현대에 맞게 접목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제까지 서구 문명의 주도 아래 자연을 파괴하고 인위적인 물질문명만을 추구 하는 세태에 대한 비판인 것이다. 그래서 그 해법을 노자를 통해서 찾아 보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가장 큰 사건들이 아마 자연재앙과 인간이 저지른 재앙일 것이다. 지진이나 태풍과 같은 자연현상은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현상이지만 미친소파동이나 조류독감과 같은 경우는 사람들이 저지른 결과에 대한 과보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돼지나 닭들에게 소고기를 갈아 만든 육류사료를 주어 속성으로 만들어 고기를 생산 한다. 또 그 고기 찌꺼기를 버무려 소에 사료로 쓴다. 소가 소로 만든 육류사료를 먹지는 않지만 닭을 통해서 제공된 소고기 사료를 먹기 때문에 결국은 간접적으로 동족으로 만든 사료를 먹는 것이다. 초식동물에게 육류로 만든 사료를 주는 것도 비정상인데 거기다가 동족이 들어간 사료를 제공 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 해도 크게 벗어 난 것 같다. 그것도 항생제가 투여된 사료를 말이다.

 

동족을 먹고 자란 동물들이 미치지 않은 것이 이상 할 정도이다. 좁은 축사안에서 스트레스가 잔뜩 쌓인 상태에서 거의 미칠지경에 이른 독이 잔뜩 배인 살코기를 현대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먹고 있다. 결국은 거기에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사람의 몸 안에 들어 오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그런 바이러스는 예전에 한번도 본적이 없는 신형변종바이러스라 한다. 한번 걸리면 치료약도 없는 최악의 상황이 되는 것이다.

 

자연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상책일 것

 

자연재앙은 일부 지역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이다. 인간이 개입하여 생긴다기 보다 자연활동의 결과로서 발생 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체로 발생되는 부분에 사는 사람들이 피해를 당하지만 사람들은 담담히 받아 들인다. 노자에 나오는 천지불인이라는 말도 이런경우에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누구는 예뻐서 봐주고 믿어서 봐주고가 아닌 것이다. 즉 천지는 만물을 생육 함에 있어서 억지로 인심을 쓰는 것이 아니고 자연그대로 맡기는 것이다.

 

천재에 반하여 인재는 분명 인간의 탐욕적인 요소가 자리 잡고 있다. 살아 있는 존재가 살아 있는 존재를 먹을 수 있다. 동물세계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 한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사육하고 그 것도 초식동물에게 육식사료를 줄 뿐만 아니라 동족사료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런 동물들은 전염병과 같은 바이러스와 질병에 취약하기 때문에 대량의 항생제가 투여 되는 것은 보통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인간이 만든 인재라는 것이다.

 

천재와 달리 인재가 더 무서울 수 있다. 특히 먹는 문제는 당장 생명과 직결된다. 조류독감이 퍼져서 감염 된다면 삽시간에 서울의 인구가 모조리 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찌 지진과 태풍과 같은 천재와 비교 할 수 있을까.

 

김용옥 21세기 벽두에 던진 화두가 이제 그 진가를 발휘 하는 것 같다. 다른 무었보다도 자연환경과의 화해를 말한다. 책에서 유쾌 통쾌 하게 현실 비판을 많이 하였지만 그래도 이 화두 하나 만큼은 김용옥김용옥 답게 만들어 준다. 조류독감, 미친소 파동을 보면서 서구물질문명의 한계를 느낀다. 이제는 동양의 정신문명의 가르침이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해결 하려면 천지불인의 해석과 같이 자연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상책일 것 같다.

 

 

 

 

2008-05-15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