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희고 고운 손을 부끄러워 해야

담마다사 이병욱 2008. 5. 28. 10:33

 

희고 고운 손을 부끄러워 해야

 

 

 

 

흠결 없는 명품승용차를 보면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고급승용차나 명품승용차를 볼 수 있다. 한결 같이 같이 흠집 하나 없다. 그리고 막 출고된 차처럼 깨끗하다. 거기에 타고 있는 사람 역시 흠결하나 없는 옷차림과 말간 얼굴과 희고 고운손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흠집하나 없는 완벽하게 깨끗한 명품승용차에 가까이 해서는 안된다.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행여 부딪치기라도 한다면 그 손해는 생각 하는 것 이상으로 막대하다. 고급승용차와 명품승용차는 일종의 재산이기 때문에 자그마한 흠결이 나도 배상을 해 주어야 한다. 생계형으로 몰고 다니는 것과 다르다는 이야기이다. 만일 돈 없는 서민이 이들 차와 부�쳤다면 막대한 배상을 각오 해야 한다. 그래서 그럴까 유독 고급승용차와 명품승용차가 흠결 없이 깨끗한 이유가 이들승용차를 피해 다니기 때문에 깨끗함을 유지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전에 없는 '자진연행'

 

촛불집회가 이제 가두시위로 발전 하였다. 벌써 몇일째 계속 되는 현상이지만 상대측은 끔쩍도 하지 않는 눈치이다. 이제 잡아가겠다고 해도 도무지 무서워 할 줄 모른다. 아예 자진해서 들어 가는 모습이다. 전에 없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사태가 새로운 방향으로 진행 되고 있는 것이다

 

가두시위를 두고 보수신문은 연일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교통을 방해 한다느니 노점상의 생계에 지장을 준다느니 쓰레기와 오물을 함부로 버린다는 등 본질과는 관계 없는 기사를 내 보낸다.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다. 그리고 인터넷의 폐해에 대하여 비난한다. 검증 되지 않은 동영상과 무책임한 글을 올려서 선동 한다는 것이다. 그 만치 인터넷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는 증거가 아닐까.

 

촛불시위는 인터넷 뉴스사이트를 들어 가면 실시간으로 중계 되고 있다. 심지어 시위대를 따라 다니며 생생하게 화면과 음성을 실시간으로 제공 하기 때문에 직접 시위를 보지 않더라도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반면에 종이신문은 이미 지난 내용을 그 다음날에 보여 줄 뿐더러 본질과는 무관한 내용을 실어서 사실을 왜곡 한다. 그런데 문제는 더 이상 그런 내용을 믿지 않기 시작 했다는 사실이다. 시위를 실시간 생중계 하는 마당에 왜곡된 기사를 누가 믿겠는가. 인터넷혁명을 확인 하는 순간이다.

 

천하디 천한 것들

 

우리사회는 보수와 진보, 좌익과 우익, 개혁과 반동등 이분법적으로 확연히 나누어져 있다. 보수는 가지고 있는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노력 하고 있다. 진보는 나누어 갖자고 주장한다. 또 평등을 주장하고 분배를 주장한다. 그러면 보수는 북한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북한의 의견에 동조 하는 좌파라고 몰아 부친다. 이제까지 수없이 써 먹던 수법이다. 이번에도 그런 기사로 넘쳐 나는 것을 보수신문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보수의 진보에 대한 입장은 강경하고 에누리가 없다. 추호도 양보가 있을 수 없고 힘으로 밀어 붙이겠다는 태도이다. 아무리 촛불을 들고 항의를 해도 곧이 곧대로 듣지 않는다. 인터넷에 나와 있는 글들은 모두 괴담 내지는 수준이 낮은 선동성 글이라는 것이다. 국민대다수는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 하지만 그들의 입장은 추호도 변동이 없다. 이것을 가장 앞장서서 하는 것이 보수신문이고 그 뒤에 현정부가 뒤에 숨어 있다.

 

보수신문이 인터넷과 진보세력에게 하는 말이 마치 옛날의 마님이 아랫것들 한테 화내면서 "천하디 천한 것들"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치마폭 뒤에 숨어서 상황을 지켜 보는 정부는 마치 학창시절의 말간 얼굴에 희고 고은손을 가진 말 잘 듣는 착한 학생을 보는 것 같다. 한번도 물에 손 한번 담가 보지 않았을 것 같은 손이다.

 

희고 고운 손을 부끄러워 해야

 

사람의 손을 보면 희고 고은 손이 있는가 하면 투박하고 거친손도 있다. 희고 고은 손은 물도 묻히지 않고 기름때 역시 묻히지 않는다. 손관리를 잘하면 하얗고 보드라운 손이 된다. 투박하고 거친 손은 물도 묻히고 기름도 묻히고 흙도 묻히지 때문에 손관리라는 말이 사치일 것이다. 따라서 희고 고은 손과 투박하고 거친 손이 손 잡을 일은 별로 없다. 노는 물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르게 놀다 보니 생각 하는 것도 다를 것이다. 그 다른 정도가 보수신문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세월은 무상 하다. 멈추지 않고 흘러 가게 되어 있다. 지금의 권력자도 때가 되면 내려 와야 한다. 쇠고기협상과정에 대하여 국민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잘 못된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과연 그 바티기가 얼마나 갈 것인가. 5.18이 폭도에서 민주화의 영웅으로 재평가를 받았듯이 촛불시위도 생명투쟁의 한장을 열 것임에 틀림 없다. 그리고 종이신문의 한계를 명백히 보여 주었다.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자신해서 연행되는 모습에서 이미 이번 게임은 끝났다고 느껴진다. 흠결 없는 명품승용차만 타고 다니면서 손에 물 한번 묻혀 보지 않은 희고 고운 손들이 투박하고 거친 손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알면서도 모른채 하는 것일까. 자리 때문일까 아니면 용기기 없어서일까. 언제까지 희고 고은 손만 가지고 있리라는 법은 없다. 물도 묻히려 하지 않고 때도 타지 않으려는 그들의 희고 고운 손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

 

 

 

 

2008-05-28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