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롤플레잉게임'으로 본 촛불집회, 한번 '괴물'로 찍히면 끝장이다

담마다사 이병욱 2008. 6. 3. 09:55

 

'롤플레잉게임'으로 본 촛불집회, 한번 '괴물'로 찍히면 끝장이다

 

 

 

 

미국영화를 보면

 

미국영화를 보면 보수와 진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자신의 집안은 공화당원이기 때문에 민주당원하고는 결혼을 할 수 없다든가 심지어는 식사도 같이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의 보수와 진보의 갈등 못지 않게 미국도 이념에 따라 첨예하게 갈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확연히 갈라진다. 지지층도 지역과 인종과 직업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결정적으로는 가진자와 못 가진자의 구도임을 알 수 있다. 가진자는 기본적으로 변화를 거부 한다. 지금 이대로가 좋은 것이다. 반면에 못 가진자는 분배와 평등을 요구 하며 사회가 변화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일본의 국민작가인 '시바 료타로(司馬遼太)' 가 있었다. 지금은 타계 하였지만 '료마가 간다'와 같은 국민소설을 써서 전후의 일본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준 작가이다. 시바 료타로의 책중에 '참모본부'이야기가 나온다. 태평양전쟁을 일으켜 세계의 죄인이 되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참모본부'라는 것이다. 그런데 참모본부는 사람이름이 아니다. 군대에서 의사를 결정 하는 기관이다. 그리고 국가주의를 주장 하는 극우단체이다. 역사적으로 '만주사변'이나 '중일전쟁' 그리고 '태평양전쟁'의 원흉이 바로 참모본부의 결정사항이라고 말하고 '괴물'과 같다고 그는 말했다.

 

탄생한지 100일 밖에 안된 '괴물'

 

우리나라에 '국민행동본부''뉴라이트'라는 단체가 있다. 주로 보수인사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퇴역한 군고위층과 역대보수정권에서 한자리를 하였던 사람들과 기독인사들이 주축이다. 정치성향은 보수이고 이념적으로는 반북이고 친미주의이다. 또 그들이 믿는 종교는 기독교이다. 뉴라이트라는 단체의 이름이 말해 주듯이 자신이 항상 자신들이 바르다 라고 말하고 자신들과 뜻을 달리 하는 사람이나 단체는 친북좌파 내지는 사탄의 세력이라고 말한다. 촛불집회도 '촛불난동'이라고 말하고 결국은 북한 좋은 일만 시켜 주는 결과일 것이라고 말한다. 그 들의 주특기는 북한과 연계시키면 만사가 OK인 것이다.

 

국민행동본부와 뉴라이트의 만남은 보수와 종교의 결합이다. 보수와 종교가 만났을 때 어떤 아이가 탄생 할까. 이들 두 단체의 장점만을 가진 아이가 나오면 이상적이겠지만 만일 단점만 가진 아이가 태어난다면 '괴물'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 괴물의 모습은 이미 전정권 시절에 시청앞광장에서 보여 준바 있다. 1부는 궐기대회로 시작 하고 2부는 구국기도회로 마무리 하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에는 태극기 뿐만 아니라 성조기도 등장 한다. 지금은 촛불에 자리를 내어 주고 오로지 신문의 광고를 통해서 여전히 존재를 과시 하고 있다. 아무래도 보수신문이야말로 그들의 입장을 잘 대변해 주고 있고 또 그들의 지지층이 주로 보는 매체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 보수와 종교가 결합해서 탄생한 정권이 현정부라 볼 수 있다. 탄생한지 100일 밖에 안되었는데 이상스럽게 행동하는 괴물의 모습을 보여 준 것이다.

 

한번 '괴물'로 찍히면 끝장이다

 

'롤플레잉 게임(role-playing game)'이 있다. 게임 이용자가 게임 프로그램에 등장 하는 한 인물의 역할을 맡아 직접 수행 하는 형식으로 된 컴퓨터 게임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보급된 시대에 한번쯤은 이런 게임을 해 보았을 지 모른다. 특히 청소년이나 젊은 층에서는 큰 인기이다. 이 게임에서 한번 괴물로 선정 되면 그 괴물이 죽을 때 까지 쫓아 다닌다. 결국 그 괴물이 사라질 때 까지 게임을 하면서 승리감을 맛 보는 것이다. 컴퓨터와 인터넷 그리고 게임에 익숙한 세대에게 한번 괴물로 찍히면 끝장이다. 현정부도 다름아닌 괴물로 찍힌 것이다. 그 괴물이 물러 날 때 까지 없어 질 때 까지 마치 게임을 하듯이 즐기는 것이다. 촛불이 쉽게 꺼지지 않는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우리사회에 괴물은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자신만이 옳고 나머지는 다 틀렸다는 주장을 하는 단체나 조직도 일종의 괴물로 볼 수 있다. 국민행동분부와 뉴라이트가 대표적일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그들의 논리대로 특정편만 들고 상대편을 매도 하는 신문도 있다. 자신만이 진리이고 오로지 구원은 하나라고 주장 하는 종교단체도 예외는 될 수 없다. 그러나 무어니 무어니 해도 가장 큰 괴물은 현정부일 것이다. 우편향적인 보수와 그들을 지원하는 신문 그리고 사상적인 믿받침을 형성 하고 있는 종교가 결합된 기형적이고 이상한 행동만을 하는 '괴물'이 탄생 한 것이다. 국민들은 이 괴물을 퇴치 하겠다고 한다. 그 괴물이 쓰러질 때 까지 싸우겠다고 한다. 마치 컴퓨터에서 '롤플레잉 게임'을 하듯이 말이다. 한번 괴물로 찍히면 끝장이다.

 

 

 

2008-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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