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우리는 봉사한다', 봉사도 광고 내고 하는가

담마다사 이병욱 2008. 6. 4. 10:35

 

'우리는 봉사한다', 봉사도 광고 내고 하는가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이는 일을 하는 것이야말로

 어떤면에서 진정한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도로를 지나다 보면

 

도로를 지나다 보면 '우리는 봉사한다' 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주로 한적한 시골길이고 골프장이 있는 도로 곁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커다란 석재를 이용하여 문구를 새기고 클럽이름을 크게 부각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로 국제클럽이다. 여기에 가입 하려면 절차를 밟는 다고 한다. 누구나 회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엄격한 심사를 거쳐서 선발되는 일종의 '귀족클럽'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밥퍼주는 것도 길거리에서 한다고 한다. 드러내 놓고 하는 것이다. 가능한 많이 알려서 좋은 일 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부각 시키는 전략의 하나 일 것이다.

 

사람들이 먹고 살만 하면 주변도 둘러본다고 한다. 목표를 달성 하기 위하여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 왔으나 여유가 생기니 무언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도 해본 사람이 하는 것이다. 고기도 고기 맛을 본 사람이 더 잘 먹는 다고 하지 않았던가. 한평생 남에게 베풀어 본적이 없는 사람이 갑자기 자비심이 생겨서 나누어 주는 일은 극히 희박 할 것이다.

 

매번 얻어 먹기만 하는 사람들

 

종교모임에 가면 매우 친절한 대우를 받는다. 참석 해주는 것 만도 고마워 할 뿐만 아니라 밥도 주고 때에 따라 선물도 준다. 그러나 매번 받기만 하다 보면 어느 때는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별도로 준비한 봉투를 함에 넣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먹고 즐기지만 함에 넣는 것은 매우 인색하다. 넣으라고 강요 하지 않지만 매번 얻어 먹을 수만 없지 않은가.

 

남을 위해 봉사라고는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수두룩 하다. 오로지 가족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베풀어 보지 않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런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지 모른다. 가끔 특정한 때에 TV에서 국민성금 프로가 나오지만 내는 사람이 주로 낼 것이다. 한번도 내 본적이 없는 사람은 관심 밖이고 나하고는 전혀 상관 없는 일이라고 생각 할 지 모른다. 그런 상황을 겪어 보지 않았으니 가슴에 와 닿지 않는 것이다.

 

어느 종교건 간에 모임에 가면 봉사활동을 할 것을 이야기 한다. 하다 못해 '주차봉사'라든가 '식당봉사' 같은 것이라도 시킨다. 와서 얻어 먹을 생각만 하고 편안하게 앉아 있다 대접받고 가는 것에 대한 경각심 차원도 있을 것이다. 남이 무거운 것을 들고 갈 때 거들어 주는 것도 일종의 봉사이다. 마찬가지로 종교집회에 왔으면 무언가 거들어 주고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해야 종교의 본질과 가까운 것이지 대접 받으로 온 것은 아니지 않는가.

 

광고 하면서 하는 봉사는 봉사의 본질에서 어긋 날 수 잇다. 또한 순수성을 의심 받을 수 있다. 마치 내가 착한일 했다는 것을 선전 하는 것과 같다. 착한일을 했다는 생각 없이 해야 착한 일인 것이다.  착한일 한다는 것을 마음에 담고 하는 일이 과연 진정한 착한 일이라고 볼 수 있을까. 아마 위선에 가까운 행위 일 것이다. '우리는 봉사한다' 라고 석판에 쓰고 천년 만년 알리는 행위 역시 위선에 가깝다.

 

봉사는 힘들고 어려운 일일까

 

재벌회장이 구속되는 대신에 사회봉사 300시간이 구형 되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여론의 비난도 거세다. 재벌 봐주기라는 것이다. 사회봉사를 하나의 면죄의 수단으로 활용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봉사는 힘들고 어려운 것 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 감방에 가는 것과 맞먹는 노고가 들어 간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심어 주는 것이다. 봉사의 순수한 의미가 퇴색 되는 것이다.

 

봉사는 돈하고는 무관하다. 단지 육체적인 노고를 제공 하는 측면이 강하다. 요양원봉사 부터 주차봉사 식당봉사 청소봉사 심지어는 미소봉사등 수도 없이 많은 봉사가 있다. 그러나 봉사가 힘든 고역으로 된다면 더 이상 봉사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일종의 노역으로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귀족클럽과 같이 드러 내놓고 하는 봉사 역시 바람직 하지 않다. 봉사도 일종의 상품화가 되기 때문이다.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라는 말이 있다. 주었다는 생각 없이 주라는 것이다. 자세히 관철하면 무주상보시를 실천 하는 사람들을 목격 할 수 있다. 길에 떨어진 휴지를 줍는다든지 무거운 짐을 들어 주는 것등 일상에서 수 많이 목격 할 수 있는 평범한 일이다. '우리는 봉사한다'와 같이 거창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들은 그런 행위를 봉사했다 라고 전혀 생각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즉 남을 의식한 봉사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냥 도와 주고 싶어서 도와 주는 것이다. 이해 관계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 것이다. 철저하게 이해를 따지는 사람들이 보았을 때는 쓸데 없는 행위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이는 일을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2008-06-04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