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철야 구국기도회, 종교가 정치와 야합하면 몰락을 재촉 할 뿐

담마다사 이병욱 2008. 6. 11. 09:32

 

철야 구국기도회, 종교가 정치와 야합하면 몰락을 재촉 할 뿐

 

 

 

 

 

 

촛불집회에 나타난 '양희은'

 

연일계속 되는 촛불집회가 절정을 맞이 하고 있는 느낌이다. 6.10항쟁일을 맞이 하여 초대규모로 집회가 열렸다. 전국민이 들고 일어선 듯한 느낌이다. 후세에 이를 두고 무어라 이름을 붙일까 매우 궁금하다. 아마 '오뉴월 촛불항쟁'이라고 이름 붙이지 않을까.

 

집회는 직접 참여 하지 못하고 인터넷으로 생중계를 보았다. PC의 한쪽 화면에 띄어 놓고 흘낏 흘낏 보면서 일 하였다. 인터넷시대가 되면서 시위도 생중계로 보는 세상인 것이다. 수십만이 모인 광장에 자유발언이 끝나고 유명 연예인들도 올라 왔다. 안치환, 문소리가 올라와서 노래도 부르고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예전에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예전 같으면 불이익을 당할까 봐 될 수 있으면 참석 하지 않는 분위기 이었으나 촛불집회가 시작 되고 난 후에 볼 수 있는 독특한 현상이다. 그러나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무어니 무어니 해도 '아침이슬'희은이다. 그녀는 올라와서 아무 이야기도 안하고 그냥 '아침이슬' 한곡만 부르고 내려 갔다. 그 파급효과는 대단 했다. 그 많은 운동권 노래가 있었지만 시위 내내 군중들은 아침이슬을 부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밤새도록 구국기도회가 열렸다는데

 

이날 집회는 보혁대결의 장과 같이 느껴 졌다. 남북으로 갈리고 동서로 갈린 우리나라에서 보수와 진보의 대결 역시 또 다른 갈등의 모습이다. 남북이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이념대결'이라면 동서는 '지역대결'이다.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보혁대결'구도이다. 보수와 진보는 서로 정권을 놓고 지난 20년간 생사를 건 투쟁을 보여 왔다. 지금은 보수가 정권을 잡고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가려 한다. 이에 동의 할 수 없다는 듯이 진보진영은 촛불로서 응징 하려 한다. 그러나 그 이면을 보면 종교가 개입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촛불집회가 열리는 한켠에서는 밤새도록 '철야구국기도회'가 열렸다고 하지 않던가.

 

우리나라의 보수의 특색은 철저하게 반공의 기치를 높이 세워 든다. 그리고 북한의 위협으로 부터 지켜줄 나라는 오로지 미국 밖에 없다는 식의 친미주의적 성향이다. 이러한 생각의 밑바탕에는 기독교적 사고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땅의 보수는 '반공 친미 기독정권'이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보수정권을 지지 하는 세력이 철야 구국기도회를 가졌다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철야구국기도회가 열렸다는 것은 심각한 위기의식의 발로라 여겨진다. 눈총을 받고 손가락질을 받던 말던 자신의 의지대로 하겠다는 오기라고도 볼 수 있다. 미국을 반대 하고 정부정책에 반대 하면 사탄이고 빨갱이라는 생각이 뿌리깊게 남아 있다는 증거이다. 이런 교조적인 믿음이 바로 북한의 그것과 하등에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현직 비서관이 목사 출신이고 대운하를 추진 하는 세력역시 기독교 출신이다. 기독교 논리대로 밀고 나가다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친 것이다. 이 것을 기도로 해결 해 보겠다는 발상이다. 대한민국 기독교의 현주소를 명징 하게 보여 주는 사건이라 보여 진다.

 

종교가 정치와 야합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렇게 하여 정권을 잡게 되면 자신들의 신념을 표출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책을 통해서 또는 지위를 이용하여 알게 모르게 은연중에 전파 하는 것이다. 정권을 일종의 전리품으로 생각 하고 선교수단으로 활용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권이나 당에 현직목사가 들어 가서 하는 정치행위도 자신들의 신념을 전파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이다. 그렇게 하여 완전한 자신들의 사상이 지배 하는 나라로 바꾸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산 쇠고기가 문제가 있어도 지지 하는 것이고 철야 기도회도 여는 것이다.

 

종교가 정치와 야합하면 몰락을 재촉 할 뿐

 

시위중에 하는 노래 중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노래가 있다.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노래이다. 예전에는 '님을 위한 행진곡'과 같은 투쟁적이고 전투적인 노래가 주류 이었다면 이제는 부드러우면서도 메세지가 확실히 전달 되는 노래로 바뀌고 있는 경향이 있다. 폭력시위에서 촛불과 같은 비폭력 평화시위로 바뀌어 가듯이 노래도 세월에 따라 진화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라는 가사 역시 현정권이 추구 하는 획일화된 종교적 가치관을 거부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시위를 계기로 인적청산을 한다고 한다. 주요인사들을 바꾸어서 분위기를 일신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바뀌면 만사가 해결될 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헌법에서는 대통령의 임기를 법적으로 보장 하고 있다.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임기까지 버틸 수 있는 것이다. 만일 대통령을 잘 못 뽑았다면 꼼짝 없이 5년동안 같이 가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버틸 경우 나오는 것이 인적청산론이다. 다른 무엇 보다도 종교인이 정치에 개입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종교사회인 우리나라에서 특정종교인이 정부에 들어가서 권력을 휘두른다면 누구나 마음으로 인정 하지 않을 것이다. 쇠고기와 대운하에 반대 하는 사람들에게 사탄의 무리 라고 말하는 것이 어찌 우연이겠는가.

 

기독교신앙을 가진 사람이 정권을 잡았고 그 과정에서 교회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결과 정부에서 추진 하는 일이 무조건 옳다고 주장 하는 보수 단체와 교회는 이에 대한 비판세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정권을 지키기 위해서 국민을 적으로 생각 하는 것이다. 오죽 했으면 사탄이니 빨갱이라는 말이 나왔을까. 정권을 전리품으로 생각 해서 우리나라를 완전한 '기독교국가'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커다란 오해이다. 오히려 더욱 더 고립을 자초해서 몰락의 길을 재촉 할 뿐이다. 100만 촛불과 이를 생중계로 지켜 보는 수백만의 머리에는 쇠고기를 반대 하지만 구국기도회와 같은 해프닝도 지켜 보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2008-06-11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