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집착하지 않고 살기

담마다사 이병욱 2008. 6. 12. 09:38

 

집착하지 않고 살기

 

 

 

한 때 좋았던 시절

 

기름값이 연일 치솟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승용차를 가지고 있는 현실에서 그칠 줄 모르는 기름값에 차량 운행을 포기 할 정도이다. 왠 만 하면 걸어 가거나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려고 하는 추세이다. 택시나 트럭을 이용하여 벌어 먹고 사는 사람들은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한 때 흥청망청 소비 하던 분위기하고는 영 딴판으로 가는 듯 하다.

 

3저호황이던 시대가 있었다. 80년대 말이다. 일본엔화강세로 인하여 수출이 활성화 되고 국내경기가 살아 나면서 시중에 돈이 넘쳐 나고 소비가 유행하던 시기이다. 회사에서는 장사가 잘 되어서 이었는지 한달에 한번 꼬박꼬박 회식을 가지고 이차 삼차가 유행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런 좋은 시절도 얼마 가지 않아 사라졌다. 금방 환경이 바뀌어 어려워 지고 한때 좋았던 시절을 회상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IMF 와 비교 하면 새발의 피와 같은 상황일 것이다.

 

사람들의 욕구에 편승 하는 종교

 

70년대에 오일쇼크가 있었다. 그 때 당시 지구상에 매장 되어 있는 석유자원은 30년이 지나면 고갈 될 것이라고 우울 하게 미래를 예측 하였다. 30년이 지난 그 예측은 들어 맞지 않은 것으로 판명 났다. 아직도 지구상에 얼마나 많은 석유가 매장 되어 있는지 모를 정도이다. 그런 분위기 인지 석유를 기반으로 한 모든 산업이 더욱 활성화 되고 경제성장의 밑바탕이 되었다. 써도 써도 석유는 나오는 것으로 생각 한 것이다. 자동차를 가지는 것이 유행이 되고 일회용이 확산된 것도 이에 무관 하지 않다. 퍼도 퍼도 계속 나올 것 같은 석유자원도 언젠가는 바닥을 드러낼 것 이다. 그렇게 되면 IMF보다 더 혹독한 시련의 계절이 돌아 올지 모른다.

 

한정된 자원을 무한정 소비하고 인간의 편의를 위해서 환경을 파괴 한다면 한세대가 지나기 전에 파국을 맞이 할 지 모른다. 이런 사실을 인식한 NGO에서는 위험성을 경고 하지만 사람들은 먼 미래의 일로 치부한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벌어서 더 편하게 살까 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솔직한 마음이다. 에너지나 환경과 같은 고상한 말은 일종의 사치라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생각을 부추기는데 있어서 종교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종교자체가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고 더 부자가 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욕구에 편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만원을 내면 천배 만배의 복을 받는 다고 부추기도 한다. 신자들이 돈을 많이 벌면 그만치 돈도 많이 들어 올 것이라는 계산이다. 특히 종교인들이 돈을 관리 하는 경우가 더 심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종교가 기복으로 흐르는 이유 중의 하나 일 것이다.

 

오로지 한몸을 위해서

 

주말에 산에 가면 좋은 자리에 산사가 하나쯤은 있다.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산사에 사는 사람들은 속세에서 일어나는 아귀다툼에 초연한 듯하게 보인다. 누구나 많은 것을 소유할 뿐만 아니라 욕망도 채우고 사는 속세사람들과 영 동떨어진 삶을 사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고 또 한편으로는 부러운 느낌도 있다. 누구나 추구하는 재물에 대한 소유와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도 버린채 수행에 몰두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전혀 딴 세상 사람들 처럼 느껴진다.

 

단 한순간도 욕망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거기에 끌려 가는 사람을 중생이라고 한다. 반면에 이런 모든 소유와 욕망을 버리고 사는 사람들을 수행자라고 한다. 욕망과 탐욕으로 똘똘 뭉쳐진 사람들이 많이 가지려고 발버둥 치며 살아 간다. 마치 나방이 불을 보고 돌진 하는 것과 같이 자고 일어나면 소유를 위하여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욕망을 푸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앞만 보고 달리는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를 몰고 가는 듯이 보여진다.

 

욕망의 길 끄트머리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자신이 달려온 궤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을 것이다. 오로지 한 몸을 위하여 평생을 바쳐 온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공급하고 비싼 옷을 걸치고 욕망을 충족 시키기 위하여 오로지 한 몸에 봉사해 온 것이다. 그런데 그 몸이 더 이상 유지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야 깨닫게 된다. 소유하는 것도 먹는 것도 입는 것도 배설 하는 것도 오로지 한몸을 위해서 이었다는 것을.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은

 

이 한몸을 위하여 오늘도 사람들은 일터에 나가고 커다란 한방을 노린다. 다행이도 한방이 터지면 그 순간에 온 갖 편리한 생활을 즐길 수 있다. 고급아파트, 고급승용차, 명품브랜드의 옷, 잦은 해외여행등 세상에 살면서 누릴 수 있는 모든 호사를 부린다. 그런 꿈을 안고 부동산, 주식, 경마등에 손을 댄다. 대박의 꿈을 안고 사는 것이다. 최종 목적지는 편하고 즐기면서 사는 것이다. 설령 그 꿈이 달성 되었을지라도 결국 남는 것은 참기 어려운 공허와 권태감 뿐이다.

 

이세상의 그 어떤 욕망도 사람의 마음을 채워 주지 않는다. 욕망을 채우면 채울수록 더 당기는 것이 욕망이고 밑도 끝도 없다. 결국 채워지지 않는 욕망은 고통이다. 가지면 가질수록 행복한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만족일 뿐 다시 가공할 권태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역설적으로 그런 욕망을 포기해 버린다면 무시무시한 공허와 권태에서 해방 될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면 더 많이 소유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포기 하는 것이다. 포기 하면 역설적으로 더 많이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산사에서 사는 수행자들이 소유 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것이 포기 함으로써 더 많은 것을 소유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에 살면서 모든 욕망을 포기 하면서 살기란 쉽지 않다. 포기가 어렵다면 집착하지 않고 사는 것만 해도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2008-06-12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