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이제 찜찜한 쇠고기를 먹게 되었으니 국민이 불쌍하다

담마다사 이병욱 2008. 6. 25. 09:34

 

이제 찜찜한 쇠고기를 먹게 되었으니 국민이 불쌍하다

 

 

 

 

어느 전직 벤처사장의 고백

 

내일은 직원들의 월급을 주는 날이다. 그러나 수중에는 단 2000만원이 있을 뿐이다. 20여명에 이르는 직원에게 월급을 주고 한달을 버텨 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리저리 생각해 보아도 돈이 나올 구멍이 없다. 나중에는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과거에 모셨던 상사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식사를 하자고 약속 한다. 다행이 한참 잘나가는 코스닥업체의 부사장으로 있는 전직장의 상사는 흔쾌히 도와 주겠다고 하면서 50000만원을 빌려 주기로 한다. 그렇게 해서 한고비를 넘기고 한달은 그냥 지나갈 수 있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한때 잘 나가던 벤처회사의 사장 이야기 이다. 그러나 지금 그는 신용불량자 상태이다. 무리한 사업추진의 결과 회사가 부도 나고 빛만 잔뜩 짊어 진 채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는 이 시대의 한 표상이다.

 

그 친구는 자신의 신용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신용카드가 없기 때문에 언제나 현금만 써야 한다. 버스를 타도 지하철을 타도 현금으로 돈을 내야 하고 밥을 사먹을 때도 현금만 내야 한다. 그 친구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인생의 밑바닥 생활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신용만 회복 된다면 다시 출발하여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신용불량을 탈출하게 해준다는 후보의 공약을 듣고 주저 없이 투표 했다고 한다. 비록 그 후보 하고 지역은 다르지만 다만 신용불량자를 구제 해 준다는 말 한마디에 표를 던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 후회 하고 있다. 어느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월급을 주는 입장과 월급을 받아 먹는 입장

 

월급을 주는 입장과 월급을 받아 먹는 입장은 하늘과 땅 차이 만큼이나 크다. 아무리 높은 지위에 올라 가 있을 지라도 월급을 받고 산 사람들은 그 월급이 어떻게 나왔는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 특히 어려운 환경에서 마련해 준 월급을 받고서도 당연시 하기도 한다. 그러나 월급을 주는 입장에서는 그 돈을 마련 하기 위하여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주고 나면 해결 했다는 뿌듯함도 남아 있게 된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직원을 얼마나 많이 먹여 살렸느냐에 따라 여러가지 혜택도 준다고 한다.

 

MB는 자신이 CEO출신 대통령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모든 현안에 CEO마인드를 적용 히켜서 우리나라를 일류국가로 만들겠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불과 4달도 안되어서 밑천이 드러난 모양이다. 월급을 타 먹었던 CEO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자신의 힘으로 자수성가 하여 이룩한 CEO가 아니라 월급쟁이 CEO이었던 것이다. 기본적으로 월급쟁이들은 조직에 큰 책임이 없다. 하다 안되면 사표 쓰고 나가면 그만이다. 월급쟁이 CEO도 마찬가지이다. 마치 자신이 모든 일을 다 해 놓은 양 포장 하지만 회사가 망해도 자신은 손해 보지 않는다. 자신의 돈으로 하지 않은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만치 책임감이 없다는 반증일 것이다. 설령 자신의 힘으로 사업을 한다 해도 사기를 당해서 망했다면 CEO의 자격이 없는 것은 자명한 것이다. 오직 조직의 힘으로 그 자리에 앉아 있었을 뿐이지 자신의 힘으로 회사를 키웠다고 볼 수 없다. 바로 그런 대표적인 사람이 MB라 볼 수 있다.

 

어느 조직이든지 조직의 장 이상 되는 역량을 가진 인물을 찾아 보기 힘들다. 대게 조직의 장과 비슷한 부류가 모여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한번도 월급을 주어 본 경험이 없고 월급만 타 먹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조직에서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사진을 기대 하는 것은 무리다. 더구나 일군 재산이 모두 부동산 투기와 같은 불로소득으로 이루어 져서 그 돈으로 다시 부동산에 투자 하여 임대소득을 받아 먹고 세상 편히 사는 사람들에게 나라의 장래를 기대 하는 것은 커다란 무리라는 것이다. 즉 한평생 편하게 별탈 없이 살아온 사람들의 모임에 대하여 국민들의 시선이 고울 리도 없을 것이다.

 

FTA를 하면 과연 국민들의 삶이 나아 질까

 

보수신문들은 일제히 이번 촛불시위를 좋은 본보기로 삼아야 된다고 충고 하고 임기초에 일어나기를 다행스럽게 여긴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다음 국정수행 과제는 좀더 신중하게 접근 하기를 기대 한다고 한마디 한다. 그러나 쇠고기문제와 같은 파동은 시작에 불과 하다. 앞으로 그와 같은 사건이 수없이 일어 날 것임을 예고 하는 것이다.

 

쇠고기를 내주고 FTA를 하면 과연 국민들의 삶이 나아 질까. 일부 자동차회사나 전자회사나 이득을 보에 될 것이다. 농민이나 노동자들은 희생을 감수 할 수 밖에 없고 또 그들에게 이익이 돌아 온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국민들이 모르는 것 같지만 사실은 다 알고 있다. 신문으로 막기에는 역부족인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신종 여론에 학습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설득을 해도 넘어 가지 않게 되어 있다. 그만치 세상이 변한 것이다. 이런 변화를 눈치 채 지 못하는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밀어 붙이는 건지 판단을 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의 힘에 있다는 것이다. 권력을 가지고 있고 기득권을 가진 그들이 밀어 붙이면 국민들은 그대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촛불을 들어 보지만 밀어 붙이는 데는 속수 무책이다. 모두다 한 이해 관계로 뭉친 그들에게 항의 해 보지만 메아리는 너무 미약하다.

 

곧 관보에 쇠고기를 고시 한다고 한다. 그러면 냉동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쇠고기가 풀릴 것이다. 일단 시장에 나오면 먹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돈 없고 힘없는 서민들이 먼저 먹게 될 것이다. 값싸고 질좋은 쇠고기를 마음껏 먹게 해 주겠다고 약속한 사항이 실현 되는 것이다. 서민들만 먹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의무급식 장소인 학교와 군대, 교도소등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 사회에서 가장 약자들이 우선 먹게 되는 것이다. 광우병이라는 위험성이 있음에도 불구 하고 찜찜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먹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들만 불쌍한 것이다.

 

'짝퉁CEO'가 또 어떤 사고를 칠지

 

한번도 월급을 주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정치를 하게 되었을 때 국민들의 고충을 이해 할 수 없을 것이다. 설령 월급을 주었다 하더라도 부동산 임대업 같은 안전한 수단과 피 땀 흘려 동고동락 하면서 이룩한 기업하고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을 것이다. CEO임을 내세우면서 자신이 다녔던 회사를 세계적인 회사로 키웠다는 것은 넌센스이다. 그 회사를 키운 것은 엄밀히 말하면 창업자이다. 창업자 밑에서 2인자 노릇 하면서 자신이 키웠다고 주장 한다면 사기라 볼 수 있다. 즉 짝퉁CEO인 셈이다. 그런 짝퉁CEO가 이나라를 다스리겠다고 섣불리 나섰다가 호되게 당하고 있다. 보수기득권층에서는 방어하기에 급급하다. 쇠고기파동은 시작에 불과 하다. 짝퉁CEO가 또 어떤 사고를 칠지 모른다. 이제 찜찜하고 흔쾌히 먹기 싫은 쇠고기를 먹게 되었으니 우리나라 국민만 불쌍할 뿐이다.

 

 

 

200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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