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촛불소녀가 '폭도'라고? 동아일보야 권력은 잠시란다

담마다사 이병욱 2008. 6. 28. 09:29

 

촛불소녀가 '폭도'라고? 동아일보야 권력은 잠시란다

 

 

얼마나 '폭도'라는 말을 쓰고 싶었으면

 

저녁이 되면 인터넷 생중계로 촛불시위를 보는 것이 습관화 되었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직접시위 현장에 가지 않더라도 생생하게 전달 되는 영상과 음성을 들으면 분위기를 파악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되었는데도 중계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고의로 '와이브로'라는 시스템을 끊어 버렸다는 의심이 들었다. 국민들의 관심사를 막아 보자는 속셈인 것 같았다. 어쨋든 다시 보게 된 생중계는 예전과 다르게 평화롭게 축제분위기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음날 동아일보를 보는 것도 하나의 습관화 되었다. 과연 어떤식으로 보도 할 까이다. 역시나 온 지면을 도배 하다 시피한 보도 내용은 이제 할 말을 마음껏 하는 단계에 이르른 것 같다. 그 동안 한번도 나오지 않았던 용어를 쏟아 놓기 시작 한 것이다. 바로 '폭도'라는 말이다. 이 말을 하기 위하여 이때 까지 기다려 왔고 그 동안 얼마나 근질근질 했을 까 하는 느낌이 든다.

 

폭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80년도의 광주민주화항쟁 당시의 모습이 떠오른다. 시민들이 버스를 탈취하고 총으로 무장한 모습이다. 그때 당시 오로지 신문과 방송밖에 없던 시절에 기자가 폭도라고 칭하면 그런 줄 알던 시대이었다. 이런 이미지를 연상시키려 한 것일까 그 동안 애써 자제하여 왔던 폭도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한 첫번째 날이 된 것이다.

 

 

 

 

 

 

 

촛불소녀도 폭도인가

 

역사란 무엇인가. 토인비는 '도전과 응전'이라고 표현 하였고 단재 채호 '아와 비아 와의 투쟁'이라고 말하였다.  도전과 응전을 거치면서 수레바퀴가 앞으로 나아 가듯이 한발씩 전진 하는 것이다. 때로는 일보 후퇴도 하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발전 하게 되어 있다. 노예제에서 봉건제로 또 민주제로 발전 되어 온 것이 이를 증명한다. 동학농민항쟁은 그 때 당시 정부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폭도에 지나지 않았다. 일제시대의 독립운동 역시 정부 입장에서 보았을 때 척결해야 될 불순세력이었다. 가깝게는 4.19, 6.3, 5.18 역시 마찬 가지 이었다. 그 때 당시에는 폭도이었으나 지금은 어느 누구도 폭도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 동아일보는 과감하게 촛불항쟁을 폭도라고 선언 하였다.

 

촛불에 가담한 사람은 그들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예외없이 폭도가 되었다. 앳된 촛불소녀도 폭도가 되었고 유모차를 끌고 온 주부도 폭도가 되었다. 편가르기를 한 것이다. 그렇게 하여 국민들하고 분리 시켜 대응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촛불도 꺼지게 할 수 있는 명분이 서게 되는 것이다. 마음놓고 공권력을 행사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제 부터 잡아 가두고 밀어 붙여도 정당성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순수한 시위가 폭력으로 치닫는 것을 오랬동안 갈망 해온 것이다. 아니 폭력을 유도 해서 폭도라는 딱지를 붙여 주었다고 보아야 옳을 것이다.

 

한번  못 볼 것을 보아 버리면

 

신문이란 무었인가. 다름 아닌 경제활동을 하는 일개 회사라 볼 수 있다. 주로 광고수입에 의지해서 유지 하기 때문에 친기업적으로 될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재벌의 편에 서게 되고 이들과 이해 관계를 같이 하는 보수층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면에 있어서 하나의 '이익단체'이지 국민의 '공기(公器)'는 아닌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이제까지 공기의 역할을 해 왔다고 자부한다. 정보통신의 발달 이전에는 이런 말이 먹혀 들어 갔었던 것은 사실이다. 아침에 일어 나면 신문부터 찾고 신문에서 정보를 얻는 시기 이었을 때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다. 항상 고정 되어 변하지 않을 것 같은 것은 이세상에 아무 것도 없다. 그 시기가 정보통신의 발달로 마치 혁명과 같이 도래 한 것이다. 집에 앉아서 인터넷 생중계를 보노라면 그 변화를 실감 하게 된다. 신문은 옛날로 되돌아 가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그 옛날의 영향력을 행사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한번  못 볼 것을 보아 버리면 다시는 그 옛날의 그것으로 보이지 않는 법이다.

 

권력은 잠시란다

 

인터넷생중계로 보는 도중에 자막도 볼 수 있었다. "권력은 잠시란다"라는 문구이다. 위임된 권력은 잠시 사용 하라고 준 것이다. 따라서 때가 되면 내려 와야 된다는 뜻이다. 누구든지 정상에 오르면 그 다음에는 내려 오는 일만 남았다. 언제까지나 영원히 머무를 수 없다. 잠깐 맡은 동안에 국민을 위하여 봉사 하라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폭도로 딱지 붙여서 국민을 적으로 여긴다면 나중에 내려왔을 때는 어찌 할 건가. 길게 볼 필요도 없을 것 같다. 4.19, 5.18이 증명 해 주고 있지 않은가. 분명 5 6월의 촛불항쟁은 우리역사에 있어서 위대한 민중의 승리로 기록 될 것이다. 폭도라고 이름 붙인 신문은 인터넷시대에 있어서 하나의 개인미디어 같은 동급으로 전락할 것이다. 수천년의 역사에 있어서 왕조가 바뀌고 정부도 바뀌어 왔다. 기업도 3대가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신문들이라고 예외는 아닐 것이다. 동아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었다. 국민을 폭도라고 말한 것이다. 동아가 폭도라고 선언한 순간 이제 몰락의 길 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스친다.

 

 

 

2008-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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