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촛불, 조중동의 프레임에 넘어갈까

담마다사 이병욱 2008. 6. 29. 10:36

 

촛불, 조중동의 프레임에 넘어갈까

 

 

북경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데 그 올림픽이 몇회째 올림픽이라고 말하는 보도는 찾아 보기 힘들다. 예전 같았으면 상식시험 문제에나 출제 되었을법 하지만 이제는 몇 회째가 되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 하다. 그 대신 '2008 북경올림픽' 이라고만 알고 있다. 수십번의 올림픽을 치루다 보니 몇 회째의 올림픽이냐고 하는 것이 무의미 해졌기 때문이다. 똑같은 논리로 대학가요제가 올해가 몇 회째냐고 묻는 것도 무의미 하다. 그냥 '2008 대학가요제'라고 말할 뿐이다.

 

6.28촛불집회에 참석해 보니

 

촛불집회가 연일 열리고 있다. 50회 이상으로 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몇 회째 인가 알려면 별도로 알아 보아야 한다. 이제는 월몇일에 열린 촛불집회정도로 알고 있는 것이 일반화 된 듯한 느낌이다.

 

'6.28촛불집회'에 참석 하였다. 끝까지 참석한 것은 아니지만 분위기는 파악 할 수 있었다. 오늘 따라 무척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은 것 같다. 평소 보다 몇 배나 많은 숫자이다. 저녁7가 되었을 무렵에 보는 인파는 차도를 꽉 메우고 있었다. '파도타기' 퍼포먼스를 보니 거대한 파도가 일렁이는 듯 기세가 충만 함을 볼 수 있었다. 앉아서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은 비장함이 엿보이기도 하지만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은 그런 분위기와 무관하게 구경나온 사람들 마냥 보여 졌다. 시골에서 보는 5일장의 풍경이라고 할까 먹거리를 파는 노점도 있고 마치 노천 카페와 같은 파라솔 아래에서 음식을 사먹는 사람도 있고 시청앞의 잔디밭에 앉아서 담소를 즐기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또 한쪽에서는 족히 100미터가 넘는 하얀 천 위에다 낙서를 즐기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잠시 후에 벌어질 뜨거운 공방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순간만큼은 참가자들의 세상이었다.

 

 


 

 

촛불시위자를 '폭도'

 

흔히 메이저 신문을 '조중동'이라고 말한다. 전 신문시장의 70프로이상을 장악하고 있고 여론을 주도 하는 가장 영향력있는 매체이다. 언제부터인가 이들 메이저 신문은 우리사회의 정치와 경제 사회등 거의 전분야에 걸쳐서 의제를 설정하고 이를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해 왔다. 정보통신과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에 와서는 그 영향력이 대폭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영향력은 무시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들 메이져 신문이 한마디 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곳이 정부와 여당이다. 같은 이해관계로 뭉쳐져 있기 때문에 동류의식이 매우 강하다. 정권은 한시적이지만 신문은 영원하다는 의식이 있어서 일까 정권도 이들 눈치보기에 바쁜 모양이다. 이들 신문이 한번 쓴소리를 뱉어 놓으면 여당이 거들고 곧이어 공권력이 투입되는 현상을 목격 할 수 있다. 메이져 신문중의 하나인 동아일보가 드디어 넘어서 안 되는 선을 넘어 버렸다. 촛불시위자를 '폭도'로 규정 한 것이다.

 

50일이 넘어도 촛불이 꺼지지 않는 이유

 

한반도는 동서양의 이념과 제반사상의 충돌현장이라고 한다. 남북문제와 남남갈등이 그런 범주 안에 들어 갈 것이다. 특히 남남갈등의 한 원인으로서 미국과의 관계를 들 수 있겠다. 미국에 호의적인 세력과 그렇게 보지 않는 세력의 대결 양상이다. 미국에 호의적인 세력은 미국으로 부터 많은 도움과 혜택을 입었다고 생각 하고 적극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 하고져 한다. 그래서 굳건한 동맹관계만 유지 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다 내 줄 수 있다는 사고를 가지고 있다. 이번 쇠고기파동도 그 일환중의 하나 일 것이다. 그들은 국익을 위해서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데 있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광우병위험이 있는 쇠고기를 먹는다고 생각 하면 몹시 찜찜 하다. 개인의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입장에서 아무리 안전 하다고 말하지만 믿기지가 않는 것이다. 믿으라고 말하지만 마음속에서 믿기지 않는다면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불안한 마음을 무시하고 밀어 붙여서 문제가 커진 것이다. 여기에다 결정적으로는 검역주권 문제가 겹쳐지게 된 것이다. 먹거리에 대한 믿음이 없는 상태에서 가장 민감한 영역중의 하나인 민족자존심에 대한 상처를 준 것이다.

 

지렁이도 밝으면 꿈틀한다고 한다. 아무리 비천한 사람일지라도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것은 개인의 자존심일것이다. 자신을 자신이게 끔 여기는 정체성이 자존심이다. 개인의 자존심이 있다면 민족의 자존심이 없을 리 없다. 모든 나라가 자신의 모국어를 쓰면서 같은 민족공동체를 이루고 독립된 주권을 행사 하는 것은 그 민족의 정체성과 자존심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유독 심하다. 그런 나라일 수록 외세를 배격 하고 자신들만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와 전통을 만들어 나감을 볼 수 있다.

 

미국산쇠고기파동으로 인하여 국민들은 자존심이 깊이 손상당했다고 생각 한다. 수천년의 역사와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가 잘못된 쇠고기 협상으로 인하여 농락 당했다고 생각 하고 있는 것이다. 먹거리에 대한 안전 차원을 넘어서 가장 치명적인 민족자존심에 상처를 준 것이다. 촛불이 50일을 넘어도 꺼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촛불'은 조중동이 쳐 놓은 프레임에 넘어갈까

 

그칠줄 모르는 촛불을 어떻게 하면 끌 수 있느냐가 보수세력의 최대의 화두이다. 명분에서 밀리는 상황을 반전 시킬 수 있는 카드를 생각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예전 부터 즐겨 사용 하던 방식을 생각한 모양이다. 바로 폭력으로 몰아 가는 것이다. 군중을 흥분시켜 폭력을 유발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명분이 서게 되는 것이다. 일반국민과 폭도를 분리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런 방식은 시위를 진압 하는데 있어서 매우 유효 하다. 보수신문들이 일제히 폭력위주로 도배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드디어 폭도라는 말을 사용 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폭도로 내 몰게 되면 자연스럽게 진압의 명분이 서게 되고 촛불도 꺼지게 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군중들이 많이 모여 들지 않고 극렬시위자들만 남아야 한다. 그런데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과거의 민주화투쟁 당시의 상황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촛불도 진화 하는 모양이다. 상대방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대응 방식도 달라진다. 폭력을 유발하려고 하면 이에 말려 들지 않으려고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폭력이야말로 그들의 프레임에 넘어 가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충분히 학습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조중동이 쳐 놓은 올가미에 넘어 가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보수세력이 노리는 것은 폭력유발이다. 이 방법이야말로 촛불을 끄는 마지막 유일한 방법이라 여겨 지기 때문이다. 과연 촛불은 조중동의 쳐 놓은 프레임에 넘어갈까.

 

 

 

강기갑의원이 대형 이명박 얼굴이 그려져 있는 그림아래에서 글을 쓰고 있다.

 

 

 

 

 

너나 즐 쳐 드삼. 구멍이 뚫린 곳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 가족에게 사진을 찍고 있다.

 

 

 

 

 

노점상 풍경

 

 

 

 

 

소제지와 오뎅 소주도 판다. 컵라면은 오로지 삼양라면 일색이다.

 

 

 

 

 

전경버스가 보호해 주는 동아일보

 

 

 

 

 

길이가 100미터는 넘을 듯한 하얀 천위에 MB얼굴을 그리고 있다. 밑에는 '명박산성'이라고 커다랗게 쓴다. 나중에 찢어 버리는퍼퍼먼스를 할 것이라고 들었다. 시민들의 각종 낙서판이 되기도 하였다.

 

 

 

 

 

시청앞 진디광장. 식사를 하거나 담소 하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을 쓰고 쓴다. 육두문자환영이라는 팻말도 보인다.

 

 

 

 

 

모자와 머리에 쓰는 도깨비 뿔과 같은 소품을 팔고 있다.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에 맞추어 비옷 장사도 열심히 소리지르고 있다.

 

 

 

 

유모차부대가 한바퀴 돌고 있다.

 

 

 

 

 

의료지원봉사단 모습이다.

 

 

 

 

인터넷으로 생중계 하기 위한 간이 방송국이다.

 

 

 

 

 

태평로를 가로 막은 전경버스에 '근조'라고 써 있는 국화를 꼽고 있다.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이라는 깃발을 앞세운 사람들이 노래와 함께 힘차게 달려가자 사람들이 환호 하고 있다. 대학생인줄 알았으나 나이가 지긋한 중년들이다. 과거 전대협의 OB들 이라고 한다.

 

 

 

 

 

한류깃발을 든 소녀들이 머리에 노란 꽃을 달고 행동 지침을 듣고 있다. 전경이 접근 하면 뿌리라고 스프레이를 나누어 주고 있다.

 

 

 

 

 

 이날 모인 인원은 대한문에서 프레스센터까지 가득 메웠다.

 

 

 

 

2008-06-29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