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조계사 촛불시위 수배자들의 24시간을 생중계로 보는 세상

담마다사 이병욱 2008. 7. 14. 15:56

 

조계사 촛불시위 수배자들의 24시간을 생중계로 보는 세상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는데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  불가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누구든지 산문에 들어 서는 사람에 대하여 믿고 안믿고를 따지지 않고 받아 들인다는 뜻이다. 그리고 인연이 다 되어서 가는 사람에 대하여 굳이 잡지 않는다는 것이다. 꼭 믿어야만 받아 주고 떠날때는 온갖 저주의 말을 퍼 붓는 것과 대조적이다. "집도 절도 없다"라는 말이 있다. 옛날에는 갈 집이 없으면 절로 갔나 보다. 그런데 갈 절도 없을 때를 일컫는 말일 것이다. 이것만 보아도 옛날에는 사찰이 고아원이나 양로원 역할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다만 티나게 하지 않은 것이다. 요즈음에 봉사 한다고 요란하게 떠들면서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시국수배자들이 피신 하게 되면 보통 인적 없는 깊은 산중으로 피신하게 된다. 민주화투쟁시대에 이런 현상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깊은 산중에는 어디 든지 사찰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곳에서 시국이 안정되고 잊혀질 때 까지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찰에 있다 보면 매우 무료 하다는 것이다. 하는 일 없이 놀고 먹는 것도 하루 이틀일 것이다. 그렇다고 밖에 나가자니 잡힐 것 같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있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불교와 가까워 지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하다 못해 청소라도 도와 주고 밥이라고 지어 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시국수배자로 생활 하다 출가한 스님의 이야기이다.

 

'달마야 놀자'라는 영화가 있다. 조직폭력배들이 수배를 받고 산중으로 들어 와서 스님들과 좌충우돌 충돌 하는 장면을 코믹하게 만든 영화이다. 처음에는 절 생활이 익숙 하지 않았으나 싸우면서 정이 든다고 할까 나중에는 가슴 찡한 장면도 보여 준다. 이처럼 산중에서는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 전통이 있어 온 모양이다. 그리고 집이 없으면 절에라도 갔던 모양이다. 아무래도 일반 사회와 달리 도움을 청하는 사람에게는 보살펴 주어야 한다는 보살심의 발로라 여겨 진다.

 

 

 


 

 

24시간 생중계 하는 것을 보면

 

일요일을 맞이 하여 조계사를 방문 하였다. 벌써 일주일째 조계사는 세인의 관심사로 부상 하였다. 대책회의 멤버들이 피신해 와 있기 때문이다. 피신해 온 사람들을 굳이 막지 않고 오갈데 없는 사람들을 받아 준 것이다. 이런 전통은 오래 전 부터 있어 왔기 때문에 가능 했을 것이다. 또 현안에 있어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불교의 처한 현실도 크게 작용 했으리라 여겨진다.

 

대웅전 뒷편에 마련된 천막은 이제 자리가 잡힌 듯하다. 폭우가 쏟아져도 문제 없을 정도로 평상모양의 자리가 있고 노트북컴퓨도 보인다. 자원봉사자들도 있고 방문객이 글을 남길 수 있도록 방명록도 보인다. 그러나 가장 큰 변화는 24시간 생중계( http://www.vop.co.kr/ )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침에 기상해서 잠자리에 들기 까지 일거수 일투족이 인터넷을 통하여 중계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영화 '투르먼쇼'에 나오는 모습과 같다고 할까.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모르고 있지만 여기에서는 다 알고 있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 일 것이다. 블로그(http://blog.daum.net/sube2008)도 하나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수배자들이 남는 시간에 글을 올리기도 한다. 개설 된지 몇 일 지나지 않은 것 같다.

 

시국수배자들이 산중으로 가지 않고 도심 한복판에서 농성 하고 그 것도 24시간 인터넷으로 생중계 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메세지를 주고 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문 밖으로 나오면 잡혀 가지만 문 안에 있으면 자유의 몸이다. 이런 것을 두고 성역이라 하는지 모른다. 이제 조계사도 성역이 되어서 세인의 관심과 주목을 받는 중심에 서게 된 것을 어떻게 평가 해야 할까. 과거의 명동성당에서의 농성장소가 조계사로 바톤터치가 이루어진 것일까. 세인의 관심사는 조계사로 향해 있음에 분명하다.

 

  

 

 

방문자들과 함께 환담 하고 있는 피신자들

 

 

 

 

 

자원봉사자들이 저녁을 준비 하고 있다. 김밥말이로서 매우 소박하다.

 

 

 

 

 

생수를 비롯한 각종 물품들이 뒤에 쌓여 있다. 여러 사람들로 부터 후원 받은 듯 하다.

 

 

 

 

 

방문자들이 방명록에 기록 하고 있다.

 

 

 

 

 

시국법회 할 때 사용 되었던 바로 그 촛불소녀 장엄등이 대웅전 뒤에 있다.

 

 

 

 

 

대웅전 앞마당의 450년된 회화나무. 조계사에서 행사 하면 TV에서 항상 보는 나무이다.

 

 

 

 

 

대한한불교총본산조계사 라고 쓰여 있는 일주문. 옆에 각종 구호가 적혀 있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불교계가 처해 있는 현실을 말해 주고 있는 듯 하다.

 

 

 

2008-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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