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종교차별금지법'거론, 어쩌다가 이 지경 까지

담마다사 이병욱 2008. 8. 2. 11:49

 

'종교차별금지법'거론, 어쩌다가 이 지경 까지

 

 

 

 

"자네는 일요일에 무엇을 하고 지내나?" 기분좋게 보험 계약서에 서명 하고 난 후에 사장이 던진 질문이었다. ", 저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산에 가거나 절에 갑니다" 라고 잘 알고 지내는 법우는 정직하게 대답하였다. 그러자 그 사장은 안색이 변하면서 무언가 크게 잘못 되었다는 듯이 갑자기 방금 전에 작성한 보험계약서를 파기해 버렸다고 한다. 알고 보니 그 사장은 독실한 크리스찬 이었던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종교차별의 한 유형이라 볼 수 있다.

 

피부로 느끼는 종교차별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피치 못하게 이곳 저곳으로 옮겨 다닐 수 있다. 그 때 마다 이력서를 작성해야 한다. 요즘 이력서 양식에는 본적란이 없다. 지역차별 논란 때문에 양식을 바꾸어 버린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입사지원서에 있다. 모든 사항을 세세 하게 기록 해야 한다. 신장이나 체중 혈액형 부터 시작해서 각종 자격증 취득 여부등 기록해야 될 사항이 빼곡하게 들어 있다. 여기에 꼭 빠지지 않고 등장 하는 것이 본적과 종교에 관한 사항이다. 이력서에서 빠져 있는 본적이 다시 등장 하고 개인의 사생활영역이라고 볼 수 있는 종교를 물어 보는 것이다. 회사생활과 본적, 그리고 종교는 어떤 상관 관계가 있을까.

 

대통령선거에 출마 하는 후보자의 경우를 보면 불교를 종교로 가진 사람을 보지 못하였다. 또 국회의원 후보에 출마 하는 사람도 가급적 불교가 자신의 종교임을 당당하게 밝히는 사람이 드물다. 불교세가 상대적으로 세다는 영남이 이 정도라면 서울이나 수도권 호남과 같이 기독교가 상대적으로 다수인 지역에서는 보나 마나 일 것이다.

 

 

 출처 kcm.co.kr/ 대한민국복음화지도,   붉은 색이 불교우세지역이고 청색이 기독교 우세 지역이다.

 

 

 

다종교 사회에서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더 우세한 종교가 있기 마련이다. 세가 서로 비등 하다 하더라도 사회를 이끌어 가는 구성원에 있어서 어느 종교세가 더 강하는냐에 따라 영향력이 다른 것이다. 이 사회는 분명하게 기독교 중심사회라 볼 수 있다. 사회 전분야에 걸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기독교를 믿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그들은 그들만의 모임을 만들어 이 나라를 완전한 기독교국가로 만들어 나가고져 하는 것이다. 한때 각 도시에 있었던 기관장을 중심으로 한 성경공부모임인 '홀리클럽'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그래서 도시를 기독교화 하는 '성시화' 운동인 것이다. 이렇게 그들만의 모임을 만들고 그들끼리 서로 끌어주고 밀어 줌에 따라 비기독교인은 설자리가 없게 되는 것이다. 취업이나 승진은 물론 생업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자신의 종교를 숨기려 한다. 무교라고 한다거나 심지어는 개종 까지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종교차별로 인한 불이익은 피부로 느끼는 현실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종교차별금지법'

 

종교차별금지법. 듣기에도 생소한 법이다. 그리고 자괴적인 느낌 마져 드는 법이다. 어쩌다가 1700년 역사의 한국불교가 이지경이 되었는가. 법으로 보호를 받아야 할 정도로 사회적 약자가 되었다는 것이 서글픈 현실이다. 믿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이런 법을 만들정도로 종교차별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있다. 지난 4월에 만들어진 법이다. 고용이나 교육등에 있어서 정당한 이유 없이 배제 하거나 거부 할 수 없게끔 만들어 놓은 법이다. 그리고 이를 어기면 최고 3천만원 까지의 과태료를 부과 할 수 있다는 법이다. 살아 가면서 누구나 장애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장애인 자녀가 태어 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일어 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복지사회를 지향 하는 국가라면 당연히 만들어져야 하는 법이다. 이 법이 만들어 졌다는 사실은 이제까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매우 심각하게 존재 하였다는 이야기도 된다.

 

장애인은 사회적으로 약자이다. 누군가 도움을 주지 않는 다면 살아 갈 수가 없다. 그런 약자를 차별하고 냉대 하면 도덕적으로도 용납이 되지 않는다. 이제 이런 것을 법으로 보호 하겠다는 것이다. 종교차별 역시 장애인차별 못지 않게 큰 사회적인 이슈이다. 종교가 다르다고 불이익을 받는 다면 과연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선진 사회라 볼 수 있을까.

 

'종교차별금지법'도 종교차별이 매우 심하기 때문에 거론 되는 것이다. 그런데 차별을 당하는 쪽은 불교이고 차별하는 쪽은 기독교쪽이라는 것이다. 이것 하나만 보아도 우리사회에서 기독교가 주류세력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보수화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우리사회는 보수기독세력이 이끌어 가고 있고 대부분의 기득권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모습은 선거에서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교육감 선거와 '교회투표소'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있었다. 결과는 보수세력을 대표 하는 사람이 당선 되었다. 당선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구가 강남구를 중심으로 '청색밸트' 지역이다. 이 땅에 가장 잘산다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들이다. 그리고 우리사회의 의사결정권자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곳이다. 보수기득권층의 아성인 곳이다. 이 곳에서는 왠만해서는 진보세력이 발도 못 붙이고 그들 끼리 이해 관계로 똘똘 뭉쳐진 집단 이기주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 주는 지역이기도 하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이 믿는 종교는 대부분이 기독교라는 것이다. 개신교가 가장 많고 그 다음에 천주교이다. 불교는 3등으로서 이곳에서 만큼은 소수종교에 지나지 않는다. 그 것도 1등종교와는 최고 3배 가까이 차이 나는 곳도 있다. 이들 지역의 특징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보수기독기득권'세력의 아성이라 볼 수 있다. 이곳에서 대통령도 나오고 장관은 물론 재벌과 기업체의 사장, 군장성, 언론등 사회 전분야의 의사결정권이 있는 인사들이 이곳에서 살고 있다. 이들의 사상적인 밑바탕이 기독교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

 

 

 출처;  레몬테라스  2008서울시교육감선거,  청색이 보수후보 우세지역이다

 

 

 

 

 

출처; 동아일보  18대총선 서울지도,  청색이 한나라당 우세지역이다.

 

 

 

팔은 안으로 굽게 마련이다. 이들의 사상적 뿌리가 같다면 이왕이면 같은 종교인을 믿는 사람을 쓸 것이고 더 신뢰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더구나 장로 대통령의 탄생으로 인하여 더욱 더 심해져 '기독교공화국'이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다. 거기에다가 고위 공직자들은 선교활동에도 매우 열심히 한다. 우월적 지위를 활용하여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지원한다. 노골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교회투표소'와 같이 교묘하게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방법으로 든지 선교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조계종총무원장은 조계종을 대표하는 불교계의 어른이다. 과잉검문으로 인하여 수모를 당한 사건은 총무원장 자신의 수모에 그치지 않는다. 불교계를 실질적으로 대표 하기 때문에 전 불자에게 모욕을 준 것 같이 느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또 한번 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바로 '교회투표소'에서 벌어 진 것이다. 평소에 교회에 갈 일이 없는 스님이 교회에 가서 투표 한 것이다. 그것도 불교계를 대표 하는 총무원장이 교회에 들어 갔다는 사실이다. 바로 이런 점이 종교 편향의 대표적인 사례에 속할 것이다.

 

 

 

 출처 ; 불교포커스,    한스님이 투표하러 교회안으로 들어 가기전에 무언가를 생각 하고 있다.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는지...

 

미션스쿨이 있다. 우리나라 사학의 거의 30프로에 달하는 종교사학은 약70프로 정도가 개신교 계통이다. 이들 개신교 계통의 종교사학을 다른말로 '미션스쿨'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런 미션스쿨은 자신의 의사와 관계 없이 배정 받게 된다는 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 곳이야말로 종교차별의 전형적인 본보기이고 인권침해가 매일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자와 비신자 구별 없이 꼼짝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예배와 찬송을 올리는 일이 학교 다니는 내내 이루어진다. 신자들이야 축복 받는 일이겟지만 비신자의 경우는 고역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예배를 거부 하면 퇴학을 각오 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앉아 있어야 한다. 찬송하게 되면 입을 벌려서 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 그렇게 3년 또는 6년을 보내고 나면 정서적으로 불안정 해지고 극단적으로는 정신이 황폐화 된다. 국가적으로 보았을 때도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장로대통령, 기독교공화국, 교회투표소, 총무원장의 수모등 이 모든 것이 나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을 수 있다. 당장 나와 이해관계가 걸려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박 또박 한걸음씩 다가오는 압박을 느낄 수 있다. 조금씩 다가 올 때 마다 불안과 두려움은 커져 간다. 더구나 미션스쿨에서의 좋지 않았던 경험을 떠 올린다면 더욱 더 두려움은 커 나간다.

 

불교계가 더 이상 견디다 못해 종교차별금지를 주장 하고 있다. 그리고 '종교차별금지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부르짖는다. 그럴 때 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떠오른다. 어쩌다가 한국불교가 이 지경이 되었는지...

 

 

 

 

2008-08-02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