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8.5 부시방한일, 닭장차에 실려가는데 찬송가는 울려 퍼지는 날?

담마다사 이병욱 2008. 8. 4. 10:12

 

8.5 부시방한일, 닭장차에 실려가는데 찬송가는 울려 퍼지는 날?

 

 

 부시가 온다는 데

 

미국 대통령은 큰 손님임에 틀림 없다. 한번은 미국 대통령이 온다고 해서 동원 된 적이 있었다. 머무는 숙소가 영빈관으로 지금의 신라호텔이다. 그 지나 가는 길목에 있는 학교의 학생은 수업을 전폐하고 총 동원 된 것이다. 겨울이라 바람이 불고 몹시 추웠다. 도로 양쪽에 학생과 일부 시민들이 나타 나기 만을 초조 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사이드카의 경호 아래 수십대의 차량이 나타 났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흔들어 대며 열열하게 환호 한다. 그런데 행렬은 순식간에 지나 가 버렸다.

 

미국 대통령들은 한국에 오면 열렬한 환영을 받는다. 과거 기록물을 보면 카퍼레이드를 하고 오색 꽃종이를 휘날려 주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다른 나라에 가면 냉대 받을지 몰라도 한국에서 만큼은 눈물이 날 정도로 환대를 받아 왔던 것이다. 그런 미국의 대통령이 8 5일 온다고 한다.

 

보수신문을 보면 보수의 색채를 가장 많이 나타내 보이는 섹션이 있다. 바로 사설이 있는 면과 칼럼이 있는 페이지 이다. 주로 진보와 좌파를 공격 하고 보수이념을 전파 하는 글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들 페이지의 하단에 보면 언제나 볼 수 있는 광고가 있다. 뉴라이트국민연합, 국민행동본부와 같은 단체가 실은 광고이다. 8.5 부시 방문을 앞두고 예외없이 또 집회광고가 실렸다. 그런데 한가지 눈여겨 볼 것이 한국교회에서 실린 광고이다. 한미동맹강화를 위한 나랑사랑기도회이다. 시청에서 연다는 것이다. 그 날 그 시각에 대규모 촛불집회가 예고 되어 있는 날이기도 한다.

 

 

 

 

'한국교회'라는 말을 즐겨 쓰는 크리스찬

 

크리스찬들은 '한국기독교'라는 말보다는 '한국교회'라는 말을 즐겨 쓰는 것 같다. 불자들이 '한국불교'라는 말은 많이 써도 '한국절'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만치 교회위주로 움직인다는 의미를 내포 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이른바 개교회주의이다. 불자들은 사찰에 대한 소속감이 희박하다. 불교라는 커다란 테두리 내에서 전국에 있는 절이 다 내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전국에 있는 유명 전통사찰은 순례법회로 언제나 북적인다. 그리고 스님들도 자유롭게 옮겨 다님을 볼 수 있다.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 라는 말도 은연중에 작용한 결과 일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미 보수화 되었다. 각종보수단체 회원이 대부분이 교회출신이다. 보수단체 명단에 반드시 등장 하는 것은 대형교회이다. 그러고 보면 보수단체와 한국교회는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일란성 쌍생아'라고 보아야 한다. 보수단체로 포장하여 친정부 친미집회를 열고 있지만 알고 보면 한국교회가 주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한국 교회가 부시가 오는 날을 맞이 하여 대대적으로 환영 하겠다고 한다.

 

닭장차에 실려 가는데 찬송가는 울려 퍼지는날?

 

미국과 한국교회 또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한국교회의 뿌리는 바로 미국에서 시작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선교사의 선교 활동으로 기독교가 뿌리 내렸고 막대한 물량지원하에 오늘날에 이르기 까지 성장 하였다. 즉 그들에게 있어서는 은혜로운 나라이고 '어버이의 나라' 라고 볼 수 있다. 어버이와 같은 나라의 대통령을 위해 기도 하고 축북 하는 장면은 지난 진보정권 10동안 늘 보아 왔던 장면이다. 이제 보수정권이 자리 잡음에 따라 물고기가 물을 만난듯 기득권을 오랬동안 지키고 싶은 마음이 간절 한 것이다.

 

달도 차면 기울기 마련이다. 자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조롱거리로 전락해서 마치 지는 태양과 같은 미국의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 하고 기도회 까지 해주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도 대다수의 국민들이 반대하고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이미 보수화 되어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한 한국교회를 보는 눈은 매우 따갑다. 그들 끼리 뭉쳐서 그들 끼리 해쳐 먹는 광경을 너무나 많이 보아 왔기 때문이다.

 

8.5 부시방한일에 또 한번의 익숙한 광경을 보게 될 지 모른다. 한 쪽은 닭장차에 실려 가고 또 한쪽켠에서는 찬송가가 울려 퍼지는...

 

 

 

2008-08-04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