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대한민국 경찰, 신업(身業)을 지을 수 밖에 없는 기막힌 직업

담마다사 이병욱 2008. 8. 16. 11:11

 

대한민국 경찰, 신업(身業)을 지을 수 밖에 없는 기막힌 직업

 

 

 

 

경찰의 헤드락에 걸려서 끌려가는 중년

 

머리가 벗겨진 중년의 사내가 경찰의 헤드락에 걸려서 끌려가고 있다. 또 아리땁게 생긴 여대생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순순히 닭장차에 오르고 있다. 한편에서는 중무장한 전경에 의하여 포위 당한 시민들이 서로 팔짱을 끼고 앉아 있다. 그 중에는 나이든 여자도 보이고 젊은 남자도 보인다. 빙둘러 싸고 있는 경찰중에는 여경도 상당수 있다. 잡아 갈테면 잡아가라 하는 심정으로 그저 앉아 있다. 그런데 왠 일인지 경찰은 즉각 연행 하지 않고 포위 한채 바라만 보고 있다. 자진해서 빠져 나가 주기만을 바라는 것일 까. 그래도 꿈쩍 하지 않고 있자 한 사람씩 닭장차에 싣는다.

 

인터넷 생중계로 보는 8.15 촛불문화제 시위의 한 장면이다. 불이 꺼진 도로에는 무장한 경찰병력이 압도적으로 더 많다. 그리고 시위대를 해산 하기 위하여 외치는 구호가 괴기스럽기 하다. 비까지 내리면서 연행되가고 있는 시민을 보는 마음은 착잡 하기 그지 없다. 무엇 때문에 그들은 거리에 나왔고 잡혀 가는 상황이 뻔함에도 불구 하고 저토록 외쳐 대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들을 연행해 가는 경찰과 여경들은 어떤 마음일까.

 

신업(身業)을 지을 수 밖에 없는 기막힌 직업

 

자기사업을 하지 않는 이상 어떤 단체에 들어가서 조직생활을 한다. 그리고 때 되면 월급을 받아 먹는다. 돈을 받는 댓가로서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 하는 것이다. 회사와 같이 사적인 조직이나 공무원 같은 공조직 조직을 막론하고 위에서 지시를 내리면 따라야 한다. 중간관리자는 때로는 악역을 맡기도 한다. 오너의 의중을 읽고 사람을 자르는 역할도 한다. 오너는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아래 사람을 시켜서 대신 피 묻히게 한다. 그런데 그런 칼을 휘두른 사람 역시 또 잘리는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월급 받아 먹는 죄로 업만 짖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자른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일생을 보내게 되고 나중에 그런 사람을 나중에 만나도 할 말이 없다.

 

경찰도 일종의 직업이다. 자신이 맡은 역할이 있는 것이다. 백골단의 임무는 시위를 해산 하는 것이 자신이 맡은 주 임무이다. 사복체포조는 연행을 잘 해야 칭찬 받는다. 그리고 할당량을 채워야 한다. 어느 조직이 든지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찰이 된 것에 대하여 자괴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남의 신체에 손상을 주기도 하고 면전에서 갖은 험한 말을 듣기도 한다. 지시한 사람 대신에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이다. 월급받아 먹고 사는 죄 때문에 아저씨 같은 그리고 형님같고 동생같은 사람에게 해를 주는 것이다. 신업(身業)을 지을 수 밖에 없는 기막힌 직업인 것이다.

 

구멍가게주인과 대기업임원

 

조직에 속해 있지 않으면서 나름대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자영업자라고 한다. 누가 월급을 주지 않기 때문에 생계는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 장사를 하든 노동을 제공 하든 자신의 힘으로 꾸려 나가야 한다. 더구나 딸린 종업원이라고 있으면 월급을 주어야 하는 의무도 있다. 소위 말하는 구멍가게나 편의점 하나 운영해도 어떻게 하면 매출을 많이 올릴까 고민한다. 그래서 서비스를 강화하고 좀 더 질 좋은 상품을 갖추려고 노력 한다.

 

대기업의 임원은 군대로 말하면 스타에 해당 된다. 명문대를 나오고 배경도 좋아야 하며 실력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월급쟁이로서의 최고의 지위에 올라 갔을 지라도 항상 2인자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월급이 많고 연봉을 많이 가져 가 더라도 월급쟁이에 지나지 않는다. 한번도 월급을 주어 본 적이 없고 월급을 받고 살기 때문에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구멍가게 주인과 대기업 임원, 이 중 누가 더 실물경제에 대하여 더 잘 알까. 어떤 이는 많이 배우고 경험이 풍부한 대기업 임원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한번도 월급을 주어본 경험이 없고 받아 먹는 위치에 있었다면 그 차이는 하늘과 땅과 같다. 설령 회사를 나와서 자신의 사업을 한다 손 치더라도 망했다면 더 말할 나위 없다. 국가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월급만 받아 먹고 만년 2인자 자리에 있다 나와서 사업이라고 했는데 사기당해서 망했다면 경제에 대하여는 이미 실격자가 아닐까.

 

배부른 돼지가 될 것인가

 

자신이 보수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 하고 잘 살게 해 주겠다는 그 말 한마디에 표을 던진 사람들이 부지기 수이다. 마치 먹을 걱정만 해주면 배부른 돼지가 되어도 좋다는 식이다. 그런 선택의 결과로서 많은 국민이 고생 하고 있다. 특히 잘 못 된 것을 잘 못 되었다고 말하는 죄로 끌려 가는 모습을 보면 매우 안타깝다. 배부른 돼지로 살아 간다면 문제가 있을 수 없으나 사람인 이상 돼지와 같이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촛불집회에 나온 사람들이야 말로 진정한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 시대의 아픔을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응원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인터넷을 통하여 매번 촛불집회를 보고 있다는 유명인사의 글도 많이 보았다. 100회째를 맞은 촛불행사가 결코 무의미한 일은 아닐 것이다. 세월이 흘러서 훗날에 역사는 판단 할 것이다. 거짓과 위선에 대한 위대한 항쟁이었다고.

 

 

 

200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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