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도시의 밤하늘과 한국불교, 20년후에는 어떤 모습일까

담마다사 이병욱 2008. 9. 10. 09:54

 

 

도시의 밤하늘과 한국불교, 20년후에는 어떤 모습일까

 

 

한세대를 20년으로 보면

 

오랜만에 가 보는 도시는 몰라 보게 달라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전에 없었던 커다란 빌딩이 갑자기 솟구쳐 있는가 하면 멀쩡한 건물이 통째로 없어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나 가장 극적인 변화는 재건축단지라 볼 수 있겠다. 노후 불량가옥을 깨끗이 밀어내고 그 자리에 타워형 고층 아파트가 들어 서는 장면을 보면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는 말이 실감 날 정도이다.

 

통상 한세대를 20년으로 잡는다. 20년이 아이가 태어나서 어른이 되는 나이이다. 옛날 같았으면 결혼할 나이 인 것이다. 신문에서 보니 지난 세대 동안 극적인 변화에 대하여 설명한 기사를 볼 수 있었다. 1948년을 기준으로 한다면 이때를 '재건의 시대'로 본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세대가 흐른 1968년을 '혁명의 시대', 또 한세대가 흐른 1988년을 '개혁과 개방의 시대'로, 마지막으로 지금 2008년을 '내전의 시대'로 구분한 것이다. 역사적인 굵직한 사건을 나열한 것으로 시대 구분을 한 것이다.

 

밤하늘을 장식하는 십자가의 물결

 

단순히 20년단위로 나열한 역사적인 사건 보다 더 극적인 것은 정보통신의 발달일 것이다. 60년전과 지금의 차이는 구석기시대와 현대의 차이만큼이나 크다. 불과 20년전만 하더라도 TV와 라디오 신문 밖에 없었다. 지금 보는 휴대폰, 인터넷, 위성과 케이블 TV등과 같은 디지털매체가 나오리라는 것을 꿈꾼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 하였다. 디지털기술은 삽시간에 보급 되는 특징이 있다. 단계적으로 몇년에 걸쳐서 보급되는 것이 아니라 일시에 보급 되는 것이다. 그만치 정보의 전달이 빠르고 그 파괴력 또한 상상할 수 없을 만치 막강하다. 한번 나뿐 소문이라도 나 돌면 금새 전국민이 다 알게 되고 또한 생각을 공유 하게 되는 특성이 있다. 이런 정보통신시대에 종교 또한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건국후 60년이 되었다. 기독교목사들을 중심으로 한 뉴라이트운동연합은 이날을 진정한 건국일로 하자고 하여 건국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건국후 60년이 지난 지금 기독교는 비약적으로 발전 하였다. 낯선 외국인이 한국의 도시에서 하루 밤을 머물렀다면 인상 깊게 보는 장면이 있다. 바로 교회 십자가의 물결이다. 한국에 대하여 정보가 없는 외국인이라면 한국은 기독교국가라고 말 할 것임에 틀림 없다. 사방 어디를 보아도 빼곡히 붉은 십자가의 행진을 보고 누가 기독교국가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전에 보지 못하였던 불자들의 힘

 

붉은 십자가의 물결과 함께 개신교장로출신이 정권을 잡았다. 아니 국민들이 잠시5년동안 정권을 위임 했다는 것이 올바른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이때을 놓칠 새라 일부 고위공직자는 전공무원을 복음화 하겠다고 나섰다. 공무원만 신자로 만들면 대한민국은 기독교국가로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그렇게 의욕적으로 추진 하다 덜미를 잡히게 되었다. 그 동안 은인자중하고 인욕하며 보내던 불자들이 들고 일어 선 것이다. 그 기세가 전에 보지 못하던 놀라운 힘으로 비추어서 일까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그러나 완전하게 요구조건은 들어 주지 않는다. 다시 한번 테스트를 하기 위함일 것이다.

 

대통령의 유감을 받아 내고 종교차별금지입법을 추진 한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만일 힘이 약하고 세가 강하지 않았다면 꿈쩍이나 했을까. 세를 과시 하고 나니 달라진 것이다. 불교역사상 연등축제를 제외 하고 초유로 많이 모인 불교도대회가 결정적인 계기 이었을 것이다.

 

불교도대회는 역사적인 사건

 

불교인들은 잘 모이지 않고 잘 나서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무시 받는 경우가 많았다. 사찰에 불을 지르지 거나 불상을 훼손해도 항의 시위 한번 제대로 한 적이 드물다. 사찰이 무너져라고 기도회를 가져도 한참 지난후에 항의 시위를 할 정도로 소극적 이었다. 이대로 가다간 야금 야금 권리를 침해 당해서 나중에는 항의 한번 제대로 할 수 없는 허약한 집단으로 몰릴 것은 뻔한 일일 것이다.

 

이번 불교도대회는 가능성을 보여 준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 될 것이다. 어쩌면 개신교 보다 도 천주교 보다 도 단결과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4부대중이 모여서 힘을 과시한 것은 이번이 초유의 일인 것이다. 어쩌면 불교가 이만치 성장 하였다는 것을 만방에 알려 준 계기도 된 것이다.

 

 

 

 

 

 

 

승가사회가 없었다면

 

불 법 승을 3보라고 한다. 불자라면 불법승 삼보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이다. 그 중에 승가야말로 불교가 이제 까지 유지해 온 가장 밑바탕이다. 만일 승가가 없었다면 불교가 존재 하였을까. 조선왕조500년 동안 숭유억불정책으로 도시에서 불교가 모두 사라졌는데 승가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 개신교의 목사와 같이 가족을 거느리고 사는 생활인이 승가를 유지 하였다면 불교는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 불교가 명맥을 유지 하고 살아 남아서 발전을 기약한 것은 무소유와 청정함을 기본으로 하는 승가사회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지금의 현정부가 불교를 차별하고 일부 목사들이 "스님들은 쓸데 없는 짓 하지 말고 예수 믿어라"라고 자기들끼리 노골적으로 말을 하며 불교죽이기를 시도 할지라도 승가사회만 유지 된다면 한국불교는 절대로 망하지 않을 것이다.

 

성장할 호기를 맞은 한국불교

 

한국불교는 이제 성장할 호기를 맞이 하였다. 예전과 달리 일방적으로 개신교가 독주 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한세대 전까지만 해도 개신교전성시대 이었다. 10년 마다 신도는 배가 되고 그 성장세는 그칠 줄 몰랐다. 그러나 90년대 들어오면서 성장은 정체 되기 시작 하였고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오히려 줄어 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기독교의 한계로 여겨진다. 특히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하여 그 동안 가려져 있었던 모순과 위선이 낱낱아 공개 되고 개신교 자체가 보수 기득권화 됨에 따라 반발분위기도 한 몫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불교는 재평가를 받고 있다. 보수기득권층 하고는 거리가 먼 서민과 소시민편에 서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촛불집회에서 그런 분위기는 알 수 있다. 촛불반대집회를 하는 측은 언제나 보수 기독단체이었다. 그러나 불교는 촛불을 옹호하고 대변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불교는 민중의 지지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불교가 민중과 함께 하고 지지 받고 있는 상황은 전에 보지 못하던 초유의 상황이다. 조계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수배자들을 돕고 이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매우 바람직하다. 즉 불교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촛불민심을 사로 잡으면 미래의 불교 발전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촛불수배자는 적극적으로 보호 하고 도와 주어야 한다.

 

오랫 만에 기지개를 켜는 한국불교

 

한국불교는 오랬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사상 최악의 정권이라는 개신교정권을 맞이 하여 위기를 기회로 삼는 계기가 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일반 민중과 시민사회세력을 우군으로 만들고 불교의 가장 장점인 훌륭한 교리를  전파해 나간다면 불교가 다시 중흥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통신과 인터넷 시대를 맞이 하여 넷심도 불교에 대하여는 우호적이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동양문화를 재조명하고 동양문화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이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부상되고 있다. 서구에서는 이미 기독교는 낡은 가치관으로 전락 된지 오래 되었다. 우리나라 만이 외세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아직까지 서구문화 숭배사상이 강하다.

 

한세대는 20년 단위로 바뀐다. 앞으로 20년 후에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종교분야에 있어서 모습이다. 한국불교가 소수종교로 전락할 것인지 아미면 중흥하여 불교도입이래 최대의 전성기를 구가 할 지 알 수 없다. 다만 하나의 거대한 트랜드는 포착된다. 이제까지 서구중심에서 동양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서구문화와 사상과 종교가 더이상 미래사회의 패러다임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양사상의 중심에 있는 불교사상이 미래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중심에 서는 것 만은 확실해 보인다.

 

20년 후의 밤하늘 풍경은

 

도시의 얼굴은 매년 변해 간다. 20년 후의 도시의 얼굴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 도시의 밤하늘을 화려 하게 장식하고 있는 십자가의 물결이 20년후에도 유지 하고 있을까. 통계를 보면 매년 2500개의 교회가 생기고 3000개의 교회가 사라진다고 한다. 계산을 하면 매년500개의 교회가 사라지는 것이다. 만일 이런 추세라면 20년 후에는 만개의 교회가 사라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20년후의 밤하늘은 지금 보다는 십자가의 물결이 줄어 들 것임에 틀림 없다.

 

세상은 변한다. 변하는 것은 기본법칙이다. 불교의 3법인중의 하나인 제행무상의 법칙과 같다. 어제와 오늘은 별차이가 없는 것 같이 보이지만 시간을 길게 늘려 잡으면 변화는 확연히 보이게 되어 있다. 그 중에 도시의 변화는 매우 극적이다. 건물이 새워 지는가 하면 허물어져 있기도 하다. 20년후에 도시의 모습 만큼이나 정신세계도 변해 있을 것이다. 한국인의 기질은 이런 변화에 매우 민감 하다. 한번 바람이 불면 확 바꾸어 버리는 특성도 가지고 있다. 한세대후에 과연 우리의 정신세계는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을까.

 

 

 

 

2008-09-10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