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조용필과 나훈아, 노래방에서는 누가 더 국민가수일까

담마다사 이병욱 2008. 9. 27. 09:40

 

 

조용필과 나훈아, 노래방에서는 누가 더 국민가수일까

 

 

 

전봇대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보면

 

서민층과 중산층 그리고 상류층이 사는 동네는 확연히 다르다. 대체로 일반주택에 사는 사람들을 서민층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이 사는 집들은 따닥 따닥 붙어 있는 밀집된 가옥형태가 대표적이다. 골목은 좁고 전봇대에는 전선이 어지럽게 엉켜져 있는 것도 또 하나의 특징이다. 그 전봇대를 장식 하고 있는 또 다른 흔적은 한물간 가수와 개그맨 연예인들의 공연을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과거에 동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었던 그런 포스터이다. 이런 포스터는 중산층이 주로 사는 아파트단지나 상류층이 사는 고급주택가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다.

 

흘러간 가수나 한물간 가수들의 주 무대 활동은 이와 같이 서민층이 사는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포스터는 간접적으로 보여 준다. 포스터를 유심히 보면 한 때 방송을 탓던 인기가수 이었음을 알 수 있다. 방송에서는 잊혀졌지만 아직도 그들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과 정서가 맞는 다고 생각 했기 때문에 전봇대에 포스터를 붙여 놓았을까.

 

축구장에서 노래 하는 조용필

 

용필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흔히 조용필을 국민가수라고 한다. 수 많은 히트곡을 내었고 자기 몸관리 또한 훌륭해서 조금도 스캔들이 없는 모범적인 가수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공연을 하면 축구장에서 한다. 보통 몇만명이 모인다고 하니 아직도 그의 인기를 짐작 하고도 남음이 있다. 더구나 입장표는 순식간에 매진되고 전국에 있는 월드컵경기장과 같은 축구장에서 투어를 한다고 하니 정치인이 보면 부러움의 대상임에 틀림 없다.

 

어느 음악평론가가 말하기를 조용필의 노래는 한국인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 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어떤 교수는 조용필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이제는 조용필학이 생길 정도로 이제는 그의 노래는 전설이 되고 신화가 된 느낌이다. 그런 조용필의 노래는 계층에 관계 없이 어필 하고 있다. 사랑과 이별만이 주제가 아니라 우정과 자연등 다양한 장르로 부르고 있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될 것이다.

 

이국적이고 준수한 용모의 라훈아

 

"이것 저것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아무것도 가진 게 없네~" 라훈아의 '잡초'라는 노래 가사의 일부이다.  조용필과 쌍벽을 이루는 또 하나의 가수가 라훈아이다. 이국적이고 준수하게 생긴 용모는 노래 못지 않게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마력이 있다. 지금도 그를 잊지 못하는 중년이상의 사람들이 많이 있을 줄 안다. 특히 여성팬인 경우 사족을 못쓸정도로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들었다. 라훈아 역시 함부로 무대에 서지 않는다. 특별공연 할때나 모습을 보일 뿐이다. 일종의 자기관리라 볼 수 있다. 전봇대 포스터에 얼굴을 내비치는 가수들과는 격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런 그의 노래 가사 역시 사랑과 이별이 주이다. 그러나 심심치 않게 우정과 효와 자연과 고향에 대하여도 노래 하고 있다. 인기가 좀 있다는 트로트풍의 가수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과 이별타령으로만 일관 하고 있는 것과는 차별이 되는 대목이다. 또 한가지 특색은 철학적인 의미가 있는 노래도 부른다는 사실이다. '()' 이라는 노래가 대표적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제행무상의 개념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라훈아의 노래는 사랑과 이별 타령 뿐만 아니라 고향과 자연, 우정, 인생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래방에서 더 인기 있는 가수는

 

국민의 사랑을 받는 가수를 국민가수라 한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두루두루 좋아 하고 따라 부를 수 있는 가수를 말하는 것이다. 조용필과 나훈아 역시 국민가수의 반열에 들어 가는 가수이다. 노래 장르는 다르지만 모두 다 노래에 철학이 들어가 있다. 사랑과 이별 뿐만 아니라 삶과 인생에 관해서도 노래 하고 있기 때문이다. 듣기에는 조용필 노래가 좋다. 그러나 따라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무래도 고음처리에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훈아 노래는 따라 부르기 좋다. 저음이기 때문에 고음불가인 사람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다. 아마 노래방에서 나훈아 노래가 조용필 노래 보다 더 인기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나름대로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인생관이나 가치관 또는 직업관이 정립되어 있다는 것이다. 성공한 가수들 역시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사랑과 이별 뿐만 아니라 인생과 자연을 노래한다. 어떤 가수는 사회의 부조리에 대하여 일침을 가하는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현실참여형 가수들이다. 철학이 없는 가수들은 전봇대의 포스터 신세를 벗어 날 수 없다. 거기서 나오는 노래는 사랑과 이별 타령 일색이다. 거기서 인생과 자연과 우정, 사회에 대한 노래는 찾아 볼 수 없다. 국민가수가 되고 성공한 가수가 되려면 철학이 있어야 함은 분명한 사실이다.

 

 

 

 

2008-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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