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부동산 대폭락, 환율대란, 주식시장 붕괴 시대에 밭가는 심정으로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0. 9. 18:38

 

부동산 대폭락, 환율대란, 주식시장 붕괴 시대에 밭가는 심정으로

 

 

 

 

 

호미를 들고 밭을 갈다 보면 언제 저 멀게만 느껴지는 밭을 갈 때가 있다. 그렇다고 대충 후다닥 해치울 일도 아니다. 고개 숙이고 한뼘 한뼘 갈다 보면 어느새 상당히 진척 되어 있음을 느낀다. 반복 되는 동작에 허리는 아파 오고 손에는 물집이 잡히지만 몰두 하다 보면 내가 밭을 가는지 밭이 나를 가는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몰아의 경지로 갈 때 도 있다. 아득하게 보이던 밭을 다 갈고 났을 때 시원한 한줄기 바람은 이 세상 하나 부러울 것이 없을 정도로 행복 하게 만든다.

 

시골에서 농사를 지어 본 경험은 없다. 다만 유년시절을 시골에서 보냈기 때문에 정서는 알 수 있다. 도시에 살면서 어쩌다 몇 번 시골에 내려 가면 백모님은 어린애 들에게 호미를 쥐어 준다. 그리고 밭가는 일을 시킨다. 도시에 살면서 한번도 해 보지 않았던 일을 시키는 것이다. 아마도 농사의 어려움을 알리고 매일 먹는 음식의 소중함을 깨우쳐 주기 위했으리라.

 

언제 무너 질지 모르는 모래성에서

 

좀체로 있을 것 같지 않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미국발 금융위기' 이다. 일등국가이면서 초일류국가로 불리는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 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연일 주가는 폭락 하고 부동산 가격은 하락에 하락을 거듭해서 파산 하는 사람들이 속출 하고 있다. 그리고 거대한 투자은행들은 하나 둘 쓰러져 가고 있고 그야말로 한치 앞도 예측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세계경제의 버팀목인 미국이 흔들리자 그 파급효과로서 전세계가 요동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라고 예외 일 수는 없다.

 

그 동안 미국은 잘 먹고 잘 살아 왔다. 불과 몇 프로에 지나지 않는 인구가 전세계의 에너지 자원의 몇십프로를 소비 하는 소비왕국이었다. 머니게임으로 일관 하던 투자은행들은 손 쉽게 벌어 들인 돈으로 흥청망청 써 댔다. 도가 지나쳤을까. 아니면 과소비에 대한 댓가를 받는 것일까. 한 없이 추락 하는 모습을 보면 부동산도 거대자본도 모두 다 거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영원히 번영하고 영원히 잘 살 것 같았던 미국의 신화가 이제 무너져 내리려고 하고 있다. 보수신문은 이런 사실 대하여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내년중반 이후에는 회복 될 것이라고 낙관 섞인 전망을 하고 있다. 과연 그런 낙관대로 갈 수 있을까.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런 일이 벌어 지리라고 누가 생각 했었을까. 미래는 가 보아야 알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이제까지 비정상적인 방법과 비상식적인 관행의 결과 라는 것이다.  땀흘려 노력한 댓가가 아니라 머니게임으로 인한 불로소득을 추구한 결과 이다. 돈을 돌리고 돌려서 거대한 모래성을 쌓은 것이다. 그 모래성은 다름 아닌 탐욕의 바벨탑과 같은 것이다. 언제 무너 질지 모르는 모래성에서 남의 돈으로 매일 파티를 즐긴 것이다. 이제 그 불안한 모래성이 무너져 내리려고 있다. 문제는 그 모래성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빨리 무너진다는 것이다.

 

"더 생육하고 번식하라! 땅을 차지하라! 다스리라!"

 

미래를 소재로 한 영화는 한결 같이 어둡게 묘사 되어 있다. 핵전쟁이 나서 지구가 폐허화 된 모습 같은 것이다. 미래는 지금 보다 더 문명적으로 발전 된 모습이 아니라 원시상태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저 예산의 영화를 찍기 위한 방편이라고 말 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영화들이 묘사 하는 미래는 암울 하기 그지 없다. 그런 영화를 만든 목적은 핵전쟁이 나서 인류가 공멸하는 모습을 막아 보자는 일종의 메세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과 같은 미국 주도의 가치관으로는 미래를 보장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식 가치관 이란 무엇일까. 쉬운 일례로서 소비와 성장을 들 수 있다. 소비는 미덕이라고들 한다. 소비를 많이 해야 경제가 발전 한다는 것이다. 많이 사고 많이 팔면 팔 수록 경제는 점점 더 성장 할 것이다. 문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지구의 자원은 한정 되어 있는데 무한정 성장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소비와 성장의 이면에는 미국의 기독교적인 사고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더 생육하고 번식하라! 땅을 차지하라! 다스리라!" 라는 말일 것이다. 인구가 폭발해서 지구가 발디딜 틈이 없어도 창세기 명령 대로 한다면 인구는 계속 늘어 나야 한다. 그리고 이들을 먹여 살릴 땅을 차지 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지구의 환경에 대해서는 아랑곳 하지 않는 태도이다. 그 결과 극심한 경쟁이 벌어졌고 오로지 경쟁에서 살아 남은 자들만이 진정으로 축복 받은 인간으로 간주 된 것이다. 반면에 경쟁에서 밀린 사람들은 노력이 부족 하고 게으른 것으로 간주 된다. 모든 것이 능력위주로 가다 보니 힘이 있고 부자를 동경 하는 사회로 질주 하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부를 축적 하고 잘 사는 것이 선이 되어 버렸다. 능력 있고 잘 사는 것이 미덕이 되어 버린 것이다.

 

자원이 고갈 되든 말든, 환경이 파괴 되든 말든

 

사람의 탐욕은 끝이 없다. 그런 탐욕을 부추기는 가치관이 미국식 가치관이라 볼 수 있다. 이런 미국식 가치관을 닮아 가고져 하는 곳이 바로 한국 사회에 있다. 보수진영에서 말하는 이른바 미국식 모델인 것이다. 아이들을 무한 경쟁으로 내 모는가 하면 어떤 식으로 든지 잘 살면 복 받았다고 생각 하는 사고 방식이다. 인구를 더 늘려야 한다거나 대운하를 건설 하여 경제를 더 성장 시켜야 한다는 사고방식도 마찬가지로 "더 생육하고 번식하라! 땅을 차지하라! 다스리라!"와 같은 창세기 말씀의 연장선상이라 볼 수 있다.

 

미국의 몰락을 보는 보수진영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미국이 다시 회복 되어서 닮고 싶은 모델이 되어 주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그러기에는 이제 한계에 다다랗다고 본다. 마치 죽으면 끝나는 것인 양 지구의 자원이 고갈 되든 말든 환경이 파괴 되든 말든 자손을 번성시키고 땅을 차지 하는  가치관이 한계에 다다랗다는 것이다. 지금 잘 먹고 잘 살기 위하여 남은 자원을 모조리 써 버린다면 미래세대는 암울하게 보낼 수 밖에 없다. 영화가 묘사하는 바로 그런 시대에 후손이 살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악질만세 대병겁 시대'가 온다고 하는데

 

시인 지하는 법보신문 특별기고에서 '악질만세 대병겁 시대'가 온다고 하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동아시아, 동북아시아는 앞으로 2~3년 안에 정치, 경제, 사회적인 대변동(大變動), 그리고 7~8년 또는 적어도 10년안에 생활, 생태, 건강, , 의료, 생명과 환경, 기후변화 등에서 대혼돈(大混沌)에 빠지게 된다. 악질만세(惡疾萬世)의 대병겁(大病劫)이 반드시 온다.
이와 함께 누누이 얘기한 바와 같이 문화와 문명 대변동기에 깊이 들어간다.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왔다.
대안은 ‘화엄개벽’ 뿐이다.
어찌할 터인가?

 

 

향후 10년 이내에 대격변기가 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안은 화엄개벽뿐이라는 것이다. 이런 전조가 지금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미국발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 동안 흥청 망청 매일 매일이 파티이었던 점을 감안 한다면 일면 수긍 가는 면도 있다. 언제까지나 소비 하고 성장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대 파국을 맞이 할 가능성도 농후 하다. 당장 경제가 위축 되고 식량과 물과 전기의 공급이 중단 된다면 도시는 대 혼란에 빠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폭동이 일어 나게 되고 살인 방화 약탈이 자행 될 것이다. 영화에서 말하는 어두운 미래가 현실화 되는 것이다. 그 동안 머니게임과 불로소득을 추구 하는 가치관이 붕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래는 어쩌면 자급자족 하는 원시농경시대로 되돌아 가게 될 지도 모른다. 땀흘린 만큼 그 댓가를 받고 뿌린대로 거두는 그런 시대를 말한다.

 

밭을 가는 심정으로

 

호미를 들고 밭을 가는 것은 힘든 작업이다. 그리고 논을 매는 작업 또한 고역이다. 힘들면 쉬었다 하면 되고 일없이 하다 보면 어느새 까마득하던 논과 밭을 갈게 된다. 잠시 쉬는 중에 한줄기 바람은 그렇게 상쾌 할 수 없고 도중에 먹는 참거리는 꿀맛이다. 여기에는 그 어떤 불로소득도 있을 수 없다. 땀흘린대로 뿌린대로 거두는 것이다. 흐르는 개울가에 알통 박힌 장딴지에 묻은 진흙을 두발로 슥슥 닦아낸다. 그리고 물기있는 고무신을 신고 고무신 내는 소리와 함께 집으로 돌아 가는 모습이 예전에 보았던 농촌의 모습이다. 그런 시대가 과연 불행한 시대 이었을까. 손 쉽게 번 돈으로 매일 고기를 먹고 그야말로 매일 매일 잔치이고 매일 매일 파티와 같은 지금이 그 시절 보다 더 행복하다고 말 할 수 있을 까.

 

6억과 9억 그리고 종부세, 버블세븐, 부동산대폭락, 환율대란, 주가폭락  신문과 방송, 인터넷에 자주 등장 하고 용어이다. 이런 용어와 상관 없는 사람도 매우 많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 관심을 가지고 목 메어 있는 사람에게는 절실한 현실일 것이다. 또한 손 쉽게 돈을 벌기 위해서 불로소득을 추구 하는 사람들에게는 고통스런 현실임에 틀림 없다. 잘 못된 가치관으로 이루어진 탐욕의 모래성은 언젠가 무너지게 되어 있다. 지금 그런 과정을 겪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밭가는 심정으로 한뼘 한뼘 앞으로 나아 가면서 신성한 노동의 댓가를 받는 시대, 바로 그런시대가 화엄개벽의 시대가 아닐까.

 

 

 

2008-10-09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