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수학능력시험, 단 한번의 시험은 가혹하다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1. 13. 12:11

 

 

수학능력시험, 단 한번의 시험은 가혹하다

 

 

 

 

 

 

"단 한번 시험으로 성적을 평가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세번은 보아야 한다" 이미 두명의 자녀가 수능시험을 본 바 있는 사람의 주장이다. 단 한번의 시험으로는 정확히 실력을 평가 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 날의 컨디션에 따라 성적이 다르게 나올 수 있고 그 날의 운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는 말이다.

 

단 한번의 시험은 가혹하다

 

일년 365일중에 특별한 날은 있기 마련이다. 나에게는 평범한 날일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특별한 날이 될 수 있다. 중요한 시험이라든가 중요한 행사같이 일생의 일대사를 결정 짖는 날을 말한다. 이런 날을 맞이 하는 심정은 매우 긴장 되고 절박하다. 누군가에 의지 하고 싶기도 하고 누군가에 매달리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평소에 찾지 않던 기도처에 가서 기도도 하고 은혜와 가피를 바란다.

 

시험은 평소에 노력한 결과와 그 날의 운세가 크게 작용 한다. 최상의 컨디션에서 평소에 보았던 문제가 발견 되었다면 행운이 따라 주는 것이다. 반면에 최악의 컨디션에서 전에 보지 못하였던 문제만 보인다면 운이 따라 주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실력이다. 기본이 탄탄하다면 단지 그 기본에다 플러스 하면 된다. 설령 시험을 잘 못 보았다 할지라도 자신의 기본은 나오게 되어 있다.  시험을 잡쳤느니 하는 말들은 알고 보면 변명에 지나지 않는 말이다. 그 시험성적이 바로 자신의 실력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단 한번의 시험으로 모든 것을  결정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 이다. 사람도 한번 보아서 잘 모르는데 하물며 자신의 실력을 단 한번의 시험으로 평가 한다면 너무 가혹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제도와 관습과 인습 때문에

 

일제고사와 수능시험은 해당 연령대의 학생들의 성적을 1등 부터 꼴찌 까지 보자는데 의미가 있다. 이 것을 토대로 상위그룹과 하위그룹의 비중을 보고 국가경쟁력의 잣대로 삼기도 한다. 한마디로 서열화 하는 것이다. 사회로 나오기 전에 처음 치루어지는 승부인 것이다. 단 한번의 시험으로 자신의 인생이 결정 되는 것이다. 앞으로의 순탄한 인생을 살아 갈지 험난한 인생을 살아 갈지가 결정 되는 것이다. 다행히도 등수에 들어서 좋은 대학에 들어 간다며 사회의 강자로서 삶을 살아 갈 것이고 등수에 들어 가지 못하여 처진다며 일생을 소외 된 채로 살아 갈 것이다. 일생일대의 진검승부가 단 한번의 시험으로 결정 나는 것이다. 그런 것을 잘 알기에 부모들은 학업신장에 올인 한다. 자신과 같이 불행한 삶을 살지 않도록 하기 위한 눈물겨운 배려인 것이다. 그런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험생은 이미 만들어진 제도와 관습과 인습에 따라 갈 뿐이다. 시험을 잘 보면 자신의 미래가 환히 내다 보일 것이고 시험을 잡치면 암담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것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지만 경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절실하게 느끼지 않는다.

 

일찍 좌절을 맛 본다는 것

 

어찌 보면 시험을 잘 보고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은 부모의 기대심리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현재상황을 자식에게 투사 하는 것이다. 좋은 대학에 가서 훌륭하게 되는 것이 학생이 바래서가 아니라 부모가 바래서 이라는 것이다.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낀 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학원으로 과외로 내 모는 것이다. 시험을 잘 보고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은 부모 만족이다. 부모를 만족 시키기 위해서 어쩌면 학생들이 희생 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 부모의 기대심리를 충족 시켜 주기 위하여 고된 학업을 강요 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수능이라는 통과의례는 단지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통과 해야 될 일이 무수 하게 남아 있다. 그 과정에서 수 많은 좌절을 겪고 무상함을 느낄 것이다. 그러면서 성장해 갈 것이다. 단 한번 시험을 잘 보았다고 인생이 탄탄대로를 걸어 간다는 보장이 없다. 다만 충분 조건에 지나지 않는다. 또 부모의 기대와 바램이 자신의 기대와 바램과 일치 한다는 보장은 없다. 어느 비평가는 역설적으로 말하기를 가능하면 부모의 기대와 바램에 어긋 나는 삶을 살아 가라고 충고 한다. 자신의 인생을 살아 가라는 것이다. 부모의 기대와 바램에 어긋 나면 어긋 날 수록 자신의 인생을 살아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단 한번의 수능으로 모든 것이 결정 되는 사회에서 일찍 좌절을 맛 보는 것이 탄탄대로를 가는 모범생 보다 오히려 더 값진 인생을 살아 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200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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