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개념이나 이미지도 표절일까, 국립현대미술관의 원시인상을 보며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1. 18. 10:56

 

개념이나 이미지도 표절일까, 국립현대미술관의 원시인상을 보며

 

 

프랑크푸르트에 가보면

 

유럽의 관문은 어디일까. 런던일까 파리일까. 과거에는 런던이나 파리가 유럽의 관문역할을 했었다. 지금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가 유럽의 관문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업에서 유럽지사를 내었다 하면 1차적으로 거론 되는 곳이 푸랑크푸르트이다. 더구나 동유럽이 소련의 영향으로 부터 자유로워 지면서 유럽의 중심부로서 자리 잡고 있는 곳이 프랑크푸르트이다.

 

프랑크푸르트는 새롭게 건설된 도시이다. 2차대전때 대부분이 파괴 되고 그 파괴 된 바탕 위에 건설된 도시가 프랑크푸르트인 것이다. 대부분의 독일 도시들이 고풍스러운 전통의 멋을 간직 하고 있지만 프랑크푸르트만큼은 현대화된 모습을 보여 준다. 하늘높이 솟아 있는 빌딩과 새롭게 건설된 뉴타운, 그리고 활력있는 거리를 보면 오늘날의 발전된 독일 모습을 보여 주는 것 같다. 그런 도시에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있을 수 없다.

 

프랑크푸르트시내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빌딩이 있다. 타워형으로 생긴 이 건물은 꼭대기가 마치 피라미드처럼 되어 있고 밤이면 모서리에 컬러풀한 조명을 해 놓아서 시내는 물론 먼 곳에서도 볼 수 있다. 하나의 이정표가 되는 건물이다.  어디서든지 볼 수 있는 이런 건물을 랜드마크라 부른다. 그런데 이 빌딩 앞을 지나다 보면 눈길을 끄는 커다란 동상이 보인다. 원시인 형상의 조형물이다. 허리는 구부정 하고 팔은 기다란 것으로 보아 현생인류는 아닌 것 같고 독일에서 출현 했었다는 네안데르탈인 것 같다. 높이는 건물 삼사층 정도이고 손에는 연장이 들려 있다. 그리고 움직이고 있다. 저런 그로테스크한 조형물과 현대화된 도시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길래 만들어 놓았을까 누구나 의문을 가져 봄직하다.

 

국립현대미술관 뜰에서 본 원시인상

 

과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 가 보았다. 전시장 입구에는 각종 조형작품이 전시 되어 있다. 현대미술관 답게 추상적이고 모던한 작품이 대부분이다. 그 중에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이 원시인 모양의 작품이다. 약간 구부정한 자세와 길다랗게 늘어 뜨린 팔, 하늘을 쳐다 보며 입을 오므렸다 폈다 하는 작품이다. 현대인류는 아닌 것 같고 현생인류 이전에 출현 하였던 고대인을 보는 것 같다. 한 눈에 알 수 있었던 사실은 이 작품이 프랑크푸르트에서 보았던 네안데르탈인 형상의 동상과 너무나 흡사하다는 것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본 작품은 허리를 앞으로 숙이고 있고 연장을 든 손이 움직이는 모습이지만 현대미술관에서 보는 동상은 똑 바로 선채로 고개를 들고 있고 입만 벌렸다 오므렸다 하는 모습이 다를 뿐이다. 그렇지만 전반적인 이미지는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어디까지가 표절인가

 

어디까지 표절이고 어디까지 창작일까. 표절에 대하여 인터넷사전을 찾아 보았다.

 

 

표절 (출판)  [剽竊, plagiarism]

 

다른 사람의 글을 취하여 자기가 쓴 것처럼 행세하는 행위.

 

이러한 사기행위는 문서위조죄 내지 저작권침해죄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일반적으로 저작권법 위반이 된다. 그러나 단지 똑같은 사상(思想)이 다른 어구로 표현되었을 경우에는 계약침해가 성립되지 않는다. 또한 아주 똑같은 표현일지라도 그것이 독자적으로 얻어졌다는 것이 입증될 경우에는 침해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

 

주로 글에 관한 사항이다. 다른 사람의 글을 자기가 쓴 것 처럼 행세 하는 것이 표절 행위이지만 독자적으로 얻어 졌다는 증거가 있다면 표절에 해당 되지 않는 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사항은 비단 글에서만 해당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음악이나 미술과 같은 창작세계에서도 동일 하게 적용 되리라 본다. 또한 과학적 발견이나 제품을 개발 하는 경우도 마찬 가지 일 것이다.

 

 

 

 

 

 

개념이나 이미지가 비슷하다면

 

글이나 음악 또는 제품과 같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법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 특허나 실용신안과 같이 법적인 장치가 마련 되어 있어서 함부로 표절을 못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미술작품과 같은 경우는 1회성 작품의 경우는 대량으로 생산 되는 상업적인 작품과 거리가 멀다. 순수한 예술행위로서 단 한개의 작품만 존재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도처에서 비슷한 개념의 작품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큰 빌딩마다 의무적으로 설치 하게 되어 있는 조형물과 같은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국가에서 운영 하는 미술관에서 표절 의혹을 발견 한다면 상업적 목적의 작품과 또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설령 독자적인 창작품일지라도 먼저 나온 작품과 개념이나 이미지가 비슷하다면 표절 의혹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 이다. 분명한 것은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에 있는 작품보다 먼저 나온 것은 확실하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글로벌화 된 세상에 누군가는 보았을 그런 작품과 창작품과의 관계는 파악 할 수 없다. 단지 너무나 이미지와 개념이 비슷해서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라면 이의를 제기 해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 된다.

 

 

2008-11-18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