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모던한 국립현대미술관, 산속의 놀이공원 옆에 있어야 할까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1. 21. 12:02

 

모던한 국립현대미술관, 산속의 놀이공원 옆에 있어야 할까

 

 

 

 

 

오로지 다다익선을 위하여

 

다다익선(多多益善).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라는 뜻이다. 무엇이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는 것일까. 과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 가면 다다익선을 볼 수 있다. 남준의 비디오아트 작품이름이 다다익선이다. 중앙홀에 있는 이 작품은 높이가 18미터이고 지름이 7미터에 이르는 탑모양을 하고 있다. 여기에 사용된 TV수는 1003개이다. 1003이라는 숫자는 103일의 개천절을 상징 하는 의미에서 1003개라고 한다. 이 비디오아트를 위해서 국립미술관의 돔형 건물 구조가 만들어진 듯하다.

 

 

 

 

 

산속에 있어야 할 까닭이 있을까

 

국립현대미술관은 마치 산속과 같은 곳에 자리 잡고 있어서 가려면 꽤나 번거롭다. 자동차로 갈 수도 있지만 전철을 타야 하는 경우 꽤 걸어 가거나 동물원까지 가는 코끼리 열차를 타고 가야 한다. 물론 전철까지 셔틀버스가 운행 된다고 하지만 사람이 없는 경우는 운행을 하지 않는 모양이다. 꽤 너른 부지에는 조경이 잘 되어 있고 야외 조형물도 전시되어 있다. 놀이공원 쪽으로 돌아가면 떠들썩한 소리도 들을 수 있는 곳이 또한 미술관이다. 놀이공원과 동물원 사이에 위치한 미술관이 문화공간으로서는 좀처럼 주위와 궁합이 맞아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추상화와 같은 현대미술을 전시 하는 공간으로서의 미술관이 산속과 같은 위치에 있어야 할 까닭이 있을까.

 

 

 

 

난해한 현대미술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은 주로 현대미술과 관련된 작품이다.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모습보다는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작품이 대부분이다. 야외에서 보는 조형물도 마찬가지이다. 작품만 보아서는 무슨 뜻인지 잘 모른다. 작품 바로 아래에 설명판에 적혀 있는 제목을 보아야 그 뜻을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과감한 생략과 상징을 특징으로 하는 작품을 보면 보통사람들이 느끼기에는 난해하고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건물안에 있는 작품은 추상적인 작품이 대부분이다. 과거 일제시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작품이 전시 되어 있지만 최근으로 올 수록 작품은 난해 해진다. 작가는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작품 활동을 했겠지만 보는 사람은 그 뜻을 좀처럼 이해 할 수 없다. 그 중에서 가장 압권은 아마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작품일 것이다. 작품전체가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누구나 그릴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벽에 걸려 있는 것을 보아서는 작품임에 틀림 없다. 모더니즘을 넘어서 포스트모던한 작품이라 할까 파격적인 인상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파격적인 작품은 도처에 있다. 보통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한 작품들이다. 그런 난해 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을 보다가 다다익선과 같은 비디오아트작품을 보면 오히려 더 친숙하게 느껴 질 정도이다. 매일 보는 TV화면에다  현란하게 움직이는 화면을 보면 매우 역동적이다. 또한 소리도 나기도 해서 시각과 청각을 모두 집중시키기도 한다. 이런 작품도 현대미술의 범주안에 들어 간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현대와 가장 궁합이 맞는 현대미술의 결정판이라 볼 수 있다. 이곳 만큼은 사진을 찍거나 비디오 촬영을 해도 제지 하지 않는다.

 

 

 

 

차라리 포스트모던 미술관이라고 하면

 

시기구분을 할 때 근대니 현대니 하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이들 단어를 영어로 옮기면 모던(Modern)이라는 단어가 사용된다. 모던이라는 단어의 사전적인 의미는 근대와 현대를 모두 내포 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근대와 현대는 구분 되지만 미술에 있어서는 구분이 모호한 듯한 느낌이다. 굳이 구분 한다면 현대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듯 하다. 미술관 이름도 현대자가 붙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럴까 전시된 미술품은 추상화계열의 작품이 대부분이다. 추상적이어야 현대미술이라는 등식이 성립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일반인이 보았을 때 가슴에 와 닿지 않는 느낌이다. 현대를 넘어 너무 현대적이어서 일까. 그렇다면 모던 보다 나중의 개념인 포스트모더니즘 작품이라고 불러도 되는 것일까. 미술관 명칭도 포스트모던 미술관이라고 하면 어떨까.

 

 

 

 

 

 

 

 

 

 

 

 

 

 

 

 

 

 

 

 

 

 

 

 

 

 

 

 

 

 

 

 

 

 

 

 

 

 

 

 

 

 

 

 

 

 

 

 

 

 

 

 

 

 

2008-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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