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은인과 원수, 상구보리 부부와 하화중생 부부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1. 23. 12:31

 

은인과 원수, 상구보리 부부와 하화중생 부부

 

 

이혼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이혼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대부분이 상대방의 잘못으로 돌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상대방의 잘못한 점과 이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말하면서 자신은 잘못이 없는 듯이 말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따진다면 반반씩 이혼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주변에 이혼한 가정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혼하자 마자 새로 가정을 꾸려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직도 혼자 사는 사람도 있다. 어느 경우이든지 서로 맞지 않아서 헤어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억지로 참고 사는니 차라리 혼자 사는 것이 편하다고 느낄 지도 모른다. 이를 아전인수격으로 정당화 하는 구절을 든다면 법구경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멀고 먼 이 인생의 여행길에서

현명하고 조심성 있는 사람을 만나거든

그와 함께 벗하여 가거라.

그러면 이 모든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나니.(328)

 

그러나 이런 벗을 만나지 못하거든

외롭고 고되지만 차라리 혼자 가거라.

왕이 정복했던 나라를 버리고 돌아가듯

또는 홀로 숲 속을 가는

저 코끼리처럼.(329)

 

어리석은 자들과

무리지어 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혼자가 되어 가는 것이 낫나니

더 이상의 잘못을 저지르지 말고

저 숲 속의 코끼리처럼

외로이 혼자가 되어 걸어가거라.(330)

 

 

멀고 먼 인생의 여행길에서 현명하고 조심성 있는 벗을 만나서 가라는 이야기이다. 그런 벗을 만나지 못하거든 외롭지만 차라리 혼자 갈 것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어리석은 사람과 함께 가는 것 보다 혼자 가는 것이 낫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벗 대신에 배우자로 치환 한다면 이혼의 정당성을 부여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전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서 적용 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혜롭지 않고 어리석은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은 고통이라는 사실과 외롭지만 차라리 혼자 가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할지 모른다고 경전은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성민의 친권문제 논란을 보고

 

조성민의 친권문제에 대한 보도를 TV로 보았다. 인터넷공간에서 치열하게 벌어진 찬반에 대한 공방이 공중파 방송에 까지 이르른 것이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친권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이고 성민이 매우 잘 못 됐다는 식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여기에는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돈이다. 알고 보면 남겨진 유산을 가지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만일 남겨진 유산이 없고 빚만 잔뜩 지고 있었다면 친권에 대한 공방이 있었을까.

 

자살한 최진실과 조성민의 결합은 이혼을 예고 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상당수의 연예인들의 결혼생활이 나중에 파탄 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그런 범주중의 하나 이었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연하남에다 단순한 성격의 체육인남편과 화려한 생활에 기반을 둔 인기연예인의 결합이 그랬을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남자가 다른 여자와 사귀는 상황이 발생 하였을 때 돌이킬 수 없는 신뢰의 문제가 발생 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들 부부의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으나 서로 간에 불신을 초래한 배경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언론에서는 일방적으로 여자편에 서서 이야기 하지만 남자 측에 보았을 때 어떤 말 못할 사항이 있었음에 틀림 없다. 바람을 피우고 다른 여자와 사귀게 된 배경에는 여자측의 책임도 어느 정도 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연하남이라고 해서 자신의 입맛대로 요리 하려고 했다든지 참을 수 없는 모욕을 주었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따라서 일방적으로 여자 측면에서 남자측의 잘못을 돌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엄밀히 따진 다면 양측이 50%씩 잘못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전생에 원수 아니면 은인이었다는데

 

부부간에 서로 존중하고 화목하게 살아 가는 부부들을 볼 수 있다.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은 보기에도 좋아 보인다. 그런 부부들은 대체로 생활도 안정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자녀 교육도 훌륭하게 시켜 놓은 것을 알 수 있다. 또 사회에 대한 관심과 봉사활동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반면에 부부간에 갈등이 지속되고 긴장관계에 놓여 있는 부부도 많이 있다. 통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부부관계가 이런 불만족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한다. 대략 20%정도가 화목한 부부관계라면 약80%정도의 부부가 불만족한 관계라고 한다. 여기에도 80 20법칙이 그대로 적용 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부부사이는 과거전생에 원수 아니면 은인 관계이었다고 말한다. 원수를 갚기 위해서 부부관계로 맺어 지고 은혜를 갚기 위해서 부부가 되었다는 것이다. 즉 선연이든 악연이든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과 현생에서 만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전생에 나에게 큰 피해를 당한 사람이 지금의 배우자가 되고 그 관계가 좋을 리 없다는 것이다. 즉 원수를 갚거나 보복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참고 견디고 인내 하고 살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전생에 나로 부터 커다란 도움을 받았다면 현생의 배우자는 나에게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은혜를 갚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부관계가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관계가 되기 때문에 서로 존중해 주고 화목한 관계가 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상구보리 부부와 하화중생 부부

 

부부가 전생에 원수지간이었다면 현생에서는 서로 긴장과 갈등과 고통스러운 관계를 유지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 그 고통을 받아들이고 인내 하고 다시 한번 뒤돌아 보게 될 것이다. 경전적으로 말한다면 '상구보리(上求菩提)'하는 것이다. 고통을 당했을 때 그 원인을 찾아 보고 깨우친다는 의미에서 깨달음을 추구 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현재의 감내 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 역으로 깨달음으로 이끄는 길을 제시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부부사이가 과거 전생에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사이었다면 긴장과 갈등으로 인한 요인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내부의 전쟁과도 같은 현상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 남는 에너지를 잘 활용 하여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웃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 준다거나 자식을 훌륭하게 교육시켜 사회에 기여 하는 것 같은 것들이다. 즉 경전식으로 이야기 한다면 '하화중생(下化衆生)' 한다고 볼 수 있다.

 

 

 

 

 

 

어리석은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

 

부부간에 서로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살아간다면 대단한 복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그렇게 되기 까지 자신들의 노력의 결과가 작용했으리라고 볼 수 있다. 전생에서든지 현생에서든지 사회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살아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서로 맞지 않은 배우자를 만나서 불행하게 살아 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노력이 부족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되는 대로 아무 생각 없이 즉흥적으로 살아 온 결과일 것이라고 생각 할 수 있다. 좀 더 따져 보고 신중하게 판단 하였더라면 평생고통의 굴레에서 벗어 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죄 없는 아이들에게 못할 짖을 짖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사회에 여러모로 염려와 피해를 주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결혼을 하고 부부관계를 맺는 것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무렇게나 대충 살고 보자고 부부관계가 맺어 졌다면 그에 대한 댓가는 너무나 클 것이다. 차라리 그럴 바에는 혼자 가는 것이 나을지 모른다. 경전에서는 현명하고 조심성 있는 사람을 만나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하거든 외롭고 고되지만 차라리 혼자 가라고 하였다. 이미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당 되는 말은 아닐 것이다. 아직 정해져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해당 되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정해져서 살고 있는데 관계가 좋지 않다면 상구보리 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되고 관계가 좋다면 하화중쟁 하는 마음으로 살아 가면 되지 않을 까.

 

 

 

 

200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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