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영화를 재미 없게 만드는 스포일러 (Spoiler)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1. 26. 11:33

 

영화를 재미 없게 만드는 스포일러 (Spoiler)

 

 

미리 봐 버린 드라마

 

일본어는 우리나라 말과 어순이 똑 같다. 그래서 배우기가 매우 쉽다. '5단활용'과 같은 기본 문법에다 한자 읽기만 읽힌다면 읽는 데는 크게 지장이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말을 듣거나 말을 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다. 실제로 현지인과 사귀거나 대화를 해야 늘기 때문이다.

 

간접적으로 일본어를 체험 할 수 있는 것은 방송에서이다. 전국에 왠 만한 지역에서 일본어 채널을 볼 수 있다. 그 것도 수준 높은 교양채널이라 불리 우는 NHK를 볼 수 있는 것이 행인지 불행인지 모를 일이지만 간접적으로 일본의 문화와 역사를 안방에서 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프로 중에 대하사극 '아츠히메'가 있다. 1년 짜리 이 사극은 일본의 근대화 시기를 다룬 대하드라마이다. 이제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는 이 프로는 일요일 저녁 늦게 본방송 이 방영 된다. 그런데 일본어 듣기 실력이 되지 않으면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 없다. 그래서 주로 인터넷으로 서비스 되는 녹화방송을 보고 있다. 물론 무료이다. 인터넷방송은 자막이 지원 되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 하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보면 볼 수록 흥미를 더 해 가는 방송을 보면 그 다음 이야기가 몹시 궁금해 진다. 그런 기대 감으로 1주일을 기다리는데 그 다음 내용이 궁금해 져서 본방을 미리 볼 때도 한다. 내용은 자세히 알 수 없으나 그 동안 보아 온 줄거리가 있기 때문에 대강은 돌아 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먼저 보고 나중에 인터넷의 자막 방송을 보면 아무래도 재미는 덜 하다. 미리 봐 버렸기 때문이다.

 

확률로 예측 하는 일기예보

 

누구나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미래를 안다면 미래의 불행을 피해 갈 수도 있고 큰 이익을 취 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까 점집이나 무당집이 없어 지지 않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을 보면 미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는 증거 일 것이다. 아무리 미신이라고 떠 들어 대지만 미래에 대해서 궁금증이 있는 한 역시 미래에도 점집은 성업 중에 있을 것임에 틀림 없다.

 

미래에 대한 예측을 하는 곳이 비단 점집만이 아닐 것이다. 일기예보가 좋은 예일 것이다. 점집과는 달리 과학적인 자료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예측 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단 몇 시간 후에 비가 올 것인지 오지 않을 것인지는 요새는 확률로 이야기 한다. 비올 확률이 70프로니 90프로니 하는 말들이다. 비가 올 것인지 오지 않을 것인지 단정적으로 이야기 하지 않는 것이다. 어찌 보면 매우 합리적인 방법이고 다른 면으로 생각 한다면 빠져 나갈 구멍은 마련해 놓았다고도 볼 수 있다.

 

날씨만 미래 예측이 가능할까. 사람의 인생도 예측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소소한 부분까지는 몰라도 대강의 큰 줄거리는 예측 할 수 있다. 육체건강하고 머리 좋게 태어 났다면 그 사람의 장래는 일단 밝다고 보아야 한다. 신체와 정신이 온전 하지 못 한 채로 태어 났다면 세상 살아가기 힘들 것이라는 것 쯤은 누구나 추측 할 수 있는 예측이다. 그러나 작고 세심한 부분 까지 예측 하려면 더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예측중에 하나가 관상을 보는 것이다.

 

잘생긴 것도 일종의 복일까

 

'꼴법'예측이 있다. 만화가 영만에 나오는 '' 이야기 이다. 사람의 생긴 모습을 보고 판단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잘 나가고 있는 사람들의 관상을 덧 붙여 설명하니 매우 그럴 싸 해 보인다. 물론 작자는 작은 모습만 보지 말고 얼굴 빛깔이라든가 전체적으로 풍기는 격을 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생긴 모습을 보고서도 그 사람의 과거와 미래를 어느 정도 판단 하는 것은 일견 수긍 가는 점이 없지 않아 있다. 이목구비가 수려 하고 자세가 바르면서 성격 또한 온화한 사람에게 호감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조건을 가졌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떻게 마음을 먹고 어떤 행동을 하느냐가 더욱더 미래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오로지 눈에 보이는 형상만을 보고 판단 한다면 그 예측의 정확성은 상당히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꼴법에서는 철저하게 생긴모습을 보고 과거와 미래를 예측 하는 것으로 보아 일단 잘 생기고 보아야 할 듯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면 잘생긴 것도 일종의 복이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공인된 국민게임

 

예측 중에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는 돈벌이를 따라 갈 수 없다. 어떻게 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은 모든 사람들의 공통적인 관심사이다. 그 것도 일확천금을 바라는 것이다. 바로 적게 투자해서 많이 건지겠다는 발상이다. 대표적으로 사행성 산업을 들 수 있겠다. 로또나 카지노, 경마 같은 것이다. 한번 터지면 인생이 바뀔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베팅한다. 하지만 그 확률은 매우 미미하다.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적게 투자해서 많이 먹겠다는 것 중에 주식을 빼 놓을 수 없다. 이미 국민오락이 되어 버린 듯한 주식은 국가에서 인정 하는 '공인 투기판'이라 볼 수 있다. 투기를 재미 있게 하기 위하여 개발 해 놓은 것이 홈트레이딩 시스템이다. 프로그램만 깔아 놓으면 누구나 집에서도 할 수 있고 사무실이나 현장에서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하루 종일 모니터만 바라보고 사는 사람이 수백만에 이른다고 한다. 아니 전국민이 게임의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경제뉴스에 빠지지 않고 그 날의 주가지수를 발표 하고 주식만 전문으로 취급 하는 방송이 있고 신문이 있을 정도이면 공인된 국민게임이라 볼 수 있다.

 

'스포일러(Spoiler)'

 

영화를 보고 있는데 옆에 있는 사람이 그 다음 줄거리를 말해 버리면 영화는 재미가 없어 진다. 바로 이런 사람들을 '스포일러(Spoiler)'라고 말한다. 일종의 훼방꾼이다. 드라마도 마찬 가지이다. 미리 본 드라마를 다시 본 다면 그 재미는 훨씬 덜 하다. 어떻게 줄거리가 전개 될지 궁금증을 자아 내게 하는 것이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묘미이다. 날씨와 인생도 마찬 가지 일 것이다. 수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 갈 지 알 수 없다. 단지 추측 할 뿐이다. 단정적으로 말 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비가 올지 안올지는 확률로 이야기 하는 것처럼 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확률로 밖에 말 할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이 주가 예측을 하였다. 지금이 투자 적기 라는 것이다. 지금 주식을 사 놓으면 1년 후에 부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마치 예언자 같고 점쟁이를 보는 것 같다. 그러나 그가 하는 말 중에 들어 맞는 것은 거의 없다. 이번에도 사람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오히려 조롱 하고 있다. 누구도 그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이다. 수 많은 변수가 있음에도 불구 하고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자질 문제라 볼 수 있다. 설령 그가 말한 말이 맞다면 영화를 재미 없게 만드는 스포일러임에 틀림 없다.

 

꿈만 먹고 살 수 있을까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그래서 점집을 찾고 무당집을 찾는다. 그리고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하여 걱정 하면서 살고 있다. 또 사람들은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아쉽고 안타까웠던 일에 대하여 항상 후회 하면서 살아 간다. 그러나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일 뿐이고 과거는 이미 지나가 버린 일이다. 설령 드라마를 미리 보듯이 미래를 안다고 하면 현실의 삶이 재미 없어질 것이고 지난 드라마를 본다면 과거에 얽매여 사는 꼴이 될 것이다. 현실을 살고 있지 않은 것이다. 로또 카지노 경마 주식과 같은 미래를 먹고 사는 종목들에 목 매여 사는 한 현실은 없다. 이들을 멀리 하면 할 수록 현실에 사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투기를 부채질 하고 있는 현실에서 국민들은 꿈만 먹고 살 수 있을까.

 

 

 

 

 

2008-11-26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