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좌탈입망(坐脫立亡)도 일종의 안락사일까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1. 30. 11:45

 

좌탈입망(坐脫立亡)도 일종의 '안락사'일까

 

 

한방의 추억

 

초등학교 다닐 때의 일이다.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리다 다리가 삐었는데 걸어 다닐 수도 없이 통증이 심하였다. 병원을 가서 치료를 받아 보았지만 별 차도가 없었다. 그러던 차에 용하다는 침놓는 집을 소개 받고 가게 되었다. 허름한 곳에 있는 침집에서 발목 주위에 대침 몇 방을 맞았다. 그 상태로 일어나서 걸어 보라고 한다. 신기 하게도 하나도 아프지 않고 정상적으로 걸어 다닐 수 있었다. 이른바 단 한방에 나아 버린 것이다.

 

방송에서 구담선생에 대한 보도를 하였다. 침구사인 그는 뜸을 곁들여 치료 하는 비제도권의 의료인이다. 그가 운영 하는 의료원에는 소문을 듣고 전국에서 찾아 온 사람들로 연일 만원이고 효과 또한 매우 좋았다는 것이다. 나이가 90대인 구담선생은 나이에 비하여 매우 젊어 보였다. 얼굴을 보면 어느 정도 인품을 알 수 있는데 매우 온화 하고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 같은 인상이다. 흔히 노인을 지혜의 상징이라 한다. 바로 구담선생 같은 분이 지혜의 상징처럼 보여 진다. 이렇게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 들고 잘 나가는 것을 시기해서 일까 한의사 협회에서 고발하여 지금은 영업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침구사가 뜸을 들이는 불법의료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명의(名醫) 인가

 

의사집안에 어느 의사의 아들이 가업을 잇고저 의대에 가게 되었다. 아들은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면허를 취득하여 가업을 잇게 되었다. 어느 날 아들이 자랑스럽게 아버지에게 이야기 하였다. 그 동안 아버지가 못 고치던 환자의 병을 자신이 깨끗이 고쳤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듣고 아버지는 "얘야 그 환자는 네가 대학교 다닐 때까지 우리 병원을 드나 들던 단골 손님 이었단다"라고 말 했다고 한다.

 

병을 한방에 고쳐 버리면 의사들은 먹고 살길이 막막해 질 것임에 틀림 없다. 가능하면 많이 오게 하여 치료를 하는 것이 더 남는 장사 이다. 만일 환자가 자신의 병원을 평생 동안 다닌 다면 1등 고객임에 틀림 없다. 이런 고객 들이 많으면 많을 수록 병원 유지에 도움이 되고 또한 더 큰 병원을 지어서 커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될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월급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 자주 가야 할까

 

병원에는 가급적 가지 않는 것이 좋다.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 한다면 굳이 병원신세를 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모든 국민들이 건강한 생활을 영위 한다면 문닫는 병원이 속출 할 것이다. 그래서 건강진단이다 조기검진 이다 하는 상품을 만들어 병원에 오게 만들고 이상이 발견 되면 수술하자고 한다. 자주 병원에 나오게 하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마치 교인들에게 교회에 자주 나오게 하는 이치와 같다. 교회에 안 나오면 죄 짖는 것 같고 벌 받을 것 같은 기분을 만드는 것이다. 교회에 나오기만 하면 다믄 얼마라도 내고 가야 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병원에서도 겁주는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치료를 하지 않으면 큰일 나는 것 같이 말하고 수술 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러워 질 수 있다는 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 것이다. 일단 몸에 칼을 대게 되면 그 순간 부터 병원에 매여 산다고 볼 수 있다.

 

생명을 미끼로 하는 장사

 

국내에서 처음으로 안락사라고도 불리우는 존엄사를 인정 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의학적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에게 가해지는 치료가 무의미 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병원측에서는 즉각 항소 하겠다고 발표 하였다. 이 말은 무엇을 말하는가. 회생 가능성이 없어도 끝까지 포기 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하지만 속으로는 돈하고 관련 있다는 이야기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말기 암환자는 가진 돈의 대부분을 말기 치료에 쏟아 붇는 다고 한다. 더구나 회생 가능성이 없이 산소 호흡기에 의지 하여 생명을 연장 하고 있는 경우 그 금전적인 비용은 상상 할 수 없을 만치 크다. 가지고 있는 전 재산을 병원에 바치는 것이다. 병원비는 고사 하고 인간답게 죽을 수 있는 권리 마저 박탈 당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나이가 들어 병이 들면 집에서 조용히 죽음을 맞이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의식 불명인 상태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지하여 생명을 연장 하는 죽음과 멀었다는 것이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데도 불구 하고 의식불명인 환자를 산소호흡기로 생명을 연장 하는 행위는 존엄한 죽음과 거리가 먼 일종의 생명을 미끼로 한 일종의 장사라 보여 진다.

 

가장 이상적인 죽음은

 

가장 이상적인 죽음은 의식이 명료한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 하는 것이다. 불가에서 말하기를 마지막 일념이 다음 생을 결정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나무아미타불을 염하면서 죽음을 맞이 하면 죽어서 아미타부처님이 계시는 극락에 태어 난다고 하였다. 이 말은 결국 존엄한 죽음을 맞이 하자는 것과 같다. 의식 불명인 상태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지 하여 맞이 하는 죽음과 대비 되는 말이다.

 

'좌탈입망(坐脫立亡)'이라는 말이 있다. 앉아서 죽음을 맞이 하는 것이다. 앉아서 죽음을 맞이 할 수 있을 정도라면 수행을 깊이 하지 않은 사람은 가능 하지 않을 것이다. 앉아서 죽음을 맞이 한다는 것은 의식이 명료한 상태에서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식이 명료 한 상태에서 가는 것과 혼수상태에서 가는 것과는 죽음에 있어서도 질적인 차이가 있을 것이다. 스님들은 자신들이 죽을 날짜를 미리 안다고 한다. 그래서 죽음에 대한 대비를 미리 하고 지정된 날짜에 죽는 다는 것이다. 그런데 언젠가 라디오 방송에서 고명한 스님의 법문을 들었는데 그 스님은 좌탈입망에 대하여 다른 의견을 제시 하였다. 아무리 수행의 경지가 높아도 죽음을 자유자재로 콘트롤 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이다. 자신이 언제 죽어야 겠다고 마음 먹으면 그 날짜에 맞추어 곡기를 끊고 수분 섭취를 줄여 나간 다는 것이다. 일종의 단식이다. 그렇게 곡기와 수분을 끊으면 죽게 된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좌탈입망이고 다른 말로 하면 안락사 개념이라는것이다.

 

 

 

 

'웰다잉(Well dying)'한다는 것

 

기대수명이 갈수록 늘어 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노령인구가 되었을 때 노인인구는 더욱더 늘어나고 기대수명 또한 더욱 더 늘어 날 것이다. 오래 살면서 건강하게 살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은 경우 오래 사는 것 자체가 재앙이 될 수 있다. 마지막 가는 길에 산소 호흡기에 의지 하여 의식불명인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 할 것인가 아니면 의식이 명료한 상태에서 아미타불을 염하면서 앉아서 죽음을 맞이 할 것인가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이왕이면 품위 있게 잘 죽는 것도 잘 사는 것이다. '웰다잉(Well dying)'이 웰빙'(Well being')인 것이다. 웰다잉 하려면 평소에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잘 죽는 연습이다. 바로 그것이 수행 아닐까.

 

 

 

2008-11-30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