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지나 가던 과객 피사로, 180명으로 쑥대밭이 된 잉카제국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2. 7. 18:18

 

지나 가던 과객 피사로, 180명으로 쑥대밭이 된 잉카제국

 

 

어느 평화로운 농촌에 지나가던 과객이 하루 밤 묶을 수 있느냐고 물어본다. 마음씨 좋은 주인부부는 기꺼이 응하고 찬거리 까지 제공 한다. 그런데 지나가던 과객이 갑자기 강도로 돌변하여 주인을 죽이고 마누라까지 겁탈하게 된다. 그리고 자녀들은 돈을 받고 팔아 버린다. 평화롭던 가정이 단 하루만에 쑥대밭이 되어 버린 것이다.

 

180명으로 쑥대밭 된 잉카제국

 

1532년 피사로는 180명을 이끌고 잉카제국에 도착 하였다. 그리고 잉키제국의 황제로 부터 환대를 받는다. 잉카의 전설에 의하면 얼굴이 하얀 백인과 같은 신이 찾아와서 자신들을 구원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180명중에는 사제도 있었다. 환대하는 잉카황제에게 사제는 세례를 주겠노라고 말하고 개종 할 것을 권고 하였다. 이에 응하지 않자 피사로 군대는 잉카황제를 포로로 잡아 버렸다. 안데스 전역에 걸쳐 있던 잉카신민들은 황제를 구하기 위하여 무려 11톤이나 되는 금을 바쳤다. 그러나 금을 바친 것으로 끝났을 뿐 황제는 우상 숭배를 했다는 죄목으로 다음해에 처형 되었다. 수백년간 독자적인 문화와 평화를 구가 해 오던 제국은 어느 날 낯선 방문객에 의하여 하루 아침에 쑥대밭이 되듯이 멸망 된 것이다. 그 것도 불과 180명 밖에 되지 않은 군사에게.

 

EBS 교육방송에서 다큐멘타리 '안데스'를 방영 하고 있다. 6부작중 1부와 2부를 연속하여 방영하였는데 그 중에 2부의 작품명은 ' 정복의 기술'이다. 불과 180명 밖에 되지 않는 피사로 군대가 어떻게 잉카제국을 무너 뜨리고 광대한 제국을 다스렸는지에 대한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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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의 기술은 무엇일까

 

180명으로 잉카제국의 군대6000명을 학살시킨 것은 세가지라고 한다. 첫번째가 처음 보는 기마병에 대한 두려움이고 두번째는 총과 대포로 무장한 화력이고 세번째는 천연두와 같은 전염병이 퍼져서 일 것이라고 추측 하고 있다. 그러나 결정적인 것은 개종을 이유로 황제를 체포 한 것이 멸망하게된 가장 큰 이유 일 것이다. 사전에 각본을 짜고 실행에 옮긴 것이다. 제국이 멸망 하자 스페인은 인디오들에게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도록 하였다. 인디오들을 마치 노예처럼 부리는가 하면 강제로 백인과 결혼하게 하여 '메스티조'라는 새로운 혼혈인종을 만들어 내는가 하면 민족혼을 빼앗기 위하여 강제로 개종 하게 만들었다. 스페인이 남미에 들어 온지 백년도 안되어서 강제노역과 백인이 가져온 질병으로 인하여 수천만이 희생되고 불과 500만명 정도가 남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견디지 못한 제국의 사제들은 더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 500년동안 숨어 지내면서 그들의 문화와 전통을 유지 해 오는 있는데 남미국가에서 이들은 최하층 계급이라 한다.

 

어느 역사학자는 피사로군대를 지나가던 과객으로 비유 하고 있다. 평화롭던 가정이 지나가던 과객에 의하여 하루 아침에 쑥대밭이 된 것을 빗대어 설명 한 것이다. 주인의 호의와 배려에 대하여 감사 하기는 커녕 이를 오히려 역이용 하고 강도로 돌변한 후에 가진재산을 재산을 빼앗는가 하면 강간하고 그 것도 모자라 노예로 팔아 먹는 행태를 서구제국주의 전형으로 파악 한 것이다.

 

전통과 문화의 힘이 있으면

 

대항해기 시절에 스페인이나 포루투갈, 영국, 프랑스등 제국주의가 가는 곳 마다 초토화 되거나 쑥대밭이 되었다. 특히 역사와 문화의 전통이 일천한 나라 일 수록 육체적으로 학대 받았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종속 되었다. 이들 제국주의 군대가 가는 곳이면 어김 없이 선교사들이 대동 되었기 때문이다. 군대가 상륙하면 무력으로 먼저 제압하고 다음에는 그 민족혼을 빼앗는 작업은 선교사들의 몫이었다. 남미와 아프리카가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아시아에서는 필리핀을 포함한 오세아니아 군도이다. 이들 국가들은 수백년간 식민지시절을 거치면서 대부분 기독교로 개종 되었고 이제는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와 종교는 찾아 볼 수 없다. 그들의 문화와 전통은 오로지 산간 오지에 들어 가야만 일부 소수 부족에게서나 볼 수 있다. 이런 수백년간의 식민지 지배에도 불구 하고 역사와 문화와 전통을 훌륭히 복원 한 나라가 있다.

 

인도 남쪽에 '스리랑카'가 있다. 이 나라는 16세기 부터 포르투갈, 네덜란드에 이어 영국까지 3개국으로 부터 무려500년간 식민지 지배를 받는다. 그 동안 돌아 가면서 개종을 강요 받고 전통문화와 종교가 극심한 탄압을 받았지만 지금의 스리랑카는 불교국가이다. 기독교는 5%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식민지배를 받고도 민족혼을 빼앗기지 않았을까. 거기에는 2500년이라는 역사와 문화적인 전통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미나 아프리카, 필리핀과 같이 부족국가로 있다 식민지배를 받은 나라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이미 2000년전에 불교가 들어와 있었고 세계최초로 기록화된 경전인 패엽경을 가지고 있었던 문화민족이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우리나라는 일제 40년동안 역사가 단절되었다. 그리고 전통과 문화가 대부분 파괴 되었다. 설령 남아 있더라도 민중속에 은밀히 전수 되거나 깊숙한 산중에 남아 있게 되었다. 일본은 어느 날 갑자기 불쑥 나타난 불청객이라기 보다 오래 동안 서서히 조금씩 다가와서 집어 삼킨 케이스라 볼 수 있다. 이들이 물러가자 이번에는 또 다른 과객이 나타났다. 이들과 함께 온 선교사들은 전통과 문화를 부정 하였다. 모두 미신이고 우상숭배라고 교육 하였다. 그리고 자신들이 믿는 종교야 말로 유일한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 영향이어서 일까 이들 선교사 밑에서 교육 받은 사람들은 이제 우리사회의 기득권층이 되어서 역사를 다시 쓰자고 한다. 진정한 건국일은 미국의 도움으로 건국된 1948이승만부터라고 한다.

 

불과 180명의 군대로 잉카제국을 멸망시킨 피사로는 훗날 참회하며 후회 하였다고 한다. 그냥 놓아 두었으면 자신들 끼리 잘 살 수 있었을 텐데 어느날 불쑥 나타난 자신에 의해 평화가 깨진 것에 대한 자책인 것이다. 일제 40년동안 단절되고 거의 폐허화한 우리나라 역사가 또 다시 난도질 당하고 쑥대밭이 될 위기에 처해 있다. 과연 이들도 지나가던 과객과 같이 또 180명으로 잉카제국을 멸망시킨 피사로의 군대와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일까.

 

 

 

 

2008-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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