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세금폭탄 대신에 종부세 환급금 폭탄을 맞은 사람들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2. 13. 11:00

 

세금폭탄 대신에 종부세 환급금 폭탄을 맞은 사람들

 

 

단골 이발소를 가는 이유

 

누구나 하나쯤은 단골집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자주 가다 보면 단골집이 된다. 그런 단골 집중의 하나가 이발소이다. 거의 4내지 5주에 한번 정도 가는 이발소는 이발료가 싸다. 다른 이발소 같은 경우는 머리를 컷트하고 머리까지 감겨 주는데 만원을 받는다. 그런데 단골 이발소는 컷트만 해서 6000원이다. 물론 5000원 하는 미용실 보다 1000원이 비싸지만 그래도 자주 찾는 이유는 머리를 잘 깍아 주기 때문이다. 두상이 좋지 않은 사람이 미용실에 가서 기계를 대면 머리가 망가지기 쉽상이다. 그러나 수십년 경력을 가진 노련한 이발사는 순전히 가위 하나만으로 머리 모양을 만든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가는 이유는 이발이 다 끝난 다음에 잠시 해주는 안마에 있다. 목부터 어깨 까지 주물러 주는데 포인트를 아는 것 같다. 불과 몇 분에 지나지 않는 짧은 시간에 지나지 않지만 피로가 확 풀어지고 노곤한 것이 실력이 있다는 증거 일 것이다.

 

왕년에 안마사도 겸해서 이발을 하였다는 주인은 경기가 매우 좋지 않다고 하소연 한다. 전에는 한 달에 한번 오는 손님이 두 달에 한번 올 정도로 확 줄었다고 한다. 이발소가 자신의 소유이기 때문에 버티지만 만일 임대해서 운경 했더라면 진작에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세상일을 훤히 알고 있는 치킨파는 사람

 

집에서 사무실까지 가는 길목에 치킨을 파는 차량이 있다. 이른바 '전기구이 통닭집'이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목도 아니고 인적이 뜸한 다리 위에서 팔고 있다. 여름이나 겨울이나 비가오나 눈이오나 사시사철 한결 같이 그 자리를 고수 하고 있다. 손님도 뜸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서 일까 언제나 라디오를 틀어 놓는다. 그런데 듣는 방송이 주로 KBS의 토론 프로이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실시간 뉴스를 위주로 하는 뉴스채널을 즐겨 듣는 것으로 보아 세상 돌아 가는 일은 훤히 알고 있을 듯 하다. 늦게 일을 마치고 지나 갈 때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마 12 정도는 되야 하루 일을 접는 모양이다. 치킨 값은 한마리에 7천원 하고 두마리에 13000원 한다. 대형할인 마트 가격 보다 1000원이 싸다. 전에는 두마리에 10000원이라고 붙여 놓았으나 13000원으로 을 올린 것으로 보아 인상 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으리라 추정 된다.

 

 

 

 

1000원 안팍의 가격들

 

동네 어귀에 채소를 파는 곳은 어느 곳이든지 하나 둘씩은 볼 수 있다. 주로 나이 드신 할머니들이다. 그 곳에 가면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 하다. 주부들이 찬거리를 장만 하기 위하여 소액으로 장보기에 딱 알맞은 장소이다. 이런 곳도 오래 앉아 있다 보면 단골이 생기는 모양이다. 주변에 마트가 있지만 굳이 이곳을 찾는 사람이 꽤 되기 때문이다.

 

또한 겨울철만 되면 어김 없이 나타 나는 것이 '붕어빵집'이다. 생계형 붕어빵집은 가격도 저렴하다. 1000원에 3개가 보통이다. 싼 맛에 가끔 사다 먹는 붕어빵은 고소하고 맛도 있다. 한봉지에 1000원 가까이 하는 과자 보다 더 실하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동네 주변에는 이런 붕어 빵집 뿐만 아니라 뻥튀기 노점, 즉석과자 노점등 생계형 노점이 부쩍 늘어 났다. 서민을 대상으로 한 장사인 것이다. 그래 보았자 1000원 안팍의 가격이 대부분이다.

 

손님으로 넘쳐 나는 대형할인마트

 

도시 요지 마다 대형할인마트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꽉 들어 차 있다. 주로 차를 몰고 와서 카트를 밀고 다니면서 가득 물건을 사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만큼은 남자들도 카트를 밀고 다니거나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인다. 마치 재래시장을 방불케 하는 호객행위는 넘쳐 나는 손님과 함께 활기가 넘쳐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편리한 주차시설과 환한 조명, 깔끔한 진열대, 그리고 갖가지 물건으로 넘쳐 나는 대형할인 마트는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인근에 있는 재래시장과 마트는 상대적으로 손님을 다 뺏기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고 할인점이 가격이 싼 것도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자리세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부자서민의 고통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사실 경제가 어렵다는 말은 매년 듣는 단골 용어이다. 아파트가 폭등하고 주식이 최고점을 찍을 때도 경제가 어렵다는 말은 심심치 않게 들어 왔다. 마치 장사꾼에게 돈을 얼마 벌었느냐고 물어 보면 그냥 먹고 설 정도라고 이야기 하지 돈 많이 벌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과 같다. 진짜 경제가 어려워 졌을 때 직격탄을 맞는 것은 돈 없는 서민들이다. 직접 피부에 와 닿기 때문이다. 길거리에 노점이 늘어나고 하나 둘 문을 닫는 가게를 보면 알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런데 돈 없는 서민 못지 않게 고통받는 서민이 있다. 바로 '부자서민'이다.

 

정권이 바뀌고 나서 국회가 개원되자 가장 먼저 한일이 바로 부자서민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준 일이다. 이른바 감세법안이다. 6억이다 9억이다 하는 종부세논란과 일가구 다 주택 양도세 완화등 부자들이 겪고 있는 세금폭탄의 고통을 완화 해 주자는 것이다. 아파트 값을 폭등시켜 놓고 세금까지 높게 부과 하는 것은 부당 하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어떤 사람은 "세금폭탄을 맞아도 좋으니 나도 종부세 대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말한다.

 

8020인가, 98 2인가

 

80 20의 법칙이 있다. 80프로의 가난한 사람과 20프로의 부자로 대표 되는 말이지만 사회 전반에 적용 될 수 있는 말이다. 범죄의 80프로는 20프로의 전과자가 저지르고 20프로의 소수가 80프로를 먹여 살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돈을 많이 벌수록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프로의 소수가 내는 세금이 80프로의 서민들이 내는 세금보다 더 많은 것도 알고 보면 80 20법칙이 들어 맞는 경우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80 20법칙은 깨지고 98프로대 2프로의 법칙이 들어 맞는 사회 라는 인상이 짙다. 단 2프로를 위해서 기한 까지 정해 놓고  감세법안이 통과 되었다. 다름 아닌 2프로의 서민부자를 위한 '부자감세 법안'이다.

 

대통령도 울었다는데

 

'대통령도 울고 노점상 할머니도 울었다' 보수신문에 일제히 난 기사의 제목이다. 노점상 할머니를 안고 있는 사진과 함께 실린 이 기사에서 서민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인 고통을 함께 하는 대통령의 따뜻하고 훈훈한 인정을 담은 내용을 싣고 있다. 잊을 만 하면 이런 나오는 이런 기사는 이제 '민생쇼'로 비추어져서 별 다른 감동을 주지 못한다. 그 시각에 2%의 부자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인 고통을 해결해 주기 위하여 커다란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시각 유난히 춥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서민들에게 목도리 하나 벗어 주고 한번 안아 주는 민생쇼와 2%의 서민부자에게 주는 부자감세법안을 보는 눈은 예리 하게 빛나고 있다.

 

 

 

2008-12-13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