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벤처기업의 애타는 한방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2. 16. 13:08

 

벤처기업의 애타는 한방

 

 

'씨 뿌린 대로 걷는다' 농사 짖는 사람들이 주로 하는 말이다.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 나고 또한 노력한 만큼 수확하기 때문에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들 말한다.

 

제조업의 매력은

 

요새는 비닐 하우스에서도 여러번 수확이 가능 하지만 농사는 보통 1년 단위로 이루어 진다. 1년이라는 기간은 속도를 생명으로 하는 정보통신과 인터넷 시대에 있어서 주기가 너무 길다. 더구나 생산성 까지 떨어진다면 농사지어 먹고 살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일년에도 여러 번 수확할 수 있는 작물을 재배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가지 영농기법이 농촌에서도 도입 되고 있는 모양이다.

 

제조업이 있다. 물건을 만들어 파는 것이다. 제조업은 농사와 같이 일기에 의존 할 필요도 없고 생산주기 또한 매우 짧다. 자동차 한대가 공장에서 생산되는 데는 채 몇 분이 걸리지 않는다. 1년 단위로 이루어지는 농사와 몇 분에 한대 꼴로 쏟아 지는 제품과는 게임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산업혁명이래 1차산업인 농업에서 2차산업인 제조업으로 패턴이 바뀌었고 아직도 세계는 여전히 제조업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이루어 지고 있다.

 

서비스업을 3차산업이라고 한다. 2차산업인 제조업 보다 한 단계 더 발전 된 시스템이라 볼 수 있다. 주로 선진국에서 발달된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1차산업인 농업과 과 2차산업인 제조업을 제외한 모든 산업이 서비스업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이 매력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한방이 있다는 것이다. 한번 물량이 터 졌다 하면 매출은 기하 급수적으로 수직상승한다. 재수 좋으면 곧바로 대기업이나 재벌의 반열에 들어 갈 수도 있다. 벤처회사들이 노리는 것도 바로 이 한방을 터뜨리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점이 뿌린 만큼 거두어 들이는 농업과 다르고 시간 투자 한 만큼만 거두어 들일 수 있는 서비스업과 가장 차별화 되는 부분이다.

 

신화창조를 꿈꾸는 사람들

 

신화창조의 꿈을 안고 벤처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오로지 기술 하나로 승부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들 주변에서는 개발된 제품이 히트를 쳐서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대박의 꿈이 없다면 험난한 제조업을 할 이유가 있을까. 한방이 터지면 그 동안 고생을 보상 하고도 남을 뿐만 아니라 주체 할 수 없을 정도로 돈벼락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어려운 현실을 감수 하고 기회를 보고 있는 것이다.

 

벤처 하는 사람들의 스펙은 대부분이 좋은 편이다. 일류연구소 출신이라든가 직접 상품개발을 해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항상 그렇듯이 자본이다. 기술에다 자본까지 겸비 하는 경우는 드믈다. 그래서 사업초기에는 제도금융권으로 부터 돈을 빌려서 쓴다. 기다리던 한방이 터지지 않으면 빌린 돈은 어디로 다 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증발해 버린다. 드디어 빚독촉이 시작 된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제도 금융권으로 부터는 대출을 못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를 찾아 나선다. 그럴듯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고 그 동안 일 하면서 얻은 특허와 수상경력은 좋은 무기가 된다. 여기에다 메스콤에 난 기사내용 까지 첨부 하면 금상첨화가 된다. 학습효과에 의하여 벤처의 허상을 아는 투자자는 결코 쉽게 넘어 가지 않는다. 이런 투자자를 설득 하기 위하여 그럴듯한 장기 비젼을 심어 준다. 때로는 허황되 보이지만 장황하게 비젼을 이야기 한다. 이때 결정적으로 넘어가게 만드는 것이 타이틀이다.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없는 '박사'같은 것이다.

 

왜 묻지마 투자를 할까

 

사람들은 누구나 하나 이상은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키가 작은 사람은 키큰 사람을 보면 키에 대한 콤플렉스를 느끼고 몸이 뚱뚱한 사람은 날씬한 사람을 보면 체중에 대한 콤플렉스를 느낀다. 마른사람 또한 마찬 가지이다. 그러나 학력콤플렉스 만큼 강렬한 것이 없다. 더구나 누구나 함부로 딸 수 없는 박사를 상대방이 가지고 있다면 무조건 믿는 경향이 있다. 깔끔한 외모에다 신사적인 언행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젼, 여기에다 각종 수상경력, 특허, 매스콤에 난 기사등이 있다면 아무 의심 없이 투자 한다. 이른바 묻지마 투자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가진 전재산을 남김 없이 투자대열에 동참한다. 그런데 세상일이 다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하다 보면 생각 대로 안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될 경우 부도가 나거나 잠적해 버리면 고스란히 커다란 손실로 이어진다. 주변에서 이런 경우를 볼 수 있는 경우는 어렵지 않다.

 

 벤처사업가가 사기꾼이 되는경우는 순간이다. 돈이 없으면 사기꾼이 되기 싫어도 사기꾼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사기를 미연에 방지 할 수 있는 방법은 알 수 없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신용을 보아야 한다. 신용의 출발점은 약속지키는 것에서 부터 출발한다. 아주 사소한 약속이라도 이행 한다면 어느 정도 믿을 만 하다. 작고 하찮은 일이라고 해서 그냥 넘어 가거나 말로 때우는 식이라면 큰일이 닥쳐도 마찬가지라 볼 수 있다. 큰일을 잘 하려면 작고 사소한 일을 깔끔히 마무리 짖는 것 부터 시작 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허황된 욕심이다. 피해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게 투자해서 많이 먹을려고 해서 발생된다. 그것도 여유자금을 투자 하는 것이 아니라 가진 전재산을 올인 하는 것이다. 주변에서나 TV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애타는 한방은 언제

 

주변에 위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 있다. 각종수상경력에다 특허, 메스콤에 기사까지 나고 더구나 박사 타이틀까지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겉으로 전도유망한 벤처 사업가이지만 문제는 돈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제도권 금융권으로 부터는 더 이상 돈을 빌리지 못하는 처지가 되자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아주 사소한 약속 부터 지키지 않는다. 그러면서 말로는 허벌난 이야기를 한다. 그의 말을 듣고 있다 보면 금방 재벌이라도 될 것 같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도 한두번이면 족하다. 매번 하는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떤 때는 사기성이 농후 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가장 중요한 신뢰가 밑바탕 되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 물정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걸려 들 가능성이 크다. 다행이 하는 일이 잘 되어서 한방이 터진 다면 서로 행복 하겠지만 미래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제조업의 매력은 한방에 있다. 한방의 꿈을 안고 수 많은 사람들이 벤처를 만들고 신화창조를 꿈꾸고 있다. 여기에 동참하여 허황된 욕심을 낸다거나 세상물정을 잘 모르는 투자자들도 있을 것이다. 벤처기업가는 잘 되면 존경 받는 CEO가 되겠지만 잘 못 되면 사기꾼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가와 사기꾼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살아 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초기의 순수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오로지 한방만을 노리고 사는 사람들 같다. 그럴바에야 차라리 로또나 카지노, 경마를 하는 것이 나을듯 하다. 로또나 카지노, 경마를 하면 자신의 돈만 잃을 뿐이지 남의 돈까지 잃게 하지는 않을 테니까.

 

 

 

 

 

2008-12-16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