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성냄과 인욕바라밀하기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2. 19. 09:51

  

성냄과 인욕바라밀하기

 

 

화를 잘 내는 사람이 있다. 걸핏하면 성질내고 험담이나 악담을 하기 일 쑤이다. 그런 사람과 같이 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다. 혹시라도 집에서 또는 직장에서 겪고 있다면 거의 폭력에 가깝다.

 

사람들은 왜 화를 내는 것일까. 주로 이기적인 사람들이 화를 내는 경향이 있다. 모든 것을 자신 위주로 생각 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기준에 따라 판단 하였을 때 자신과 맞지 않으면 틀리거나 옳지 않은 것으로 간주 한다. 조그만 실수 하나도 용납 하지 않는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이 있는 조직이라면 그 조직은 살벌하기 그지 없고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화는 또 다른 화를 불러 들이기 때문이다.

 

왜 화를 내는 것일까

 

한번 화를 내면 이제까지 쌓아 왔던 공덕이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진다. 순식간에 무너진 이미지는 여간해서 회복 되지 않는다.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하여 내 뱉어진 한마디는 상대방에게 마치 비수와도 깊숙히 꼽혀서 마음속 깊은 곳에 두고 두고 잊혀 지지 않는 상처를 남긴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화를 내는 것 자체를 독으로 규정 하고 십악중의 하나로서 중죄로 본 것이다.

 

화를 잘내는 사람들의 특징은 아상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금강경에서는 '무아상(無我相)'을 수 도 없이 강조 한다. 나가 없다는 것은 일체가 공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과 같다. 일체가 공함을 모르고 나가 있다고 생각 하기 때문에 집착이 생기는 것이다. 아상과 집착이 있기 때문에 탐욕이 생기고 맘에 들지 않으면 화를 내는 어리석음을 매일 자행 하고 있다. 중생의 가장 큰 특징중의 하나가 탐진치 3독에 빠진 사람들이다. 탐진치야 말로 중생과 보살을 가르는 기준이라 할 수 있다. 탐진치에 빠져 살면 중생이고 탐진치를 벗어나면 보살이 되는 것이다. 화를 피득 피득 잘 내는 사람이라면 중생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없다.

 

화를 내지 않고 살수는 없는 것일까

 

화를 내지 않고 살수는 없는 것일까. 화가 나도 화를 내지 않으려면 수행을 하는 수 밖에 없다. 6바라밀 수행이다. 6바라밀은 보살도 수행이다. 보살은 어느 정도에 위치 할까. 경전에서 보는 보살의 위치는 부처님 다음이다. 세계를 10단계로 나눌 때 9번째 단계이다. '지옥' '아귀' '축생' '인간' '아수라' '천상' 6계와 여기에 '성문' '연각' '보살' ''을 더하면 10단계이다. 7번째의 단계인 성문은 '사성제'의 이치를 아는 사람이고 , 8번째의 단계인 연각은 '12연기'를 깨달은 사람, 9번째 단계인 보살은 '6바라밀' 수행을 한 사람들이다. 법화경에서는 성문 연각 보살을 3승이라고 말하고 사정제와 12연기와 6바라밀 수행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말하였다. 1불승만이 진실이고 그 세계는 깨달은 사람 만이 아는 세계라고 하였다. 티벳불교에서 보는 보리도차제론에서는 보살이 되기 위해서는 단계를 밟아 가야 한다고 설명 하고 있다. 즉 하사도에서는 사성제를, 중사도에서는 12연기를, 상사도에서는 6바라밀 수행을 단계적으로 할 것을 강조 한다. 중생이 성문 연각의 단계를 밟지 않고 곧바로 보살수행을 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한다. 초등학생에게 고등학교에서나 배우는 미적분을 가르치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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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잘 내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화를 잘 내는 사람이 죽어서 가는 세상은 지옥이라고 한다. 탐욕이 많은 사람이 가는 세상은 아귀이고 어리석은 사람이 가는 세상은 축생으로 태어난다고 한다. 이들 모두 참기 힘든 고통으로 가득한 세상이다. 한번 화를 냄으로써 이제 까지 쌓아 온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질 뿐 만 아니라 가는 곳은 지옥이라고 한다면 함부로 화낼 일이 아닌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화를 참지 못하고 발산 한다면 자비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한다. 아상과 집착으로 가득찬 사람이 순간을 참지 못하여 독기를 품어 내면 바로 그 순간이 지옥이라고 볼 수 있다. 그 품어낸 독기자체가 지옥고이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화를 내지 않은 사람은 수행이 잘 된 사람이라 볼 수 있다. 특히 6바라밀 수행이다. 그 중에서도 인욕바라밀이다. 욕됨을 참고 인내 하는 것이다. 만일 곁에 화를 잘내는 사람이 있다면 인욕바라밀수행 하는 데 있어서 최고의 조건은 아닐까.

 

경전에서 보는 분노에 대한 글

 

분노에 가득찬 사람들이 새겨 들어야 할 게송은 경전에도 나와 있다. 법구경에서는 자신의 몸과 말과 혀를 지혜롭게 다스리는 사람을 가장 위대한 사람이라고 하였다.

 

 

  

 

221.분노를자만심을 버려라.

그리고 이 모든 속박을 뛰어넘어라.

그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사람에게

고뇌조차 가까이 갈 수 없나니

그는 , 그 자신의 것은

이제 아무것도 없다.

 

222. 저 질주하는 마차를 정지시키듯

폭발하는 분노를 제압하는 사람,

그는 진정한 마부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저 말고삐만 쥐고 있을 뿐

성난 말들을 정지시킬 수 없나니

진정한 마부라고 부를  수 없다.

 

223. 사랑으로 분노를 다스려라.

선으로 악을 다스려라.

자선으로 탐욕을 다스려라.

그리고 진실을 통해서

거짓을 다스려라.

 

224. 진실을 말하라.

분노에게 너 자신을 양보하지 말라.

달라면 줘라.

이 세 가지의 실천에 의해서

그대는 저 신의 나라에 가게 된다.

 

225. 그 어떤 생명체도 해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지혜롭게 다스리는 저 현자들

그들은 니르바나,

저 영원의 언덕으로 가고 있다.

고뇌조차 닿을 수없는 그곳으로.

 

226. 잠든 이 밤에 홀로 깨어서

내면의 등불을 켜고 있는 이

그는 니르바나,

저 새벽을 보고 있다.

무지의 긴긴밤은 이제

그에게서 영원히 가 버릴 것이다.

 

227. 침묵 속에 있어도 비난을 받고

말을 많이 해도 비난을 받고

말을 적게 해도 비난을 받나니

이 세상에서 비난받지 않는 사람은

여기 단 한 사람도 없다.

 

228. 비난만 받는 사람, 칭찬만 받는 사람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것이고

지금 현재도 없다.

 

229. 이 사람은 현명하다.

지혜와 덕이 있고

그 행동에는 전혀 잘못이 없다.

현명한 이에게 이런 칭찬을  듣는다면.

 

230. . ,

그를 누가 비난할 수 있단 말인가.

그는 황금의 정수와 같아서

저 신들마저도 그를 찬양하나니.

 

231. 보라,

그대 육체 속에서 들끓는 분노를 보라.

다스려라.

그대 육체를 지혜롭게 다스려라.

하지 말라.

이 육체를 지혜롭게 사용하라.

 

232. 보라,

그대 혀(언어) 속에서 들끓는

이 분노를 보라.

다스려라,

이 혀를 지혜롭게 다스려라.

하지 말라.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

사용하라.

이혀를 지혜롭게 사용하라.

 

233. 보라,

그대 마음 속에서 들끓는

이 분노를 보라,

다스려라,

이 마음을 지혜롭게 다스려라,

하지 말라,

이 마음을 너무 억압하지 말라,

사용하라,

이 마음을 지혜롭게 사용하라.

 

234. 이렇듯 자기 자신의

몸과 혀() 와 마음을

지혜롭게 다스려 간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이다.(법구경)

 

 

 

2008-12-19

진흙속의 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