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예수신화론의 빌미가 된 크리스마스와 동지의 상관관계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2. 21. 08:33

 

예수신화론의 빌미가 된 크리스마스와 동지의 상관관계

 

 

 

截取冬之夜半强(절취동지야반강)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春風被裏屈幡藏(춘풍피리굴번장)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有燈無月郞來夕(유등무월랑래석) 사랑하는 님 오시는 밤
曲曲鋪舒寸寸長(곡곡포서촌촌장) 굽이굽이 펴리라

 

황진이의 유명한 야지반(夜之半)이다. '동짓달 기나긴 밤에'로 더 잘 알려진 이시는 동짓달의 길고 긴 밤을 사랑하는 님과 함께 하고 픈 마음을 잘 담아 내고 있다. 동지의 밤이 얼마나 길길레 반을 잘라서 님과 함께 하고 싶다고 했을까. 그 만치 동지의 밤은 길고도 긴 모양이다.

 

동지가 없었더라면

 

위도가 올라 갈 수록 겨울밤은 길어 진다. 유럽과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보다 위도가 더 높기 때문에 밤도 유난히 길다. 그 절정이 동지라 볼 수 있다. 동지를 정점으로 기나긴 밤은 줄어 들고 반대로 매일 1분씩 해는 길어 진다. 이 날을 기리는 행사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라 볼 수 있다. 동서양을 막론 하고 동지날을 새해 못지 않은 축제로 여기는 것은 공통적인 현상이다. 특히 위도가 높은 나라 일 수록 밤이 긴 나라 일수록 동지를 바라는 마음은 매우 간절했으리라 여겨 진다.

 

동지는 심리적으로도 희망을 준다. 어둠이 절정에 달한 이날을 기점으로 해서 밤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비록 추운 한 겨울이지만 해가 하루 하루 길어 진다는 것은 차가운 겨울을 버티기에 충분 하다. 만일 이런 기대 마저 없었다면 이 춥고 힘겨운 겨울을 어떻게 버텨 나갈까. 시기 적절할 때에 동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동지와 크리스마스, 그 상관관계는

 

동지는 양력으로 본다면 해마다 12월 21일 또는 22일 또는 23일이다. 12월 25일이 크리스마스이니 크리스마스와 매우 가까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지와 크리스마스는 도대체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인터넷백과사전을 찾아 보면 상관관계가 매우 밀접함을 알 수 있다. 크리스마스의 유래는 로마시대부터 이다. 즉 고대 로마에서 지키던 동지절을 크리스마스로 삼은 것이다. 기독교도 입장에서 보았을 때 동지절은 이교도의 대축제일 이었다. 기독교도가 이교도를 정복했다는 의미에서 이교도의 축제일을 예수의 탄생일로 잡은 것이다.

 

기독교국가 중에는 예수탄생일을 1월 6일로 하는 나라도 있다. 12월 25일을 예수탄생일로 여기는 로마카톨릭과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예수 탄생일이 언제인지는 불분명 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어둠이 가장 긴 다음날을 새로운 시작으로 보고 예수 탄생일로 채택하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것은 '예수신화론'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전통문화의 최후보루는 어디인가

 

동지는 설과 단오, 백중, 추석과 함께 민족축제일이다. 그러나 점차 그 의미는 퇴색되고 팥죽 한 그릇 먹는 날로 알고 있다. 팥죽은 커녕 동짓날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지나친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동지와 같은 개념의 서양 최대명절인 크리스마스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우리고유의 민속명절인 동지는 잊혀져 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사찰에서 그 명맥을 유지 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해마다 동지때가 되면 사찰에서는 이날을 기리는 법회가 벌어진다. 그리고 팥죽이 나오고 새해 달력을 나누어 주는 등의 행사가 벌어진다.

 


 

 

 

 

 불교에서는 4대 명절이 있다. 4월 초파일의 '부처님오신날', 2월 8일의 '출가재일', 12월 8일의 '성도재일', 2월 15일의 '열반재일'이 그것이다. 이와 같은 불교명절외에도 사찰에서는 우리나라 민속과 관련된 명절도 함께 쇠고 있다. 칠월칠석 이라든가 백중, 추석, 동지등과 같은 민속명절이다.  이들 명절도 불교의 4대 명절 못지 않게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만일 사찰이 없어 진다면 우리의 민속절도 잊혀져 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찰은 전통문화의 최후보루와 같은 곳이라 볼 수 있다.

 

창과 방패

 

불교가 전통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최후보루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 기독교는 서구문화를 퍼뜨리는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창과 방패와 같은 느낌이다. 한편에서는 전통문화를 미신행위라 하면서 폄하 하면서 공격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지켜 내기에 총력을 다 하는 모습이다. 서구문화의 첨병인 기독교에도 명절이 있지 않을 수 없다.

기독교의 최대의 명절은 당연히 크리스마스이다. 크리스마스와 버금 가는 큰 명절은 부활절이다. 부활절은 춘분후에 오는 첫번째 만월의 첫번째 일요일이다. 기독교의 세번째 큰 명절은 추수감사절이다. 미국명절이라고도 볼수 있는 이 명절은 11월의 4번째 목요일에 열린다. 이외에도 국적 불명의 명절인 성발렌타인데이나 할로윈데이등이 있는데 이들 명절은 칠월칠석이나 동지 같은 민속명절과 유사한 점도 있다. 이 또한 기독교 문화의 소산이라 볼 수 있다.

 

팥죽을 뿌린 다는 것

 

동지는 일년 중에 밤이 가장 긴 날이다. 음이 극한 점에 이른 날이 동지이다. 반면에 하지는 낮이 가장 긴날이고 양이 극한점에 이른 날이다. 이렇게 음과 양이 교차 하면서 만물이 생장 하고 소멸해 간다. 우리조상들은 음이 가장 긴 날인 동지에 몇 가지 의식을 행하였는데 바로 그것이 팥죽을 뿌리는 것이었다. 팥죽을 끓여서 집주변에 뿌려서 음침하고 어두운 기운과 액운이 사라지기를 기원 하였고 그 팥죽을 먹음으로써 몸에 붙은 병고와 재앙을 털어 내고저 하였다. 과연 이런 행위가 미신과 같은 것일까. 모든 것을 서양문화의 잣대로 판단 한다면 미신이 이겠지만 우리의 전통문화의 잣대로 판단 한다면 지키고 보전 해야 할 고유 문화 유산임에 틀림 없다.

 


200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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