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부동산 거품, 한번 올라간 가격은 떨어지면 안되는 것일까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2. 20. 10:10

 

부동산 거품, 한번 올라간 가격은 떨어지면 안되는 것일까

 

 

회당 출연료가 25000만원이라니!

 

회당 출연료가 25000만원. 한류스타 용준의 드라마 출연료이다. 배용준 뿐만 아니라 박신양, 이정재등 잘 나가는 배우들의 몸값은 회당 5000만원이 넘는다. 이들 유명 연예인들의 몸값이 높은 이유는 제작사들이 영입을 하기 위하여 경쟁을 하기 때문이다. 시장경쟁의 원리에 의하여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갔다고는 하지만 정서적으로 반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들 연예인들의 몸값이 전체제작비의 70프로를 차지 한다고 하면 같이 고생하여 프로를 만든 스텝들은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이며 상대적인 박탈감은 어떻게 보상해야 할까.

 

비단 스타들의 몸값만 거품이 끼여 있는 것은 아니다. IT 업계의 인재들의 몸값도 스타들 못지 않게 높다. 특히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들이다. 소위 '키맨(Key Man)'으로 불라우는 엔지니어들은 희소성으로 말미암아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부르는 것이 값이다. 마치 프로야구선수들 같이 계약금이 오가고 자동차와 아파트 구입비 지원등 부가적인 인센티브를 주기도 한다. 이렇게 막대한 금액을 지불해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 하는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노우하우이다. 더 정확히 말한다면 상대방 회사에서 막대한 개발자금을 투입하여 애써 개발한 기술을 훔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제품 한모델 개발 하는데 10억이 들었다면 1억주고 스카우트 해도 전혀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한번 올라간 아파트가격은 떨어져서는 안되는 것일까

 

인기연예인들이나 프로야구선수, IT프로그래머의 몸값은 서로 스카우트 경쟁에 의하여 비정상적으로 올라서 거품이 잔뜩 끼였다고 는 하지만 그들도 나름대로 최고가 되기 위하여 피땀어린 노력의 결과이다. 거품이 끼였을 망정 불로소득은 아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에서 보는 아파트 값은 거품 그 자체라 볼 수 있다. 요지에 투기 목적으로 사 놓은 아파트가 2 3배 올랐다면 정직하고 성실 하게 살아 가는 대다수를 허탈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거품으로 형성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려 하자 각종 규제를 완화 하고 있다. 최후의 보루라고 여겨지는 규제마저 이제는 모두 풀어 버리겠다고 한다. 한번 올라간 아파트가격은 떨어져서는 안되는 것일까.

 

메스콤에 '판교로또'에 대한 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평당 2000만원이 보통인 판교신도시의 계약금액은 보통사람들에게는 다가갈 수 없는 그림의 떡과 같다. 계약자 대부분이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투기 대열에 동참 했다고 볼 수 있다. 입주만 하면 수억 챙길 수 있다는 는 꿈을 가진 것이다. 이들에게는 아파트 가격이 평당 2000만원한다고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2000만원이 3000만원이 되고 4000만원이 되는 꿈을 꾸고 있기 때문이다. 모르지 않는가 좀더 세월이 흐르면 50000만원 내지는 1억원에 달할지도. 아파트 한채 분양 받은 댓가로 단숨에 백만장자의 대열에 올라서고 재벌이 될 것 같은 환상을 심어 준 것이다.

 

 

 

 

 

거품으로 형성된 가격을 지켜 주겠다고

 

아파트는 수십층으로 되어 있다. 평당 분양가가 2000만원이라고 하면 30층 짜리 아파트는 한평에 6억원이 된다. 한평에 6억원 하는 아파트가 거품이 아니라고 우긴 다면 그것이 과연 정상적인 가격이라 볼 수 있을까. 만일 세월이 흘러서 어떤 연유 때문에 아파트가 무너져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때도 평당 6억원을 유지 하고 있을까.

 

재개발 하기 위하여 여기저기에 낡은 주택을 헐어내고 깨끗이 정리된 택지를 볼 수 있다. 아직 아파트가 지어 지지 않았지만 아파트가 올라간다면 평당 수억원 할 것이다. 사람들이 몰리면 몰릴 수록 가치는 점점 더 올라간다. 거기에다 건설회사의 브랜드 가치가 추가 되고 미래에 더 올라갈 것 같은 전망이 들면 분양가는 더 올라간다. 정상적인 월급생활로는 그 자금을 마련 하지 못한다. 그래서 건설사는 은행과 짜고 대출을 알선 해 준다. 고객이 맡긴 돈을 이용하여 건설사와 은행이 서로 윈윈 하는 것이다. 구매자는 아파트 가격이 끝없이 오르기를 기대 하면서 한몫 챙기려는 욕심 때문에 기꺼이 대출을 받아서 무리하게 구입 하게 된다. 한 없이 올라 갈 것 같은 아파트는 어느 순간 부터 더 이상 오르지 않고 거래도 뚝 끊겨 버린다. 거품이 잔뜩 끼여 있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또 다른 구매자는 거품이 빠지기만을 기다린다. 정상적인 가격으로 되돌아 오면 사겠다는 것이다. 지금 아무리 살 때라고 이야기 하지만 좀 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자 정부는 각종 규제를 단계적으로 푼다. 그래도 움직이지 않자 마지막으로 남겨 놓은 카드까지 모두 내어 놓는다. 전면 규제 철폐이다. 거품으로 형성된 가격을 지켜 주겠다는 의지로 보여 진다.

 

거품이 거품인줄 모르고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주식이 오르든 말든 신경쓰지 않는다. 매일 뉴스에서 주식시세를 말하지만 무관한 일이다. 요지에 투기용 아파트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거품이 꺼져서 대출이자도 못 갚을 지경이라는 뉴스를 들어도 남의 이야기나 다름 없다. 자신과는 상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손실을 만회 시켜 주기 위하여 각종 규제를 푼다고 해도 상관없는 일이다. 설령 다시 주식이 상승하고 아파트 가격이 폭등해도 이들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이 또한 남의 일이다. 신문에서 방송에서 거품이 꺼지는 고통을 이야기 하지만 그들의 문제일 뿐이다. 결국 자신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규제를 풀고 거품을 유지 하려는 노력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주식을 하고 부동산 투기를 하는 것도 잘먹고 잘살기 위해서이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편하게 살기 위해서이다. 애써 노고를 들여서 그 댓가로 얻는 결과가 아니라 손쉽게 돈을 벌기 위해서이다. 불로소득을 바라는 것이다. 한류스타들이나 프로야구선수, IT프로그래머들은 그나마 피 눈물나는 노력이라도 한 댓가로 고액을 받는다. 그래서 인기를 누리고 인정 받는다. 주식투기나 부동산투기로 앉아서 편안하게 돈을 벌겠다는 것 하고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거품은 빠지면 빠질 수록 좋다. 거품이 거품인줄 모르고 거품을 유지해 주겠다고 각종 대책을 내놓은 것을 보면 아직 거품이 빠지지 않은 모양이다. 실수요자들은 거품을 완전히 빠진 것을 보고 들어 가도 늦지 않을 듯 하다. 언제까지 거품이 빠질지는 알 수 없다. 저렇게 나서는 것을 보니 상당히 오랫동안 거품이 지속 될 것 같다. 과거 일본이 그랬듯이.

 

 

 

200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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