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기부천사 문근영' 대신에 '보시보살 문근영' 이라는 말이 더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2. 26. 10:55

 

 '기부천사 문근영' 대신에 '보시보살 문근영' 이라는 말이 더

 

 

"기부천사 문근영, 기부천사 김장훈" 메스콤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기부를 많이 한 연예인들에게 수식적으로 붙여 주는 말이 천사이다. 선한 이미지의 천사를 붙여 주는 것은 아무래도 유일신교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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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와 보살은 같은 개념인가

 

천사(天使, angel)의 사전적인 의미는 '조로아스터교·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 등 서양종교의 자애로운 영적 존재'를 말한다. 구체적으로 천사는 하늘의 사자로서 초월적 세계의 신성한 영역과 시공간의 인과의 지배를 받는 세속적인 영역을 매개 하는 역할을 말한다. 천사의 종류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천사의 이름은 라파엘, 가브리엘, 미카엘이다. 이들 천사들의 이름은 유일신 종교의 바이블에 등장 하고 있으며 '하늘의 군대' '하늘의 군사' 라는 뜻도 내포 하고 있다. '참 좋은 군사' 할 때의 군사는 천사를 일컫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일신종교에서 자애로운 영적존재인 천사가 있다면 불교에는 보살이 있다. 인터넷사전에서 단 한줄로 요약된 보살의 사전적인 의미는 '산스크리트 보디사트바의 음사(音寫)인 보리살타(菩提薩陀)의 준말'이라고 짤막 하게 나와 있다. 그리고 보살과 보살사상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긴 설명이 나와 있지만 단 몇 줄로 정리한다면 불교교양대학에 나와 있는 교재의 설명을 따를 것이 없다고 여겨 진다. 그 교재에서 설명하기를 보살은 '위대한 신심과 원력을 바탕으로 모든 유정중생을 제도하는 영웅'이라고 표현 하고 있다. 보살을 영웅이라고 본 것이다.

 

신의 뜻과 인간의 자비심

 

천사와 보살, 이 말 만큼 유일신종교와 불교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해 주는 말은 없을 것 같다. 천사의 이미지가 천국에서 파견되어 신과 인간의 중간에 서서 신의 뜻을 인간에게 알리는 역할을 한다면 보살은 부처가 되겠다는 이상을 세우고 부처가 많은 사람을 구제 하였듯이 자신을 버리고 타인에게 봉사하는 이타행의 실천으로 보기 때문이다. 불교와 기독교의 출발점 부터가 다르듯이 이타행 또한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똑 같은 선행이라도 신의 뜻으로 보느냐와 인간의 순수한 자비심의 발로로 보느냐의 차이 일 것이다.

 

그렇다면 기부와 보시의 차이는

 

천사와 보살이라는 용어 못지 않게 논란이 되고 있는 말이 기부와 보시 일 것이다. 기부의 사전적인 의미는 '자선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하여 돈이나 물건을 대가 없이 내놓는 것'을 말한다. 보시는 '자비심으로 남에게 재물이나 불법을 베푸는 것'을 말한다. 둘 다 조건 없이 주는 것을 강조 하고 있지만 보시가 좀 더 확장된 개념이라 볼 수 있다. 반드시 물질적인 도움만 주는 것 뿐만 아니라 비물질적인 것, 즉 한마디의 말이나 위로와 같은 것도 보시개념으로 보기 때문이다. 단순히 물건을 준다는 의미를 떠나 정신적인 만족과 풍요를 준다는 의미에서 기부 보다 더 포괄적인 개념이라 볼 수 있다. 기부라는 말 대신에 나눔이라는 말도 많이 사용 하고 있지만 이 또한 정신적 나눔이라는 말과는 아직은 거리가 멀어 보인다.

 

보살행의 화신,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

 

이와 같이 보살과 보시와 같은 훌륭한 말이 있음에도 불구 하고 천사나 기부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 하는 것은 왜 그럴까.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유일신교의 엄청난 사회적인 영향력 탓 일 것이다. 정치 사회 문화등 전 분야에 걸쳐서 해방후에 미국의 영향을 강력히 받은 결과가 고스란히 반영 되었기 때문이다. 보살이라는 말이 불교용어라서 방송에서 사용 하지 않고 또한 무당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한 몫 작용 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보살이라는 원래의 의미는 가장 이상적인 이타행의 화신과 같다는 것이다. 무당과 같은 이미지를 조금만 벗어나서 생각 한다면 대표적으로 '관세음보살'을 들 수 있겠다. 관세음보살은 모든 중생들이 구제 되기 전까지 결코 중생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서원한 보살이다. 지장보살 역시 지옥중생을 한 사람도 남김 없이 구제하기 전에는 결코 성불 하지 않겠다고 서원 하였다. 이외에도 수 많은 보살들이 '보살행'을 실천 하기 위하여 서원 하였다.

 

재보시보다 법보시가 더

 

보살행을 실천 하는 사람을 보살이라고 한다. 보살행이란 무엇인가. 대표적으로 '6바라밀'을 들 수 있다. 그 중에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보시바라밀'이다. 단순히 보시 하는 것이 바라밀행을 하는 것이다. 보시와 보시바라밀은 다르다. 보시가 댓가를 바라고 준다든가 주었다는 생각을 내고 주었다면 보시이지만 보시바라밀은 주었다는 생각 없이 주는 행위를 말한다. 이 것을 두고 '무주상보시 (無住相布施)'라고 말한다. 금강경에서 수도 없이 되풀이 되는 말이 무주상보시이다. 그런데 재미 있는 사실은 재보시 보다 '법보시(法布施)'를 더 높게 쳐 준다는 것이다. 재미 있는 비유가 '삼천대천세계에 칠보로 가득채워서 보시 하는 것 보다 금강경4구게를 알려 주는 것 만도 못하다'라는 내용이다. 주긴 주되 주었다는 생각 없이 주고 또한 물질적으러 주는 것보다  말한마디 건네 주는 것이 더 수승하다는 이야기이다.

 

언제나 기부천사 대신에 '보시보살'이라는 말이

 

보시와 보살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기부와 천사가 서로 엇박자가 난듯한 말임에도 불구하고 메스콤에 자주 사용 되고 있지만 보시와 보살만큼 아름다운 말은 없을 듯 싶다. 보시와 보살과 같은 훌륭한 말과 뜻이 담겨져 있는 말이 세상에서 쓰여지지 못하고 단지 불가에서만 사용 되는 것이 우라나라 현실이다.

 

보시와 보살개념으로 본다면 김장훈문근영은 보살행을 가장 잘 실천 하는 영웅이라 볼 수 있다. 특히 문근영 같은 경우는 불교신자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기부천사문근영' 대신에 '보시보살 문근영'이라고 불러 주는 것이 맞는 말이 아닐까. 김장훈이 유일신교 신자이지만 조건 없는 보살행을 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보시보살 김장훈'이라고 불러도 무방 할 듯 하다. 과연 언제나 기부천사 대신에 '보시보살'이라는 말이 인구에 회자 되는 날이 올까.

 

 

 

 

2008-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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