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국립과천과학관, 차라리 자연사박물관을 만들었더라면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2. 30. 12:09

 

국립과천과학관, 차라리 자연사박물관을 만들었더라면

 

 

서울의 관문인 과천

 

과천시는 서울로 가는 관문에 위치해 있다. 남태령을 넘으면 막바로 남부 서울에 도달 할 수 있고 양재IC를 지나면 곧바로 강남에 연결된다. 옛날에 지방에서 과거시험을 치루기 위하여 반드시 거쳐 갔다는 곳이 바로 과천이다. 과천이 개발 되기 전에는 한적한 시골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정부제2청사가 들어서고 지하철도 통과 되어서 강남 못지 않은 집값과 땅값을 유지 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화도 서울 전화를 사용 하여서 서울의 일부분이라고 볼 수 있지만 보통 안양과 군포, 의왕을 함께 묶어서 같은 생활권으로 보고 있다. 택시요금과 학군이 같이 적용 되는 것이 그 예일 것이다.

 

과천에는 정부종합청사 뿐만 아니라 볼거리가 매우 많이 있다. 대표적으로 동물원과 놀이공원, 경마장을 들 수 있겠다. 이 모두가 예전에는 서울에 있었으나 서울이 포화 되고 시설이 좁아서 이곳 과천에 대규모로 개발 한 것이 오늘날 보는 과천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이들 시설 못지 않게 또 하나의 거대한 시설물이 들어 섰는데 그 이름은 '국립과천과학관'이다.

 

 

 

국립과천과학관전경. 2002년 부터 7년간 4,500억이 소요 되었다.

 

 

 

 

대공원역 전용출입구. 역을 나오자 마자 바로 앞에 과학관이 있다.

 

 

 

 

 

과학관 중앙홀에 있는 원자모형

 

 

 

7년간 4,500억을 투입하여 건설했다는데

 

과천국립과학관은 2002년부터 7년간 무려 4,500억원을 들여서 건설한 대규모 프로젝트이다. 용산에 세워진 국립박물관이 4,093억원 이라 하니 이보다 더 건설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 기념비적인 건물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지은 건물에 들어가 보니 볼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TV나 메스콤에서 보던 내용과 명륜동의 과학관에서 보던 내용들로 채워 져 있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용기를 북 돋아 주기 위하여 건립했다고 보여 지나 인터넷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에 지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장 인기가 있다는 어린이탐구체험관과 같은 경우는 놀이공원에서 타고 즐기는 모습이 연상 될 정도이다.

 

 

 

 

유치원 놀이설 처럼 보이는 어린이 탐구체험관

 

 

1층에서 보는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나온 작품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1평정도 되는 전시관에 자신들의 연구소를 홍보 하는 홍보성 챠트가 벽면에 설명 되어 있고 중앙에는 전시물을 보여 주고 있으나 사람들이 한산한 것으로 보아 거의 인기를 끌고 있지 못한 느낌이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배무채'이다. 배추와 무를 합성한 새로운 품종이다. 아래는 무고 위는 배추형상을 하고 있는데 이런 채소가 상품화 된다면 무와 배추를 동시에 살 수 있는 효과를 갖게 될 것이다.

 

 

 

 

한산한 정부출연연구소의 작품들

 

 

 

 

 

배추와 무가 합성된 '배무채'

 

 

 

과학백화점인가

 

아래층에는 허접한 느낌이지만 2층은 매우 북적 거림을 알 수 있었다. 우주와 관련된 제품이 전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최초의 우주여행자가 탄생된 영향이라 보여 진다. '자이로스코프'라든가 중력을 체험 할 수 있는 장치가 그 것이다. 이것을 타기 위하여 아이들이 줄을 서 있고 즐거워 하는 모습이 마치 놀이동산에 온 듯한 느낌이다.

 

 

 

 

항공우주과학관

 

 

 

 

 

어린이가 중력체험을 하고 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과학에 관한 모든 사항을 전시 하고 있다. 마치 백화점과 같이 과학에 관련된 내용이라면 빠지지 않고 전시해 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중에 하나가 기초과학관이다. 흔히 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을 실물로 전시해 놓은 것이다. 각종암석이라든가 측정장치등과 같은 것이다.  물리나 화학, 생물, 지구과학에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다.

 

 

 

 

기초과학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에 관한 자료가 전시 되어 있다.

 

 

 

전시장 밖으로 나오면 대형 우주선 모양을 볼 수 있다. 무궁화위성의 발사체를 실물크기로 만든 모형이다. 풍력발전기도 보이고 차세대 이동수단도 보인다. 차세대 이동수단은 버스모양도 있고 전철모양도 있지만 들어가 볼 수 없다. 공룡은 어디서나 인기인 모양이다. 예외 없이 이곳도 거대한 공룡모형이 설치 되어 있었다. 화석으로 된 공룡을 전시해 놓았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직은 시기상조인가 보다.

 

 

 

 

무궁화위성의 발사체 모형

 

 

 

 

 

차세대 이동수단이 전시 되어 있다. 들어 갈 수 없고 내부도 볼 수 없다.

 

 

 

 

 

공룡야외 전시관

 

 

 

만만치 않은 입장료

 

국립과천박물관은 연말까지 무료 입장이다. 새해가 되면 관람요금을 받게 되어 있는데 어른이 4000, 소인이 2000원이다. 결코 저렴한 금액은 아니다. 그런데 이 금액은 상설전시관 금액이다. 상설전시관 이외에 특별전시관이라는 곳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천체투영관'이다. 시간대별로 입장하게 되어 있는데 요금은 어른2000, 어린이 1000원으로 별도로 받는다. 시간이 지나서 들어가 보지는 못 하였다.

 

 

 

 

매표소. 연말까지 무료이다.

 

 

 

 

천체투영관. 입장하려면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한다.

 

 

 

특별전시관이 한 군데 더 있다. '다윈전시관'이다. 2009년 5월 10까지 전시한다고 쓰여 있다. 이 곳은 다른 곳 보다 요금이 가장 비싼 곳이다. 어른이 9000, 초중고 8000, 유아 7000원이다. 거의 끝날 시간이 되어서 양해를 구하고 잠시 들러 보기로 하였다. 주로 다윈에 관한 모든 내용이 전시 되어 있다. 다윈의 집무실 책상이라든가 다윈이 '비이글호'를 타고 '갈라파고스'제도를 항해한 흔적 같은 것이 전시 되어 있다. 입장료가 비싼 만큼 안내를 하는 가이드도 보인다. 이점이 상설전시관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 여겨 진다.

 

 

 

 

다윈 특별전시관. 2009년 5월10일까지 전시 된다. 입장료가 가장 비싼 곳이다.

 

 

 

 

 

다윈 집무실

 

 

 

 

 

다윈전시관은 가이드가 있어서 코스별로 설명해 준다.

 

 

 

세수대야만큼이나 큰 '암모나이트'

 

전시중에 보는 살아있는 화석이 인상적이었다. 2점이 전시 되어 있는데 하나는 원시물고기의 화석인 '실러캔스'와 또 하나는 '암모나이트'이다. 아마도 이 2점을 위하여 다윈관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할 정도로 진귀한 사료이다. 흔히 교과서의 사진에서 보는 암모나이트는 매우 작을 것으로 상상 되었는데 그런 예상을 일시에 무너 뜨린다. 전시된 암모나이트 화석의 크기는 세수대야만큼 큰 것이었다. 바로 이런 것을 보여주기 위한 과학관을 만들어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초등학교도 아닌 유아입장객을 위하여 호랑이와 사자, , 원숭이와 같은 인형을 만들어 놓고 뛰놀 수 있게 해 놓은 것도 다윈관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광경이다. 유아 7000원 하는 입장료에 대한 배려 일까.

 

 

 

 

 

암모나이트 화석. 다윈전시관에서 가장 볼만한 자료이다. 크기가 세수대야만 하다.

 

 

 

 

다윈전시관에 전시된 각종조개류.  입장료 9000원 치고는 빈약한 듯한 느낌이다.

 

 

 

 

 

다윈전시관의 유아를 위한 놀이터

 

 

 

차라리 자연사박물관을 만들었더라면

 

7년에 걸쳐 국가예산 4,500억을 투입하여 만들어 졌다는 국립과천과학관은 IT강국인 우리나라의 위상에 걸맞는 최대규모의 종합과학관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나 방송이나 메스콤, 인터넷에서 접하는 내용이 대다수이다. 이왕에 이런 거대한 예산을 이용하여 지을 바에는 차라리 자연사박물관을 지었으면 어땠을까도 생각 해 본다. 비록 가 보지는 못하였지만 TV에서 보던 뉴욕이나 런던과 같은 자연사박물관과 같은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변변한 자연사박물관 하나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자연의 역사에 관한 생물학, 인류학, 고생물학과 같은 자료를 전시해 놓은 본격적인 자연사박물관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3위의 경제력을 갖춘 IT강국이다. 또한 선진국들이 회원으로 참여 하는 OECD국가중의 하나이다. 그 위상에 걸맞게 일회성 내지 보여주기, 전시성 행정을 떠나서 자연사박물관과 같은 기념비적인 시설이 그 옆자리에 세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과학관 앞의 '나래쇠북'. 날개와 쇠북의 합성이다. 우리의 과학기술이 전통의 맥을 이어 세계를 향해 울려 퍼지기를 소망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2008-12-30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