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이스라엘의 하마스 정벌, 승리는 원한을 부르고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2. 31. 10:42

 

이스라엘의 하마스 정벌, 승리는 원한을 부르고

 

 

돈의 위력을 보여 주기 위하여

 

"여기 있는 술값 내가 다 계산 할께!" 라고 말한 동창이 있었다. 연말 동창회에서 나온 말이다. 사회적으로 성공 했다고 여기는 그는 호기 아닌 호기를 부린 것이다. 그 덕택에 친구들은 공짜로 술을 얻어 먹고 돈 한 푼 들이지 않았다. 그는 어렵게 학업을 마쳤다. 집안 형편이 어려웠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자신의 힘으로 해결 해야 했다. 돈이 되는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하였고 심지어는 공사판에 가서 등짐을 짊어 지기도 하였다. 그런 그가 마침내 한에 맺힌 돈을 많이 벌게 되었다. 아파트가 몇 채가 되고 빌딩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다. 그런 그가 동창회에서 술값을 자신이 전부 내겠다고 '포효' 한 것이다.

 

IMF시절의 이야기이다. 옆팀은 소프트웨어팀이다. 그 팀장은 깐깐 하기로 소문나 있었다. 그 밑에 있었던 팀원들은 팀장의 과도한 권한 남용에 속으로 불만이 팽배해 있었지만 묵묵히 참고 버텨 갔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밑에 있던 팀원 중의 한 명이 나가서 독립 하게 되었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근근히 꾸려나가다 IMF를 맞게 되었다. IMF야 말로 그에게는 호기 이었다. 주로 수출로 연명하던 그가 환률이 크게 오름에 따라 회사는 활짝 피게 되었다. 그 후에 회사는 승승장구 하게 된다. 전의 팀장은 구조 조정으로 회사를 나오게 되고 오갈데가 없게 되었다. 그러자 그 팀장을 자신의 회사로 모셔와서 일을 주었다. 졸지에 위아래가 뒤바뀐 것이다. 한 때는 매일 면박만 당하던 그가 이제는 전의 팀장을 부려 먹게 된 것이다.

 

돈은 힘이고 권력이고 인격이다

 

흔히 'Money is Power'라고 말한다. 돈은 힘이고 권력이라는 말이다. 또 돈은 인격이라고도 말한다. 힘이나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 행사 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이다. 넓은 아파트를 장만 하거나 고급 승용차를 구입하고 고가브랜드의 옷을 입는 행위도 일종의 힘의 과시라 볼 수 있다. 모임에서 술값을 전부 내겠다는 것도 힘의 과시이고 전의 팀장을 부려 먹는 것도 힘의 행사이다. 그런 힘을 과시 하면서 묘한 쾌감을 느낀다고 볼 수 있다. 바로 그런 힘은 돈에서 나온다. 엄밀히 따지자면 그 사람의 힘이나 인격에 굴복 한 것이 아니라 돈에 굴복 했다고 해야 맞은 표현 일 것이다.

 

세상은 돈의 힘이 지배 한다고 볼 수 있다. 돈의 흐름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 한다. 만일 돈이 되지 않는 다고 생각 하면 결코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도 결국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가진자는 빼앗기지 않기 위하여 무리수를 두고 못 가진자는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라도 지키고자 결사항전 한다. 그러나 항상 돈의 힘에 무릎 꿇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벌과 보수신문이 바라는 것을 들어 주기 위하여 국민대표라는 국회의원이 장기판의 졸 보다 못한 처지로 전락 되는 것도 결국 돈의 힘에 굴복했기 때문이다.

 

장기판의 졸 보다 못한 국회의원 신세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다. 이들 대표들이 대신 정치를 해 준다고 해서 대의정치라고 한다. 그런 국민의 대표들이 등산용 밧줄로 서로의 몸을 연결하여 끌려 가지 않기 위하여 몸부림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한편에서는 이들을 끌어 내겠다고 완력행사 준비를 마치고 공격명령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도 국민을 대표 한다고 한다. 이른바 서로 다른 국민을 위한 대리전인 셈이다.

 

과도한 힘의 남용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해관계로 인한 밥그릇 싸움일까 아니면 개혁을 하기 위한 전초 작업일까. 국회의원을 장기판의 졸 보다 더 못한 신세로 전락 하게 만든 근본 원인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의외로 그 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종교적으로 보면 어느 정도 보인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꼭 닮은 우리나라

 

'도그마(Dogma)'라는 말이 있다. 도그마란 종교 이데올로기 등의 권위를 가진 조직에 의해 확립되어 논쟁이 허용되지 않는 믿음 이나 교리를 말한다. 또 일반적으로 이성적 논리적인 검증과 비판을 배제한 독단적인 일념적인 신념을 말한다. 주로 유일신교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오로지 자신만이 진리이고 구원은 오직 하나라는 구호가 대표적인 종교적인 도그마라 볼 수 있다. 만일 이런 생각으로 꽉 찬 사람들이 힘을 행사 한다면 그 반대편은 모조리 틀린 것이고 거짓이 될 것이다. 진리가 하나라면 나머지는 모두 거짓이 되기 때문이다.

 

졸 보다 못한 국회의원을 동원 해서라도 고지를 탈환하겠다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은 독단적 도그마에 갇혀 있는 사람들임에 틀림 없다. 자신의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힘을 행사 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행동이 백번 옳다고 여길 것이다.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이다. 이런 이분법적 흑백논리도 따지고 보면 종교적인 도그마의 소산물이다.

 

유일신교가 평화의 종교가 아닌 것 만은 분명하다.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로 인하여 수백명이 죽어 나가도 미국은 언제나 이스라엘 편이다. 이스라엘이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우고 쓸어 버린다고 해도 미국은 이에 대하여 반대 하지 않는다. 같은 유일신교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힘으로 밀어 붙이는 이스라엘을 보면 마치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는 것 같다. 국회를 힘으로 밀어 붙여서 탈환 하겠다는 것이 꼭 이스라엘의 행동을 보는 것 같다. 아마도 그 사상적인 뿌리가 같기 때문일 것이다.

 

승리는 원한을 부르고 패자는 비통해 한다

 

법구경의 유명한 게송 중에 ' 승리는 원한을 부르고 패자는 비통해 한다'라는 내용이 있다. 승리는 반드시 원한을 부르게 되어 있고 패자는 복수의 칼날을 간다는 말과 같다. 따라서 완전한 승리와 완전한 패배를 지양하고 서로손해 본다는 생각으로 살아가라는 가르침이라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중도를 취하면 된다. 그러나 서구적인 유일신교적인 사고방식은 이를 허용 하지 않는다. 완전한 승리를 해야 하고 반대편은 철저하게 밟아서 더 이상 일어 서지 못하게 해여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다. 진리는 하나라는 독단적이고 광신적인 도그마에 빠져 있는 한 결코 사태는 해결 되지 않을 것이다.

 

 

 

 

 

 

독단적이고 광신적인 도그마에 의하여 사람들은 수 많은 좌절감을 느껴 왔다. 이런 패배의식이 거듭 될 수록 점점 더 원한은 쌓이게 되고 언젠가는 크게 폭발할 것이다. 이미 지난 촛불집회에서 수많은 사람은 좌절을 맛봐 왔다. 이제 또 한번 좌절을 맛 본다면 그 원한은 하늘을 찌르고도 남을 것이다. 이겼다고 축배의 잔을 들고 있을 때 다른 한편에서는 분노의 눈물을 삼키고 있을지 모른다. 이 모든 것이 종교적인 도그마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과도한 힘의 행사 때문이다.

 

 

200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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